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슬래브 공세 직격탄…한국 수입 시장 판도 바뀌나

中 슬래브 공세 직격탄…한국 수입 시장 판도 바뀌나

  • 철강
  • 승인 2025.09.24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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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이형원 기자 hwlee@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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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저가 물량에 러시아·동남아 가세…국내 시장 원가 변수로 부상

중국의 슬래브 수출이 올 들어 사상 최대 수준으로 치솟으며 글로벌 가격을 끌어내리고 국내 수입 구도에도 변화를 불러왔다. 한때 월별 20만 톤을 넘어선 수입량은 최근 다시 조정됐지만, 업계는 이를 “중국발 공급 과잉이 국내 반제품 시장을 뒤흔드는 과정”으로 진단한다.


◇ 중국, 완제품 막히자 슬래브로 우회


중국은 2025년 들어 각국의 반덤핑·세이프가드 조치로 열연·후판 등 완제품 수출길이 막히자, 슬래브와 빌렛 같은 반제품 수출을 대폭 확대했다. 1~7월 중국의 슬래브·빌렛 수출량은 740만 톤, 전년 동기 대비 320% 폭증했다.

최대 수출지는 인도네시아·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들이며, 현지 압연공장에서 후판·형강으로 가공돼 다시 한국과 유럽에 역수출되는 흐름도 뚜렷하다. 국제 슬래브 현물 가격은 톤당 390~420달러 수준으로 형성돼 브라질·러시아·일본산 대비 5~15% 저렴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의 공급 과잉은 한국 시장에도 직결됐다. 올해 7월 슬래브 수입량은 20만4천 톤으로, 2019년 1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일본산 비중은 30%로 낮아졌고, 중국산은 7만5천 톤, 37%까지 늘었다. 러시아·유럽산도 4만6천 톤, 23%를 차지했다.

평균 수입단가는 톤당 484달러까지 떨어졌다. 일본산 488달러를 나타낸 가운데 ▲중국산 491달러 ▲러시아산 468달러 등 모두 저가에 형성되면서 원재료 확보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다. 다만 8월 들어 수입량은 6만5천 톤으로 급락하며 일본산 비중이 다시 40%대로 회복됐다.


◇ 슬래브 선택 넓히는 국내 재압연업계 


국내 슬래브 수입 구조는 동국제강이 사실상 주도한다. 2025년 상반기 동국제강의 슬래브 등 반제품 수입량은 약 52만 톤으로, 같은 기간 국내 전체 수입량의 90%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추정된다. 

동국제강은 평소 일본산을 중심으로 조달하지만, 가격 이점에 따라 중국산 등 다양한 국적의 반제품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7월 물량 증가는 국제 가격 하락과 조선·조선기자재 발주 호조가 맞물린 결과”라며 “원재료 조달단가를 낮추고 재고를 확보하는 전략적 선택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화인베스틸 등 조선용 형강 제조사들의 슬래브 수입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조선 기자재 수요 확대에 맞춰 형강 원재료 확보 움직임이 강화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빌렛보다 슬래브를 선택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슬래브와 빌릿의 가격 흐름은 최근 더욱 선명해졌다. 2025년 들어 중국산 슬래브는 국제 현물시장에서 톤당 390~430달러 선에서 거래되며, 같은 기간 빌렛 가격 톤당 417~445달러를 밑돌았다. 

업계에서는 “슬래브는 고로 제품으로 성분 조정과 품질 면에서 유리해, 빌렛보다 슬래브 투입 비중을 늘리려는 조선 기자재 업체들이 늘고 있다”는 설명이 나온다. 실제로 화인베스틸은 상반기에만 약 681억 원 규모의 슬래브를 매입했으며, 포스코 공급분 74% 외에도 일본 등 해외에서 26%를 조달했다.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도 중국발 공급 과잉이 글로벌 가격을 눌러 국내 조달 구조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본다. 일본 중심 구도가 유지되더라도, 중국산 저가 물량이 주기적으로 유입되는 패턴은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조선·조선기자재 업종 발주 호조는 후판·형강 수요를 뒷받침하고 있으며, 단기적으로는 원재료 투입단가 하락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완제품 가격까지 하락 압력이 이어져 수익성 악화 우려도 공존한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발 슬래브 증가와 가격 하락은 한국 재압연사의 원가 안정에는 도움이 되지만, 글로벌 가격 약세를 고착화시킨다는 점에서 양날의 칼”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의 슬래브 수출이 올 들어 사상 최대 수준으로 치솟으며 글로벌 가격을 끌어내리고 국내 수입 구도에도 변화를 불러왔다.
중국의 슬래브 수출이 올 들어 사상 최대 수준으로 치솟으며 글로벌 가격을 끌어내리고 국내 수입 구도에도 변화를 불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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