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비과잉 문제 우려…원활한 철강교역 必要
기후변화와 녹색성장 대응방안 등 함께 모색 　 　

우리나라와 EU(유럽연합) 철강대표자들이 모여 양국간 원활한 철강교역을 위해 수입규제조치는 최대한 자제하자는 데 합의를 도출해 냈다. 　

지난해 양국간 철강 교역량이 감소한 점을 감안, 향후 활발한 철강 무역을 위해 반덤핑 등 불공정한 무역이 이뤄지지 않도록 수출입시 각별히 주의할 것을 요구했다. 　

지식경제부는 지난 3월 19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제8차 한-EU 민관 철강협의회’를 개최하고, 최근 세계 철광석 시장의 판도변화를 예고하는 BHPB-Rio Tinto간 합작회사 설립건 등 세계 원료시장 주요현안에 대한 논의시간을 가졌다. 　

전 세계적으로 철광석 가격이 치솟고 있는 가운데, 세계 철광석 물동량의 38%를 점유하고 있는 BHPB-Rio Tinto간 합작회사 설립건에 대해 많은 우려가 표명돼 왔기 때문이다. 양사는 지난해 10월 생산부문 통합 추진을 본격 발표한 바 있다. 　

이 자리에서는 양사간 합병이 철광석 공급시장 과점화를 더욱 심화시킬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데에 의견을 일치시키고, 철강생산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한 만큼 이를 대비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세계 철강업계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세계 원료시장은 큰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철광석 가격 급등으로 세계 철강재 가격은 중국을 중심으로 급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한 연장선상에서 한-EU 철강대표자들은 경기침체 여파로 지난해 양국간 철강교역량이 2008년 대비 24% 가까이 감소하였음에 주목하고 향후 건전하고 활발한 교역환경 조성을 위해 반덤핑 등 불공정 무역이 이루어지지 않도록 해야 함을 거듭 강조했다. 　

우리나라의 對 EU 철강 교역량은 2008년 수출 176만8,000톤, 수입 76만9,000톤으로 집계됐으며, 2009년 수출 124만2,000톤, 수입 68만7,000톤으로 나타나 상당부분 감소했다는 것이 파악됐다. 따라서 한-EU 양국은 불합리한 수입규제를 최대한 자제키로 합의했다. 　

특히 세계 철강 설비과잉으로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는 작금의 현실에서 여전히 철강생산량을 증가시키고 있는 중국에 대한 우려도 이번 회의 주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중국에서 추진 중인 노후설비 구조조정 성공여부가 향후 세계 철강경기를 좌우하는 핵심요소가 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EU 대표자들은 세계 철강산업이 또다시 심각한 가격하락과 통상 교역 마찰에 휘말릴 수 있음을 우려하고, 향후에도 EU, 중국, 일본 등 주요 철강생산국과 철강분야 양자협의체를 정기적으로 운영할 것임을 밝혔다.
　
상호간의 철강산업 및 교역 동향에 대한 이해를 제고하고, 철광석 등 원료시장, 환경이슈 등 철강산업과 연관된 다양한 분야에서의 국제적 협력체계 강화를 지속적으로 추진시킬 방침이다. 　

이 밖에 기후변화 이슈에 대한 논의도 활발히 진행됐다. 기후변화와 녹색성장에 대응한 양국 철강산업 대응방안, 철강분야의 글로벌 공급과잉 문제 등에 의견을 교환하고 철강산업 역시 저탄소 녹색성장을 새로운 도전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데 의견을 일치시켰다. 　

한편, 금번 회의에는 지식경제부 철강화학과장과 EU집행위 통상국 대표(Xavier Coget)를 수석대표로 하고, 양국 철강협회 및 철강업계 관계자 20여명이 참석해 열띤 논의를 펼쳤다. 우리측에서는 이승우 지경부 철강화학과장(수석대표), 철강협회, 포스코, 현대제철, 동부제철, 유니온스틸 등 10여명이 참석했고, EU측에서는 Xavier Coget EU집행위 수석대표, Eurofer, ArcelorMittal, Dillinger, Federacciai 등 10여명이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