한신평 “철강산업, 국내외 수급 여건 악화 속 실적 개선 여력 제한적”

한신평 “철강산업, 국내외 수급 여건 악화 속 실적 개선 여력 제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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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5.02.19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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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엄재성 기자 jseom@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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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산업 2024년 연간 잠정실적 분석 및 정기평가 계획’ 보고서 발표
“전방산업 둔화 및 중국산 수입 지속에 따른 공급 부담 속 미국의 통상압박 현실화”

건설 및 제조업 경기 침체, 중국산 수입재 범람에 따른 공급 과잉도 지속되는 상황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보호주의 강화로 대외 여건이 악화되면서 철강업체들의 실적 개선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신용평가(이하 ‘한신평’)이 ‘철강산업 2024년 연간 잠정실적 분석 및 정기평가 계획’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주요 철강업체들의 2024년 4분기 및 연간 잠정실적 발표가 완료되었다. 분기별 영업이익의 감소 추세가 이어진 가운데, 연간 합산 매출이 전년 대비 6.5% 감소한 68.1조 원, 영업이익은 43.5% 감소한 2.1조 원을 기록하면서 전반적으로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2023년에 이어 2024년에도 철강시장의 수급불균형이 판가 하락압력으로 작용하면서 가격 전가가 제약된 여건이 지속됐고 판매 부진에 따른 가동률 하락이 고정비 부담을 가중시켰다. 특히, 4분기에는 원료 투입단가 하락에 따른 마진 스프레드 유지 혹은 개선에도 전력요금 인상, 재고평가 손실, 통상임금 및 사업조정 관련 일회성 비용 반영 등이 수익성 하락의 원인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침체된 건설경기와 제조업 경기 둔화가 국내 철강 수요의 하락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금리 인하는 수요산업의 투자여건을 개선시켜 철강 소비가 진작될 수 있는 요인이나, 대내외 정치적·정책적 불확실성 증가 등으로 통화정책의 완화 속도는 지연되고 있다. 주요 기관에서 한국의 2025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는 등 경기 저성장 국면이 이어지면서 국내 철강 수요의 회복도 미흡한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그리고 세계 철강 생산의 과반을 차지하는 중국의 수출 공세가 계속해서 공급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경기 부양책에도 불구하고, 중국 부동산시장이 침체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정권에서 미·중 마찰이 심화될 경우 중국 철강시장의 회복 시기가 보다 지연될 수 있다. 그러나 중국 철강사들의 감산 폭은 제한되면서 자국 내수 침체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도 연간 10억 톤 이상의 조강생산량 추이가 유지되고 있다. 과잉 생산량의 수출 대체가 급속히 확대된 결과, 2024년 중국의 철강 수출량은 연간 1억 톤을 상회하였다. 한편, 인도를 중심으로 신흥시장의 철강 자급률이 꾸준히 제고되고 있는 점도 잠재적 공급 부담 요소이다.

이처럼 국내 수급 여건이 악화되는 가운데 철강 수출은 개선 여력이 존재하나, 부진한 내수를 상쇄할 수준은 아니라고 본다. 내수 감소로 철강업계의 수출 확대 전략이 고수되는 가운데, 인도, 동남아 등 대체시장의 견조한 성장, 유럽의 점진적인 경기 호전 가능성 등은 수출환경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단, 역내 일본 및 중국산 제품과의 경쟁 심화, 보호무역기조 강화 등으로 개선 폭은 제한적일 것이다.

특히, 2025년은 미국 트럼프 행정부 2기 집권의 원년으로 수출환경에 있어서 미국 통상전략에 따른 불확실성이 상존한다. 2025년 2월, 미국은 일차적으로 캐나다, 멕시코, 중국에 관세 조치를 명령한데 이어, 지난 10일 모든 철강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일률적으로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였다. 자동차, 반도체 등 주요 전방 품목에 대해서도 관세 부과가 검토되고 있는 상황으로 수출산업 전반에 미칠 파급효과가 우려된다.

단기적으로 주요 철강사들의 실적 개선 여력은 제한적이다. 원료 및 철강가격의 전반적인 하향압력이 지속되는 가운데, 수요 부진과 수입산 대체에 따른 고객사 가격 저항으로 2025년에도 원활한 판가 인상을 통한 롤마진 확대가 용이하지 않아 보인다. 환율 상승으로 인한 원료 조달비용 가중, 전기요금 상승세, 가동률 부진에 따른 고정비부담 등도 계속해서 수익성 제약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또한, 불리한 업황과 긴축경영 태세에도 대외 불확실성 및 공급망 재편에 대응하기 위한 투자 부담은 이어질 전망이다.

한신평은 “이러한 여건과 전망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당사는 2025년 철강산업의 신용평가에 있어 ▲중국 철강경기 및 정책 방향에 따른 역내 수급 변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조치 현실화 수준과 이에 따른 통상환경 및 공급망에 미칠 파급효과 ▲주요 철강업체들의 투자전략이 사업기반 및 재무구조에 미치는 영향을 중점 모니터링 요소로 제시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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