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제품 처리 비용, “50:50은 뭐지?”

불량제품 처리 비용, “50:50은 뭐지?”

  • 철강
  • 승인 2011.08.01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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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전민준 mjjeon@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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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민준 기자
  얼마 전  한 스틸서비스센터(SSC)를 방문했을 시 해당 업체의 제조사 고객서비스팀에서 나와 불량제품 처리 비용을 두고 담당 임원과 입씨름을 벌이는 모습을 봤다.

  가공 후 제품에서 불량이 발생했는데 처리 비용 부담을 제조사와 유통업체가 각각 50:50으로 하자는 제조사 직원의 발언이 언쟁의 불씨였다.

  불량제품 발생 시 100% 보상을 원칙으로 하는 제조사이지만 실태를 파악해 보면 이 같은 기조와는 전혀 다르다. 가공 제품 불량은 설비 하자 상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유통업체들의 책임이 더 크다는 것이 제조사들의 입장이다.

 하지만, 그들의 주장대로라면 최초 입고된 코일을 하치장에 모두 펼쳐 놓고 일일이 검사해야 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제조사 탓만을 할 수는 없다. 유통업체들의 판매 상황이 어려울 때면 불량제품에 대한 보상이 증가하는 것도 결코 웃지 못할 현실이다.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 중 하나로 불량제품 발생 건수를 늘려 제품 가격을 낮추는 것 또한 유통업체들이 이용하는 ‘꼼수’다.

  하지만, 좀 더 대국적 견지에서 본다면, 제조사들의 적극적인 불량제품 처리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이 더 근본적인 문제라고 판단된다. 일부 제조사는 연간 불량제품 발생 처리 지원 비용이 1억 여 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우에 따라 매우 다르지만 불량제품 1회 발생 시 수백만원 이상 정도 소요된다고 가정했을 때 위와 같은 지원비는 터무니없이 낮은 수치다. 따라서 한정된 비용을 쟁탈하기 위한 유통업체들의 ‘물불 안 가리는 경쟁’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더욱이 1급재 불량제품 발생 시 2급재로 대체하며 유통업체들 달래기에 나서는 일부 제조사들의 행태도 심각한 수준이다. 유통업체들 입장에서는 잘 보이는 것이 상책이기 때문에 1급재 한 코일 대신 2급재 몇 코일을 받아가면서까지 “고맙다”고 해야 하는 실정이다.

  고객 감동을 위한 서비스 실현은 사소한 부분에 대한 과감한 의식전환에서 시작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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