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공업체 사업다각화, 쉬운 탈출구 아니다

유통가공업체 사업다각화, 쉬운 탈출구 아니다

  • 철강
  • 승인 2012.10.24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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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에스앤앰미디어 hyjung@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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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강업계의 계속되는 불황은 업체들로 하여금 다양한 생존전략을 요구하고 있다.

  그 중 가장 일반적인 것이 사업다각화이며 관련된 상하공정으로 진출하는 것이 가장 흔히 있는 일이다. 기존 사업과 완전히 무관한, 경험이 없는 생소한 분야로의 진입은 ‘장님 문고리 잡기’와 마찬가지로 위험성이 크기 때문이다. 

  또한 최근에는 사업다각화, 신규 사업 진출이 유통가공업체까지 크게 확대되는 분위기다. 신규사업에 진출한 유통가공업체 중 적지 않은 업체들이 성공해 더 큰 외형과 더 많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신규사업에 실패해 기존사업까지 나락에 빠진 업체도 적지 않게 본다.

  우리는 이들의 성패 원인을 충분히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우선 철강 및 비철금속 유통가공업체들의 신규사업 진출 원인은 시장 환경의 급격한 변화에서 찾을 수 있다. 과거 공급자 주도 시장에서는 물량 확보만으로도 판매는 물론 충분한 이익 확보가 가능했다. 가격도 거의 고시 가격 비슷하게 정해져 있음은 물론 경우에 따라서는 좀 더 많은 이윤을 남기기도 어렵지 않았다. 대형 철강사의 대리점 자격 확보는 그야말로 ‘땅 짚고 헤엄치기’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그러나 2000년대 이후로 시장은 급격하게 변하기 시작했다. 시장은 공급자 주도에서 수요가 우선으로 급격히 전환됐다. 철강재 각 품목에서 공급자들이 늘어났음은 물론 수입재도 또 다른 중요한 공급처 역할을 하게 됐다. 바야흐로 철강 시장에서 판매는 결코 당연한 일이 아니라 치열한 경쟁을 통해 쟁취할 수 있는 일이 돼버렸다. 하지만, 기존의 유통가공업체 상당수가 과거와 같은 갑의 위치를 쉽게 바꾸지 못했다. 시장 여건은 크게 변했는데 이를 인식하지 못하고 예전처럼 일방적인 판매 방식 역시 그대로였다.

  그러나 예전 같으면 참고 말았을 수요가들이 먼저 환경변화를 체감하기 시작했다. 다른 공급처를 충분히 확보할 수 있음을 깨닫기 시작했다. 이런 이유로 유통가공업체들의 판매경쟁은 점차 현실화되고 점점 더 심화되었으며 외형과 수익성은 역시 점차 축소되고 나빠지기 시작했다.

  특히 기존 갑의 위치에서 변화되지 못한 공급자, 유통가공업체들은 결국 판매경쟁에서 떨어져 나가기 시작했다. 물론 시장의 변화를 재빨리 감지하고 수요가 중심으로의 변화를 좀 더 일찍 인식하고 체질을 서둘러 바꾼 업체들도 있다. 이들의 외형과 수익성은 그래도 조금 더 나은 편이라고 볼 수 있다.

  아무튼, 점차 레드오션(Red Ocean)화 된 철강 유통가공시장에서 벗어나고자 신규사업을 시도했지만, 그 결과는 극단적으로 갈렸다. 업종 선택과 자금력 등이 가장 중요한 요소지만 첫 번째 관건이 기존 사업과의 연계성, 두 번째는 과거 갑의 자세에서 얼마만큼 빨리 변화를 이루어냈느냐가 좌우했다고 볼 수 있다.
철강 유통업체의 사업다각화 역시 단순한 탈출구가 아니었음이 충분히 확인됐다. 또 하나를 잘하면 열을 잘한다는 속담도 거의 예외가 없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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