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리컬럼-근대제철 발상 150주년을 맞은 일본철강업을 보며

포스리컬럼-근대제철 발상 150주년을 맞은 일본철강업을 보며

  • 철강
  • 승인 2008.10.20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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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곽종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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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경영연구소 이민근 수석연구위원


2008년은 일본철강업이 근대제철로 발돋움한 지 150주년을 맞는 해이다. 이에 따라 일본철강연맹과 각 철강회사들은 금년 한 해 동안 소위 ‘근대 제철발상 150주년’을 기리는 기념행사와 이벤트를 다양하게 개최하고 있다.

일본의 근대제철은 이와테현 가마이시 시(岩手縣 釜石市)에서 시작되었다. 1858년 일본 근대 제철의 아버지라 불리는 오오시마 다카도우(大島高任)가 가마이시 시에 일본 최초의 서양식 고로를 건설하여 쇳물을 뽑아낸 것이 그 시작이었다. 이후 1880년에 발족한 국영 가마이시 제철소가 1989년 고로설비 등을 휴지하기까지 100년 이상 조업을 지속한 것도 가마이시 시가 명실 상부한 일본 ‘철의 발상지’로 불리게 된 연유가 되었다. 지금은 철거되고 없으나 가마이시 시에 일본 최초로 건설된 이 고로 설비의 터는 1957년 일본 국가문화재로 지정되었을 정도로 일본철강업계에서는 ‘철의 성지’로 통한다.

근대제철 발상 150주년을 맞은 일본철강산업의 세계적 위상을 살펴보면, 왜 일본철강업계가 기념사업을 성대하게 추진하고 있는지 이해할 수 있다.  2007년기준으로 일본의 조강생산량은 1억 2천만톤으로 중국에 이어 세계 2위이며, 철강설비와 고급강 제품생산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또한 에너지 절감 및 환경관련 기술도 세계 각 국에 설비와 기술을 수출할 정도로 뛰어난 역량을 갖추고 있다. 일본철강업은 비록 양적인 측면에서는 세계 2위이나 질적인 측면에서는 세계철강산업을 리드하는 위치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같은 일본철강산업의 위상을 반영하듯 일본의 ‘근대제철 발상 150주년 기념사업’의 의의에 대해 신일철의 세키자와 히데아키(關澤秀哲) 부사장은 “일본사회는 50년, 100년 후에도 철의 사회가 되지 않으면 안 된다” 고 밝혔다. 이는 철강산업이 일본의 산업발전에 얼마나 기여하고 있는가를 간접적으로 주장하는 것이기도 하다.

한편, 최초로 건설된 고로에서 처음으로 쇳물을 뽑아낸 시점을 근대 제철이 시작된 시점이라고 본다면, 한국근대제철의 시작은 포스코 포항제철소의 제 1고로가 완공된 1973년으로 볼 수 있겠다. 한국은 일본보다 100년 이상 늦게 고로를 가동했지만, 당시 세계철강업계의 예상을 뒤엎고 경이적인 성장을 이룩하였다. 포항제철소 1 고로 가동 후 불과 34년이 지난 2007년 우리나라는 조강생산량 5,150만톤을 기록하며 세계 6위의 철강 생산국가로 부상하였다. 또한 자동차강판, 스테인리스강판 등 고급강 생산기술도 이제는 일본 철강업계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발전하였다. 뿐만 아니라 철강을 소재로 하는 조선 및 자동차산업 등도 세계 수위를 달릴 정도로 동반성장을 해 왔다.

그러나 2008년 현재 한국철강산업이 직면하고 있는 현실은 결코 녹록하지 않다. 지구촌을 강타한 금융위기에 따른 글로벌 경기침체 장기화 우려, 철강 연·원료 가격 폭등세, 적대적 M&A 위협 지속, 지구온난화 진전에 따른 환경규제 강화 등 우리철강업계가 헤쳐 나가야 할 굵직굵직한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이러한 과제들을 어떻게 슬기롭게 풀어나가느냐에 따라 우리나라 철강산업이 앞으로 50년 후, 100년 후에도 우리사회의 중추적인 기간산업으로 지속성장 할 수 있는가가 판가름 날 것이다.
 
일본의 근대제철 발상 150주년 기념행사들을 지켜보며, 한국의 근대제철 탄생 50주년은 어떤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올 것인가에 대해 우리 철강업계 종사자 모두가 고민해야 할 시점인 듯하다.

곽종헌기자/jhkwak@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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