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시대’ 필요한 것은 가격 아닌 전략

‘관세 시대’ 필요한 것은 가격 아닌 전략

  • 철강
  • 승인 2025.08.25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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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에스앤엠미디어 snm@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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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50%의 높은 관세를 수입 철강에 일괄적으로 부과함에 따라 전 세계 철강시장이 크게 요동치고 있다. 미국은 주요국과의 상호관세 협상을 벌이면서도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보편관세는 예외 없이 그대로 유지했다.

그런데 최근 유럽연합(EU)과 철강 관세와 관련한 새로운 소식이 전해졌다. 미국이 유럽산 철강·알루미늄 중 일부 물량에 저율관세할당(TRQ) 제도 도입을 검토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해당 제품에 미국이 당초 부과하기로 한 50% 관세율이 낮아질 것으로 예측된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실제로 미국과 EU는 21일 이 같은 내용의 합의를 문서화한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에서 양측은 “관세할당 등을 통해 상호 안전한 공급망을 보장할 것”이라며 “동시에 각자의 국내 시장을 과잉 공급에서 보호하기 위한 협력도 고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저율관세 적용 물량과 관세율은 추후 논의할 예정이다.

지난달 미국과 EU의 무역협정 당시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와 관련해서 양측의 입장은 갈린 바 있다. EU는 관세를 낮추기로 약속했다고 했지만, 정작 미국은 별다른 언급 없이 50% 관세가 유지된다고 설명하며 입장 차를 보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나라도 미국과의 무역 합의를 통해 수입 관세를 15%로 내리기로 합의했지만 철강 등 금속 품목은 협상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일본 역시 마찬가지였다. 한·미 관세 협상이 타결되면서 우리 수출기업의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해소되기는 했지만 품목별 보편관세가 적용되는 철강 대미 수출은 감소세가 뚜렷하다.

올 상반기에 철강 대미 수출액은 20억 2,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1.0% 감소했고, 7월에는 2억 8,000만 달러(-25.9%)로 낙폭을 키웠다. 미국의 관세 부과로 재고 물량 수출이 6월까지 이뤄졌고 7월부터는 고율의 관세 부과에 따른 영향이 본격화되며 월간 수출액 3억 달러선이 무너졌다.

25%의 보편관세가 적용되던 지난 1~4월 기준으로도 철강 대미 수출은 10% 넘게 줄었는데, 미국 내 자급률이 높은 범용재는 관세 부담이 그대로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졌고, 수입 의존도가 높은 고부가재는 여전히 수요가 많았기 때문에 관세 영향을 크게 받지 않았다고 분석된 바 있다.

이 같은 사실은 앞으로의 대미 철강 수출은 가격 경쟁이 어려운 범용재보다는 미국 내 수요가 유지되고 기술력 차별화가 가능한 고부가가치 강종·제품을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각 기업들의 현지화 전략도 중요하지만 기술·품질 경쟁력 보증이 우선돼야 한다는 것이다.

당연히 정부의 대응도 중요하다.  영국은 지난 4월에 고로 폐쇄를 막으려고 법을 긴급히 바꾸고 국유화까지 검토했다. 미국은 US스틸 인수에 직접 개입했고, EU는 세이프가드 관세와 쿼터를 걸고 추가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모두 철강이 경제안보의 핵심이라는 사실을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미국이 EU 철강에 관세를 낮춘다면 우리도 발 빠르게 움직여 이와 동등하거나 보다 유리한 협상을 이끌어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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