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후물 시어 경쟁적 도입, '과잉 논란'

<진단>후물 시어 경쟁적 도입, '과잉 논란'

  • 철강
  • 승인 2008.06.17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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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김국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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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비투자 5개社 모두 현대제철 소속 
조선업 불황 전망에 제조사 후판 설비 확충...'과잉우려'
  

  최근 열연스틸서비스센터(SSC)들의 후물(두께 22mm 이상) 시어(Shear) 경쟁적 도입에 대해 업계의 공급과잉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설비증설을 완료한 업체는 성동철강, 삼우스틸 등이고 투자를 확정짓고 추진중인 업체는 심팩ANC, 아세아스틸이 있으며 기보스틸은 검토단계다. 기존 포스코 열연SSC인 동양에스텍만이 보유하고 있던 두께 22mm 이상 시어 도입이 계획대로 이뤄진다면 5대가 더 생기게 되는 것. 이것이 정말 장밋빛 투자인 것일까?


설비투자 업체 총 5개사...모두 현대家
설비증설을 추진하거나 검토하고 있는 업체는 상기 5개사. 이중 삼우스틸과 아세아스틸, 기보스틸은 현대제철 정식 열연SSC다. 성동철강과 심팩ANC는 소속이 없는 기타 열연SSC지만 실상 중국산과 현대제철산 임가공이 주력이어서 현대家로 봐도 무방하다.


부산의 성동철강은 지난 12월까지 시험가동을 완료하고 1월 11일 준공식을 가진 바 있다.
연간 30만톤이 가능한 초대형 Shear Line을 갖춰 코일 최대 단중 40톤, 열연강판, 두께 1.4~25.0mm, 폭 800~2,550mm까지 가공이 가능한 국내 최대 시어기다. 


삼우스틸의 경우 이미 지난해 말 22mm 설비를 이탈리아 simi사에서 구매를 완료하고 설비가동에 들어간 상태. 이 설비는 이탈리아 SIMI사에서 구매한 것으로 두께 22mm, 폭 2,500mm, 길이 24m 까지 절단가공이 가능하다. 연간 생산가공능력은 약 24만톤 정도다.


아직 설비를 들이지는 않았지만 심팩ANC의 경우 투자계획을 확정지은 케이스다. 총 59억원이 투자되는 이번 설비는 두께 25mm, 폭 2,500mm까지 임가공이 가능한 국내 최대 규모의 최신식 설비로 제작될 것으로 보인다. 연간 생산능력은 24만톤으로 내년 1월 정상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세아스틸은 아직 구체적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두께 25mm 시어기 도입을 추진하고 있으며 설비제작은 미국업체나 한국 대현테크가 맡게될 것으로 알려졌다.


기보스틸은 아직 설비투자를 검토 중인 단계다. 역시 두께 25mm까지 가공가능한 극후물재 시어기 구매계획을 갖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모두 현대제철 고로가동시 얻게될 수혜를 기대하고 설비증설을 추진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즉 두께 20mm 이상되는 현대제철 열연제품 임가공이 주 목적이란 의미다.


미래를 위한 확실한 투자인가, 과잉투자인가
그러나 현재 열연SSC들의 이같은 설비투자를 놓고 업계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첫 번째로 지적되는 부분은 현재 설비투자를 추진하는 업체들이 모두 현대가라는 것.
지금까지 두께 20mm 이상되는 시어기를 가지고 있던 업체는 포스코 열연SSC인 동양에스텍 한 곳이었다. 포스코의 HR 플레이트를 임가공하는 업체는 동양에스텍 외에도  태창철강, NI테크와 광양의 삼현철강이 있지만 이들 업체들 중 두께 20mm 이상 제품이 가공가능한 곳은 동양에스텍 하나뿐이어서 월 2만5,000톤 이상의 물량을 공급받고 있다.


현대제철의 경우 고로가 가동되더라도 포스코처럼 월간 10만여톤의 HR plate를 생산할 수 있으리란 보장이 없다. A열연 공장은 미니밀재이므로 B열연공장(생산량 300만톤)과 C열연(250만톤)공장에서 HR plate와 같은 극후물재가 생산될텐데 총 열연강판 생산량은 합쳐 550만톤에 불과하다. 즉, 현재 설비를 들여놓는다 할지라도 기대했던만큼 두께 16mm 이상의 제품 임가공 물량이 많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 열연유통업계 관계자는 "현대제철의 고로가 진행되며 열연강판 생산이 늘어난다 할지라도 전체 550만톤 중에 두께 16mm 이상 제품생산은 5% 미만일 것"이라며 "5개사가 모두 설비증설을 할 경우 이 물량이 5개로 쪼개지면서 기대만큼의 투자효과를 내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두 번째 문제는 국내 후판 설비증설과 조선업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다.
두께 20mm 이상 시어기는 현재로써는 HR plate 임가공에 한정된 것이 사실. 조선업 호황에 힘입어 국내 조선용 후판 시장이 여실한 공급부족 현상을 나타내자 포스코나 현대제철이 자구책으로 HR plate를 만들어 조선사에게 공급했다.


즉, HR plate는 현재 조선용 후판이 공급부족이어서 각광을 받게된 후판 대체재 성격이 짙은 상품이다.
문제는 현재 포스코, 동국제강, 현대제철 등이 모두 후판 설비의 대규모 신설 및 증설을 추진하고 있어 2010년 이후로는 조선용 후판 수급이 균형을 맞출 수 있게 된다는 점. 이렇게 되면 사실상 HR plate의 설자리는 없어지는 셈이며 HR plate 임가공 설비인 두께 20mm 이상 시어기도 그 존재가치를 상당수준 잃게 된다. 더욱이 2010년 이후 조선업계 불황이 예고되고 있는 점은 이러한 설비투자가 '과잉'일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같은 과잉설비투자 논란 속에서 설비증설을 추진하는 열연SSC들은 "현대제철의 고로 정상화에 발맞춘 중장기적 발전 계획의 일환"이며 "치열해진 1차 열연유통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경쟁력 향상 방안"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너도나도 두께 20mm 이상 시어기 도입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 이러다가 냉연유통업계처럼 과잉 경쟁이 나는거 아닌가"하는 일부 유통업계의 우려도 간과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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