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수입재 시장 점유율 역전…가격·제도 겹치며 수입 흐름 변화
내마모강 후판 시장의 ‘1위’ 자리가 스웨덴에서 중국으로 넘어갔다. 중국산이 스웨덴 SSAB의 ‘하독스(Hardox)’로 대표되는 유럽 프리미엄 내마모강 브랜드의 아성을 깨고 수입 시장 주도권을 넘겨받는 흐름이다. 수요업계에서는 중국산 내마모강이 가격 경쟁력에 더해 일정 수준의 품질도 확보했다는 평가가 이어지며, 향후 중국산 비중이 더욱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본지가 입수한 수입 통관 자료에 따르면 내마모강 수입시장에서 중국산 점유율은 2024년 39%에서 2025년 44%로 상승하며 스웨덴을 앞섰다. 물량 기준으로 보면 스웨덴은 8,904톤에서 5,635톤으로 크게 줄어든 반면, 중국은 8,352톤에서 6,592톤으로 감소폭이 상대적으로 제한되며 순위가 뒤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QT(열처리) 강재 전체 수입 기준으로도 국가별 비중 변화가 확인된다. 내마모강을 비롯해 초고장력강, 방탄강 등을 포함한 QT 강재 수입시장에서 스웨덴은 2024년 47%에서 2025년 43%로 낮아진 반면, 중국은 27%에서 33%로 확대됐다. 일본은 15%에서 16%로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다. 업계에서는 최대 품목인 내마모강에서 나타난 점유율 역전이 전체 QT 강재 수입 흐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내마모강은 전체 QT 강재 수입의 약 64%를 차지하는 최대 품목이다. 특히 해당 시장은 국산 공급이 제한적인 특성이 있어 수입재 간 경쟁이 사실상 시장 전반을 좌우한다. 이에 특정 국가의 점유율 변화는 곧 영향력 변화로 이어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가격 경쟁력을 이번 변화의 주요 요인으로 보고 있다. 내마모강 기준 수입 단가는 지난해 기준 스웨덴산이 톤당 1,700달러 수준인 반면 중국산은 900달러대에 형성돼 있다. 일본산은 1,300달러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비용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일부 수요가 중국산으로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제도적 요인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난해 중국산 후판에 최대 34.1%의 반덤핑관세를 5년간 부과하기로 했지만, 건설기계·특수차량용 내마모강과 고장력강 일부 품목에 대해서는 예외를 적용했다. 국내 생산 공백과 공급 안정성을 고려한 조치다.
특히 중국 표준 NM400·NM500 등 일부 내마모강은 반덤핑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가격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여건이 형성됐다.
그동안 내마모강 시장은 스웨덴 등 유럽산 제품이 품질을 앞세워 주도해왔지만, 최근에는 가격 경쟁력을 기반으로 중국산 비중이 확대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다만 고급 용도에서는 여전히 유럽산 제품 선호가 유지되고 있어 전면적인 대체로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글로벌 기준으로 내마모강은 광산·건설·시멘트·폐기물 처리·중장비 등 마모 부품 수요가 많은 산업에서 사용된다. 설비 교체 주기와 유지비용 절감 효과가 중요한 소재 특성상 수요처별로 가격과 성능을 병행해 선택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철강업계는 향후에도 내마모강을 중심으로 가격 경쟁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수요 환경에서는 예산 부담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는 만큼, 제품 선택 기준에 따라 수입 흐름 변화도 이어질 것”이라 전망했다.
한편 국산 내마모강의 존재감이 제한적인 가운데 수입재 의존도가 높아지는 점은 국내 업계의 과제로 지적된다. 특히 최소 주문 수량(MOQ) 대응과 품질 신뢰 확보 등에서 아직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이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