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S형강은 중국, STS봉강은 인도산이 최대, 고기술 제품은 일본·유럽산이 주류
경기 침체 장기화로 중소형 유통가공사 부도 증가, 신사업보다는 리스크 관리 주력
주요 전방산업의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국내 STS봉형강 시장에서 중국과 인도산 수입재의 비중이 확대되는 동시에, 고기술 제품의 경우에는 여전히 일본과 유럽산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가 안산 및 시흥 등 수도권 STS봉형강 유통업계를 대상으로 취재한 결과 대다수 업체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건설 및 플랜트, 기계 및 중장비 등 주요 전방산업의 부진으로 인해 STS봉형강 수요는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안산시의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지난해의 경우 STS봉형강 수요가 가장 많은 화학산업은 물론 건설, 이차전지, 반도체 설비 및 디스플레이 장비 수요가 모두 좋지 않았다. 올해에도 건설 경기 침체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 등으로 인해 주력산업의 경기 부진이 지속되면서 STS봉형강 수요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수요 부진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전반적으로 수요가들이 원가 절감을 위해 저가 소재 채택을 늘리면서 수입재의 영향력은 더욱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우선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STS형강의 경우 최근 10년 동안 중국산 수입재가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인도산이 비슷한 수준의 수입 물량을 보이고 있다. 국내 STS형강 시장 규모는 1만2,000~1만3,000톤 수준인데, 이중 중국과 인도산을 합한 물량이 1만~1만1,000톤으로 대략 80%가량을 차지하며, 일본산 수입 물량이 1,500~2,500톤으로 15~16%가량을 차지한다.
플랜트 및 대형 설비의 구조물 용도로 주로 사용하는 STS형강의 경우 올해 1월 수입 물량은 전년 동월 대비 21.4% 감소했는데, 이는 국내 건설 경기 부진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STS봉강의 경우 2018년 이후 인도산 수입재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과 대만까지 3개국이 저가 시장을 형성하고 있으며, 일본과 유럽산이 고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인도산 수입 물량은 8,000~9,000톤 수준이며, 중국과 대만산 수입 물량은 팬데믹 이후 인도산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그리고 일본과 유럽산 수입 물량은 7,000톤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기계 및 중장비, 자동차와 플랜트용 부품 등에 주로 사용하는 STS봉강의 경우 신뢰성이 필요한 분야와 고기술이 필요한 분야는 국내 제조사인 세아창원특수강의 제품이나 일본 및 유럽산 수입재가 사용된다. 반면 높은 신뢰성이 필요하지 않은 범용 기계부품 분야에서는 인도와 중국, 대만산 수입재도 많이 사용되고 있다.

STS형강의 1월 수입 물량이 감소한 것과 달리 STS봉강의 경우 1월 수입 물량이 전년 동월 대비 16.5%나 증가했다. 인도산은 소폭 감소한 반면 중국과 대만산 수입 물량은 큰 폭으로 증가했고, 고가제품 시장에서는 일본산은 감소한 반면, 유럽산 수입은 증가했다.
이에 대해 안산시의 한 유통가공업체 관계자는 “국내 주력산업의 부진에도 수요가들이 원가 절감을 위해 수입재 채택을 늘린 데다 중국과 대만 업체들이 트럼프 정부의 보호주의 공세를 피하기 위해 다시 아시아 시장에 물량을 집중시키는 것도 수입이 증가한 원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STS봉형강 유통업계는 국내외 메이커들의 제품을 공급하는 도매업체들과 실수요자들에게 제품을 공급하는 중소형 유통가공업체들로 나뉘어 있다.
문제는 주요 전방산업의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중소형 유통가공업체들의 경영위기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유통업계에서는 지난해 아주스텐을 비롯해 많은 중소 유통가공업체들이 부도가 난 상황에서 올해에도 많은 중소 유통가공업체들이 경기 침체를 버티지 못해 도산할 것으로 보고 있다.
STS봉형강 유통업계에서는 국내 산업의 위기 타개를 위해 고부가가치 강종 개발과 신수요 확대가 절실하다고 지적하면서도 단기간 내에 현 상황이 해결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건설 경기 침체가 지속되는 데다 주력산업의 위기가 이어지고,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주의 강화로 대외 악재까지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STS봉형강 유통가공업계에서는 올해 신사업 확대보다는 리스크 관리 위주의 보수적 경영에 중점을 둔다는 방침을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