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점 이후 하락 전환…연말 수준으로 회귀
폴란드·튀르키예, 금 매각 가능성 시사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평가받아온 금이 이번 지정학적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이례적으로 약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전통적으로 전쟁과 같은 불확실성이 확대될 경우 금 가격이 상승하는 경향이나 최근에는 오히려 다른 자산 대비 더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
국제 금 현물 가격은 개전 직전일인 지난달 27일 이후 약 17%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가 약 13% 하락한 것과 비교해도 낙폭이 큰 수준이다.
이번 가격 조정은 전쟁 이전 큰 폭으로 상승했던 가격 부담과 함께 각국 중앙은행의 수급 변화 가능성이 동시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금 가격은 지난해 약 65% 상승하며 과열 양상을 보였고 올해 1월 29일 런던금시장연합회(LBMA) 기준 온스당 5,337.71달러로 고점을 기록한 이후 하락 전환했다. 이후 3월 26일에는 온스당 4,382.58달러까지 내려오며 지난해 연말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이 같은 흐름은 전쟁 발발 이후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투자자들의 차익 실현 매물이 집중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단기간 급등에 따른 가격 부담이 누적된 상황에서 위험 회피 수요보다 유동성 확보 수요가 우선시되며 하락 압력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금 수요를 지탱해온 주요 축이었던 각국 중앙은행의 매수 기조에도 변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간 중앙은행들은 달러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금 비축을 확대해왔지만,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비용 상승과 국방비 증가 부담이 커지면서 일부 국가에서는 금 매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실제로 폴란드와 튀르키예 중앙은행은 자국 통화 방어 및 재정 확보를 이유로 금 매각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단기적으로 금 가격은 변동성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으면서도, 장기적인 펀더멘털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평가가 병존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