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주요 30개사 경영실적 분석 결과
영업손실 10곳…적자전환 4곳·2년 이상 6곳
위기 속 4곳은 흑전…광신스크렙 등 '두각'
역대급 건설경기 침체로 철강 수요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지난해 국내 철스크랩 업계도 적자 행진을 면치 못했다. 열악한 수익 환경 속 매출이 급감하자 높은 고정비 벽을 넘지 못하고 3곳 중 1곳에서 낙제점을 받은 모습이다.
바닥을 가늠할 수 없는 저점 시황에 이 같은 양상은 올해까지 연장될 공산도 크다. 반면 일부 업체들은 원가 절감과 고정비 축소 등 수익성 개선에 나서면서 흑자 전환에 성공하기도 했다.
14일 본지가 국내 주요 철스크랩 업체 30곳의 경영실적을 집계한 결과, 지난해 이들 매출은 총 3조4,658억원으로 전년 대비 19.6%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이 기간 영업이익은 35.0% 급증한 511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이들 평균 영업이익률은 1.5%로 전년 대비 0.6% 포인트(p) 상승한 모습이다.
다만 이는 철스크랩 유통을 비롯한 골재 제조·판매 등 상대적으로 사업군이 다양한 에스피네이처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급증한 영향이다.
실제 지난해 에스피네이처의 실적을 제외한 29개사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2.3% 줄어든 224억원에 그쳤으며, 영업이익률도 0.7%로 내려앉게 된다.
철스크랩 유통 수익 특성상 대부분 매출원가율이 95% 이상 넘는 점을 감안하면 급감한 매출이 전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진 셈이다.
지난해 매출 부진에는 건설경기 침체 장기화로 철강 수요가 크게 줄면서 철스크랩 수요도 덩달아 급감한 영향이다.
한국철강협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제강사 철스크랩 소비는 총 2,264만톤으로 전년 대비 13.3% 급감하면서 협회 집계 이래(2008년~)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최근 고점이었던 2021년(2,828만톤)과 비교하면 무려 20% 가까이 줄어든 모습이다.

지난해 에스피네이처를 제외한 업계 평균 영업이익률(0.7%)은 전년 수준을 유지했으나 수익성은 업체별로 천차만별이다. 상대적으로 고수익 업체들은 대부분 원가 절감에 성공하며 이익으로 직결된 반면 적자 업체들은 높은 고정비 벽을 넘지 못했다.
지난해 에스피네이처를 제외하고 가장 높은 영업이익률을 올린 곳은 광신스크렙으로 3.3%를 기록했다. 업계 평균 영업이익률(0.7%)을 감안하면 5배 가까이 높은 수치다.
광신스크렙의 지난해 매출액은 529억원으로 전년 대비 3.2% 증가했으며, 특히 이 기간 17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흑자 전환됐다. 재작년 약 2억원 규모의 적자 전환에서 지난해 곧바로 흑자로 회복한 것이 특징이다.
이어 지난해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업체는 △부광자원(2.9%) △함안자원·시화스크랩(2.5%) △선봉스틸(2.3%) △성호기업·부원리사이클링(2.0%) 등 순이다.
광신스크렙에 이어 선봉스틸과 부원리사이클링도 재작년 적자 전환 뒤 곧바로 흑자 전환된 모습이며, 특히 시화스크랩은 지난해 비교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매출(+27.2%)과 영업이익(+87.5%) 모두 급증하며 두드러진 성장세를 나타냈다.
반면 지난해 영업손실을 기록한 곳은 총 10곳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적자 전환된 업체는 △인동스틸 △오앤와이스틸 △삼진기업 △동일철강 등 4개사이며, 2년 이상 적자인 곳은 △기전산업 △제이자원 △다우스틸 △동화산업 △태금정 △인홍상사 등 6개사다.
이 중 가장 낮은 수익성은 동화산업으로 지난해 6.0%의 영업손실률을 기록했다.
동화산업 매출액은 지난해 790억원으로 전년 대비 20.1% 감소했으며, 이 기간 47억원의 영업손실로 전년(-49억원) 대비 적자는 축소됐으나 3년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매출총이익 대비 판관비가 약 3배에 달한 영향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