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포항제철소 주물선고로 '終風'

포스코, 포항제철소 주물선고로 '終風'

  • 철강
  • 승인 2012.02.01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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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방정환 jhbang@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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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년간 조업, 국내 최장수 고로
대형고로 생산대체로 조강생산 증대, 원가절감효과 600억

  국내 유일의 주물선고로이며 최장수 고로인 포항제철소 주물선고로가 2월 1일 종풍식을 가지고 22년간 조업의 막을 내렸다.

  ‘종풍’이란 고로가 수명을 다하고 쇳물의 생산을 마치는 과정으로 이날 주물선고로는 마지막 불꽃을 끄고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 포항제철소 주물선고로 전경

  융해된 금속을 주형 속에 넣고 응고시켜 원하는 모양의 금속제품을 만드는 주물선을 생산해 오던 주물선고로는 국내 주물업계에 값싸고 좋은 품질의 주물선을 공급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1974년 연산 20만톤 규모의 고로로 출발한 주물선고로는 1기 고로가 1990년 6월 종풍한 후 1990년 9월 연산 65만톤 규모(내용적 1080㎥)의 신설 고로를 화입했다.

  주물선고로는 올해까지 22년 동안 1,764만톤의 쇳물을 생산했다. 기대수명을 한참 넘겼지만 건전한 노체로 말기 안정 조업을 유지하며 위용을 뽐냈다. 이러한 경이적인 조업 수준을 유지할 수 있는 배경은 축적된 포스코 고유의 기술과 설비관리에 있다.

  통상적으로 고로는 내부가 고열·고압에 노출돼 있어 수명이 15년에서 18년 정도임을 감안할 때, 주물선고로의 22년 조업은 경이적인 기록이다. 대부분의 고로는 가동 연수가 길어지면 내화물 마모 등 설비열화가 심해 20년 이상 수명을 유지하기 어렵다.

  포항제철소는 주물선고로가 갖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보수기술을 자체 개발함으로써 고로 장수명화 기술개발에 앞장서왔다. 설비강건화를 위한 조업·정비 간 워크숍, 전후 공정 간 커뮤니케이션과 QSS활동, 학습동아리를 통한 문제점을 발굴과 지속적인 개선활동도 고로 수명연장에 큰 도움이 됐다.

  주물선고로는 최근 준공되는 초대형화 고로와 비교할 때 조업 여건상 불리한 면도 많았지만 철저한 설비관리와 고도의 제선조업기술을 바탕으로 설계 생산능력을 훌쩍 넘은 연간 84만톤 이상의 쇳물을 꾸준히 생산해 포항제철소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주물선고로는 1999년 이후 고로 내부 벽면을 내화물로 코팅해 수명을 연장하는 노벽 스프레이 보수만 총 30회 이상을 실시했다. 2009년에는 국내 최초로 고로를 거의 비운 뒤 열화된 철피를 부분적으로 잘라내고 교체하는 대규모 공사를 성공적으로 완료하기도 했다.

  특히 주물선고로는 작은 크기를 강점으로 각종 테스트를 수행, 다양한 기술을 탄생시켰으며 이렇게 정립된 기술은 포스코 내 다른 고로에 확대 적용돼 포스코의 제선 기술력을 세계 최고로 만드는 데 크게 기여했다.

  포스코는 주물선고로 폐쇄 후 포항제철소의 다른 대형고로들의 생산량을 높여 오히려 기존보다 조강생산량을 늘릴 계획이다. 이에 따라 포스코는 연간 600억 정도의 원가절감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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