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CHQ-Wire, 시장 재편 이미 시작됐다

<분석>CHQ-Wire, 시장 재편 이미 시작됐다

  • 철강
  • 승인 2011.11.17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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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차종혁 jhcha@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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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Q-Wire업계, 규모별 '양극화‘ 심화

  국내 냉간압조용강선(CHQ-Wire)업계에 큰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세아특수강, 동부특수강, 동방금속공업(대호피앤씨) 등 상위 3개사를 중심으로 설비증설에 따른 생산량 증가와 더불어 판매를 확대하기 위한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면서 대형업체와 중소업체간 양극화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

◇ CHQ-Wire, 수요는 ‘정체’‥공급은 ‘포화’

  냉간압조용강선(CHQ-Wire)의 국내 시장 규모는 2010년 기준 포스코 CHQ용 선재 국내 공급량 70~75만톤, 포스코특수강 국내 공급량 10~15만톤, 수입산 15~20만톤을 고려할 때 100~110만톤으로 추산된다. CHQ-Wire의 수요처 구성을 보면, 자동차부문이 전체 수요의 약 75%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건설 10%, 전자 및 OA기기, 산업기계, 조선 등 기타 부문이 나머지 15%를 구성하고 있다.

  2010년 국내 CHQ-Wire 시장수요는 2009년 대비 10% 수준의 수요증가를 보였다. 이러한 수요증가 배경은 주로 자동차 시장의 급성장에서 기인한 것으로 평가되며, OA기기와 산업기계산업의 성장도 일조했다.

  그러나 2011년 CHQ-Wire 시장은 정체된 것으로 평가된다. 자동차시장 성장에 힘입은 상반기 호조에도 불구하고 하반기 이후 시장은 차갑기만 하다. 올 상반기에는 자동차 수출액이 전년동기대비 26.1%에 달해 CHQ-Wire업계의 성장을 견인했으나 하반기에는 신차 효과 등에 따라 기대했던 부분에 비해서는 예상을 하회하고 있다. 올 하반기 자동차용 수요가 기대만큼 크게 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자동차 외 수요처로는 그나마 양호한 전자 및 OA기기 부분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침체된 양상이다. 건설산업은 올초부터 전반적으로 침체됐으며, 올 하반기에도 건설경기 침체가 계속될 것으로 보여 건설용 파스너 수요는 호조를 기대하기 힘들 전망이다.

  이처럼 올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국내 CHQ-Wire 수요는 크게 늘지 않을 것으로 여겨지는 가운데 국내 대형 CHQ-Wire업체의 설비증설로 국내 시장은 포화상태로 접어들면서 시장 재편을 가속화하고 있다.

◇상위 3개社, 설비증설 두드러져

  설비증설은 세아특수강, 동부특수강, 동방금속공업(대호피앤씨) 등 대형업체의 변화가 가장 두드러진다. 세아특수강은 올해 대규모 설비증설로 CHQ-Wire 생산능력이 연간 30만톤으로 확대됐다. 동부특수강도 올해 설비증설로 CHQ-Wire 생산능력이 연간 18만톤으로 확대됐으며 내년 3월 수소벨로 3기 추가 가동 이후 연간 26만톤으로 늘어난다. 올 9월 포항공장에 STC 2기를 추가 가동한 동방금속공업도 CHQ-Wire 생산능력이 연간 19만톤에 달한다. 내년 이후 상위 3개업체의 CHQ-Wire 생산능력만 연간 75만톤을 넘어선다.

  상위 3개업체의 생산능력만을 놓고 단순계산하면 국내 자동차 부품용 CHQ-Wire 수요를 충족하게 되는 것이다. 여타 점유율 10% 이하의 중소업체들까지 합산하면 국내 CHQ-Wire 시장은 공급과잉에 직면하게 된다.

◇ 올 3분기부터 점유율 변화 ‘확연’

  올 3분기 냉간압조용강선(CHQ-Wire) 주요 업체의 시장 점유율을 살펴보면 지난 2010년과 상당한 변화가 감지된다.

  세아특수강의 경우 분기별 CHQ-Wire 판매실적 집계에서 2011년 3분기에 사상 최초로 판매점유율이 40%를 넘어섰다. 2011 3분기 국내 CHQ-Wire 주요 10개사 판매실적 집계에 따르면, 세아특수강 판매량은 6만8,547톤으로 점유율 41.3%를 기록했다. 열처리재 기준으로는 43.6%에 달한다. 이는 올 상반기 충주1공장에 신규 도입한 열처리로의 조업 안정화에 힘입은 것이다.

 

  동부특수강도 올 3분기 판매점유율이 18.4%(열처리재 기준 20.1%)로 2위를 차지했다. 동부특수강의 경우 단기적으로 2011년 4분기와 2012년 2분기에 설비증설에 따른 가시적인 성과를 내게 되기 때문에 올 4분기 실적과 내년 2분기 판매실적에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동방금속공업(대호피앤씨)도 올 상반기 STC로 2기 도입 이후 생산능력이 확대됨에 따라 올 3분기 점유율은 대호피앤씨와 합산 기준으로 19.6%(20.0%)를 차지했다.

