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철강업체들의 억지(?) 가격 요구

일본 철강업체들의 억지(?) 가격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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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03.2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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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문수호 shmoon@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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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수호 기자
최근 2분기 냉연강판용 일본산 열연강판 수입가격 협상이 양국의 이해차로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서로 생각하고 있는 가격의 차이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일본 철강업체들은 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 상승을 이유로 750~800달러 수준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국내 철강업체들은 650달러 수준을 부르고 있어 차이를 좁히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물론 가격 인상은 불가피한 상황임이 틀림없다.

최근 유연탄 가격이 55% 인상되고, 철광석 가격도 50~70%까지 인상될 것으로 보여, 원자재 인상분만 반영해도 약 120달러 수준의 인상이 필요한 상황이다. 또 2분기는 비수기를 벗어나는 시점으로 자연 상승분도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을 고려해도 일본 철강업체들의 가격요구는 억지스러워 보인다. 지난 1분기 평균 오퍼 가격이 550달러였음을 생각해보면, 750달러는 터무니없다는 것이 국내 업체들의 입장이다.

일본 철강업체들은 최근 내수보다 수출을 늘릴 것이라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이는 일본 내 상황으로 볼 때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보인다.

일본 업체들의 지난 2007년 철강재 생산은 2,100만톤에 달했지만, 2008년 1,750만톤, 2009년에는 1,200만톤 수준으로 급감했다. 가장 큰 원인은 내수 수요의 감소 때문이다.

일본 내 판매량은 2008년 처음으로 1,400만톤 아래로 떨어져 1,200만톤 수준에 머물더니 2009년에는 845만톤 수준으로 급격히 감소했다. 수출 역시 2009년 처음으로 500만톤 아래로 떨어져 400만톤도 기록하지 못했다.

이 기간 동안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인한 여파도 있겠지만, 일본 내수는 회복될 조짐이 전혀 보이고 있지 않아 일본 업체들이 수출을 목표로 삼은 것은 살아남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결국, 수출 외엔 별다른 대안이 없는 상황이면서 가격은 자기들이 원하는 만큼 달라는 객기를 부리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일본 내 상황이 좋지 않으면서도 한국 철강업체들에게 큰 소리 치는 데는 나름 이유가 있다. 포스코에서 공급이 부족한 고급강의 경우 일본 철강업체에서 수입해 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경우 확실하게 ‘갑’과 ‘을’ 이 구분돼 있지 않아 현재와 같은 팽팽한 줄다리가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일본 철강업체들은 최근 국내 업체들과의 협상에서 과거와 다른 방식을 취하고 있다. 다음 분기에서 유리한 가격을 이끌어내기 위해 3단계로 나눈 계단식 가격 인상 방식을 취하는 가하면, 가장 많은 물량을 구입하는 업체와의 협상을 나중으로 미루고, 소량 구입하는 업체와 먼저 가격 협상을 타결한 후, 압박을 가하는 방식을 쓰고 있다.

국내 업체들이 서로 간 경쟁을 벌이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국내 업체들이 일본 업체들과의 가격협상에서 끌려 다니지 않으려면, 서로 힘을 합쳐서 한 목소리를 내는 것도 좋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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