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판사업, "적자인데 가격 인하라니?"

후판사업, "적자인데 가격 인하라니?"

  • 철강
  • 승인 2012.05.23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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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방정환 jhbang@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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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계, 주문량 축소 내세워 추가 인하 요구
후판 업체, 인하 불가 감산 ‘배수진’

 국내 후판업계와 조선업계가 2분기 가격을 두고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는 가운데 후판을 생산하는 철강사들의 후판부문 적자가 심각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 따라 후판 생산업체들은 가격 인하는 절대 불가하며 감산도 불사하겠다는 견해인 반면에 조선사들은 여전히 공급가격 인하를 요구하며 주문량 축소의 카드를 내밀고 있다.
 
 조선업체들은 애초 톤당 5만원 인하를 요구하다 얼마 전부터 2만원으로 낮춰 요구하고 있다. 중국과는 소폭의 가격 인하를 관철했고, 2분기부터 철강 원료가격이 하락한 만큼 추가로 가격을 낮춰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반해 후판업체들로서는 더 이상의 가격 인하는 불가하다는 견해이다. 1분기에 이미 과도하게 가격을 낮춰 공급하면서 적자가 발생했기 때문에 비록 2분기 원료 투입가격이 다소 낮아진다 하더라도 2분기에 추가로 가격을 낮추게 되면 적자가 심화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조선사들은 1분기 가격협상에서도 주문량을 줄이겠다는 생각을 보이면서 가격 인하를 종용했고, 결과적으로 주문을 늘릴 테니 가격을 낮춰달라는 뜻으로 선회한 바 있다. 이번에도 수입이라는 대안을 미끼로 주문량 축소를 내세워 구매력을 행사하고 있는 양상이다.
 
 이에 대해 후판업계 관계자는 “조선사들 상황이 예전에 비해 좋지 않은 것은 분명하지만, 후판업체들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면서 “1분기만 하더라도 후판사업에서는 적자 수준에 그쳤으며, 2분기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아 수익성 회복이 절실하다. 공정비용이 더 들어가는 후판 가격이 현재 시중에서 열연강판보다 낮다는 사실이 비정상적인 상황을 대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1분기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손익을 겨우 맞추었지만 동국제강은 후판사업에서 수백억원의 적자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2분기 원료가격이 낮아졌다 하더라도 실제 투입시기가 달라 6월경에나 반영되기 때문에 현재까지의 실적은 더욱 악화됐다는 것이 철강업계의 설명이다. 더군다나 3사 모두 설비 투자가 최근 3년 내 이뤄진 만큼 감가상각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철강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동국제강이 연산 100만톤 규모의 포항1후판공장을 폐쇄한 것만 보더라도 후판업계의 절박함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면서 “공급과잉 구조 속에서 수요 감소에 대응하고자 자구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다른 한편으로 후판업계는 수익성 회복을 위해 비조선용 후판의 가격할인 축소에 나설 전망이다. 비조선용의 경우 조선용 후판 가격 하락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으며, 조선용 수요 감소로 비조선용 공급 경쟁이 심화되면서 최근 들어 할인 폭이 확대된 바 있다.
 
 수익성이 절실한 후판업계는 조선사와의 가격 협상에 물러서지 않으면서 비조선용 후판 부문에서 최대한 할인을 줄여 수익성을 회복시켜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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