  상위 3개업체가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이전 70% 수준에서 점차 늘어나 2011년 3분기에는 80%에 육박하고 있다. 상위 업체의 잇따른 대규모 설비증설 및 주요 수요처의 대형 공급업체 선호 추세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점유율 5% 이상인 진풍산업과 한영선재를 포함한 상위 5개사의 시장 점유율은 89.1%에 이른다. 세아특수강과 동부특수강의 추가 증설 작업이 완료되는 2012년 이후에는 상위 3개사의 점유율이 80%를 넘어서고, 상위 5개사의 점유율도 90%를 넘어설 전망이다.

◇ 중소 CHQ-Wire업체, 점점 더 설 자리 잃어

  상위 3개 업체의 약진과 달리 여타 업체는 점점 더 판매에 어려움을 겪으며 고전하는 양상이다.

  이는 판매실적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상위 3개사의 점유율 확대와 달리 중소업체의 점유율은 점점 더 줄고 있다. 2011년 3분기 국내 주요 CHQ-Wire업체의 판매점유율을 보면, 세아특수강 41.3%(전년대비 3.7%), 동부특수강 18.4%(-0.5%), 동방금속공업 11.9%(-1.0%), 대호피앤씨 7.7%(-0.9%), 진풍산업 5.5%(-0.7%), 한영선재 5.3%(-0.4%), 파나진 3.3%(0.1%), 동일산업 3.2%(-0.2%), HB스틸 2.1%(0.0%), 류림산업 1.2%(-0.1%)의 점유율을 보였다.

  이미 올 하반기부터 시장 변화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하고 있으며, 내년부터는 세아특수강과 동부특수강의 1단계 대단위 설비증설 완료, 대호피앤씨와 동방금속공업의 합병 이후 발빠른 사업 전개 등으로 인해 CHQ-Wire 시장의 변화는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눈여겨볼 부분은 세아특수강, 동부특수강 등 상위업체들은 저급재인 HD재 생산비중을 줄이는 대신 고급 제품인 열처리재 생산비중을 늘려가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점유율을 보더라도 열처리재 판매점유율이 전체 판매점유율을 상회한다. 반면 HB스틸, 류림산업 등 점유율이 1~2% 정도인 업체들은 열처리재 판매가 크게 줄거나 정체되면서 HD재 생산판매 비중이 상대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결국 상위업체들은 고급 제품 생산 확대로 외형 성장과 더불어 수익도 확대해나가는 반면 대다수 중소업체는 고급 제품에서 점차 밀려나면서 수익성 악화로 고전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CHQ-Wire업계, 대형업체 중심 재편 가능성 높아

  냉간압조용강선(CHQ-Wire) 주요 수요처인 국내 파스너업계는 올 상반기 CHQ-Wire 가격인상으로 원자재 구매비용이 커진 이후 구매 패턴이 달라지는 양상이다.

  자동차 부품을 제작하는 대형 파스너업체는 세아특수강, 동부특수강 등 많은 물량을 바로 소화해낼 수 있는 대형업체를 더욱 선호하는 추세다.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대형 파스너업체들도 사업 초창기와 달리 최근 잇따른 설비증설로 생산능력이 크게 확대되고 있고, 사업 환경이 바뀌면서 여러 곳에서 받던 원자재를 2~3군데로 줄이고 있다. 20~30년전 파스너 사업 초창기에는 비상 상황 발생시 원자재를 즉각 공급해줄만한 여력이 있는 업체가 국내에 없었으나 CHQ-Wire업체의 초대형화, 설비 고도화로 인해 충분한 재고와 안정적인 생산 시스템으로 즉납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1세대 경영에서 2세대 경영으로 넘어가면서 관리 시스템의 합리화도 시장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

  이와 달리 가전용, 건설용 등을 생산하는 중소형 파스너업체들은 가격이 비싼 포스코산 제품에서 점차 중국산으로 선회하는 분위기다. 즉 국내 CHQ-Wire업체에서 원자재 구매 비중을 크게 줄이고 저가의 중국산 원자재 사용비중을 늘리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주요 수요처인 자동차시장의 2012년 전망이 밝지 않아 CHQ-Wire 수요는 2012년 정체에 머물 것으로 우려된다. 이 경우 국내 상위 CHQ-Wire업체의 설비증설로 판매경쟁은 치열해지는 가운데 국내 높은 원자재 가격에 부담을 느낀 중소 수요처들이 수입산 원자재로 선회함에 따라 2012년을 기점으로 국내 CHQ-Wire 시장은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업계 일각에서는 일부 경쟁력을 갖춘 소형업체들을 제외하고는 대형 CHQ-Wire업체의 설비증설 이후 공격적인 마케팅, 그리고 주 수요처인 파스너업체들이 대형 공급업체 제품 내지는 수입산을 선호하면서 소형업체들이 설 자리를 잃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고급 열처리재는 상위업체들이 거의 휩쓸고 있는 상황이며 그나마 HD재로 버티고 있는 일부 업체는 수익 악화로 인해 흡수합병 내지는 사업 전환를 선택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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