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가 올려 반덤핑 관세 부담 최소화
멕시코 물량, 중남미 시장으로 전환 검토
미국 가전업체 월풀의 제소로 ‘덤핑 판정’을 받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하단 냉동고형 프랜치도어 냉장고의 수출가격이 결국 오르게 됐다. 미국시장을 포기할 수 없는 만큼 미국에 공급하는 냉장고 수출가격을 올려 반덤핑 관세 부담을 최대한 낮추는 방안을 찾은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미국에 수출하는 프렌치도어 냉장고 가격을 평균 8%가량 인상해 지난 3월부터 적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15.9% 덤핑 판정을 받은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하는 제품 중 다수를 중남미시장으로 돌리는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LG전자도 북미 수출품 가격을 높여 덤핑 공세에 대응하기로 하고 가격 인상폭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에 비해 덤핑률이 높은 만큼 가격 인상폭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또 LG전자는 30%가 넘게 덤핑률이 적용된 멕시코 공장에 대해 폐쇄를 포함해 생산시설 이전 운영까지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LG전자 관계자는 “멕시코 공장을 폐쇄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지는 않고 있다”며 “가격 인상폭을 논의 중이고 삼성과 같이 생산품 일부를 다른 시장으로 돌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달 19일(현지시간) 삼성전자 냉장고에 대한 덤핑률이 한국산 제품 5.16%, 멕시코산 15.95%이고 LG전자 냉장고는 한국산 15.41%, 멕시코산 30.34%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프렌치도어 냉장고를 연간 7억달러 이상 미국에 수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가 미국에 판매하는 프렌치도어 냉장고도 전체 냉장고 매출 가운데 50~60%를 차지해 규모가 연간 5억~6억달러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수출 가격이 올라가면 미국 시장에서 한국 제품의 경쟁력이 약화되는 것은 사실”이라며 “국내업체 입장에서는 울며 겨자 먹는 심정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덤핑 판정이 이달 중 최종 확정되면 정부를 통해 WTO에 5월 중 제소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