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수출, 3개월째 감소…車·조선은 선전, 가전은 역풍

철강 수출, 3개월째 감소…車·조선은 선전, 가전은 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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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5.08.04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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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이형원 기자 hwlee@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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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관세·단가 하락 이중 타격…수요 불균형에 철강산업 긴장

철강 수출이 좀처럼 반등 기회를 찾지 못하고 있다. 

7월 수출은 전년 같은 달보다 2.9% 줄어든 27억 달러 수준에 머물렀다. 미중 무역 갈등 심화와 글로벌 공급 과잉, 단가 하락이 맞물리며 수출 여건이 한층 더 악화하고 있다. 같은 기간 자동차와 조선 수출은 증가세를 이어갔지만, 가전은 미국 내 주택경기 침체와 관세 부담 여파로 뒷걸음쳤다. 산업별 희비가 엇갈리는 가운데, 철강업계의 수출 전략 재편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산업부에 따르면 7월 철강 수출은 27억 달러를 기록하며 5월과 6월에 이어 3개월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주요 수출국인 미국과 유럽연합으로의 물량이 각각 17퍼센트, 4퍼센트 줄며 전체 흐름을 끌어내렸다. 미국 시장에서는 관세 강화와 현지 수요 둔화가 동시에 영향을 미쳤고, 유럽은 단가 조정과 수요 지연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아세안과 인도, 중동 수출은 증가세를 보였지만 비중이 낮아 전체 수출을 떠받치기엔 역부족이다.
 

/AI로 생성한 이미지.
/AI로 생성한 이미지.

수입도 소폭 증가하며 철강 제품 무역수지 개선에는 기여하지 못했다. 철강업계는 단가 회복 없이 물량이 줄어드는 현 상황을 방치할 경우, 하반기 수출 실적이 기대치를 밑돌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같은 기간 자동차 산업은 주요 시장 다변화와 제품 포트폴리오 전략이 주효했다. 하이브리드와 내연기관차 수출이 모두 증가하며 전체 수출은 58억 달러 수준까지 올랐다. 특히 유럽과 중남미 지역에서 수출이 각각 50퍼센트 넘게 늘며 전체 증가세를 이끌었다. 미국향 전기차 수출은 감소했지만, 다른 지역에서의 내연차 수출이 이를 충분히 상쇄했다는 분석이다.

조선업은 고부가가치 선종 중심의 출하 확대 효과가 뚜렷했다. 탱커와 액화천연가스 운반선 등 전략 선박의 본격 인도가 이어지면서 선박 수출은 22억 달러를 넘어섰다.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치로, 고선가 수주물량이 순차적으로 실적에 반영되며 조선업 수출 회복세가 강화되고 있다.

가전 산업은 7월 수출이 6억 달러 초반대로 줄며 전년보다 12퍼센트 감소했다. 특히 미국향 수출이 25퍼센트 가까이 감소하며 전체 실적을 끌어내렸다. 고금리 여건과 주택 착공 부진, 생활가전 수요 축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아시아와 유럽에서의 수출은 일부 증가했지만, 미국 시장 비중이 높은 품목 특성상 회복세 전환에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철강업계는 가전과 건설, 기계 등 주요 수요산업의 수요 회복이 늦어질 경우 내수 기반 자체가 약화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철강 수요를 견인하던 산업들의 불균형 회복 흐름이 전체 시장 전반의 회복 속도를 결정지을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이번 7월 대미 협상에서 관세 조건을 주요국 수준으로 조율하며 불확실성을 낮췄다고 평가했지만, 실질적 수출 회복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게 업계 전반의 시각이다.

업계 관계자는 “관세와 환율 같은 외부 여건에 의존하기보다는 고부가 제품 중심의 수출 구조 개편이 절실한 시점”이라며 “조선과 자동차처럼 전략 제품에 집중하고, 아세안과 중동 등 성장 시장을 겨냥한 공급 전략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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