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신뢰회복·상호협력 원년 돼야

진정한 신뢰회복·상호협력 원년 돼야

  • 철강
  • 승인 2013.01.09 06:50
  • 댓글 0
기자명 에스앤앰미디어 hyjung@snmnews.com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계사(癸巳)년, 2013년이 시작됐다.

  그 어느 때보다도 어려운 한 해를 보낸 철강 및 비철금속업계이기에 새로운 한 해에 대한 기대 또한 클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현재의 시장 상황에 대해 좀 더 솔직하게 분석하는 것이 우선해야 할 일이다.

  작금의 철강 및 비철금속 업계 어려움의 가장 큰 이유는 세계 및 국내 경제 성장률 둔화 탓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철강산업은 세계적 공급 과잉이 어려움을 더 크게 만들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는 건설과 조선 등 상당수 업종의 장기 침체와 생산 감소가 철강 및 비철금속 산업 부진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 최근 철강 시황 악화와 시장 혼란을 단순히 경기(景氣) 순환 요인으로만 해석하기에는 상당히 부족하다. 바로 생산능력 확대와 확충으로 인한 공급자 증가와 공급 과잉, 특히 저가(低價) 수입 증가가 시황 악화는 물론 시장 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또 시장 참여자 사이의 불화와 불신이 시장을 혼란하게 만드는 더 큰 요인이라고 판단된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철근과 후판이 아닌가 생각된다. 철근은 공급자인 전기로 제강사와 수요가인 건설사 사이에 오랜 불신이 존재하고 있다. 오죽하면 듣도 보도 못하던 ‘선 출하 후 정산’이라는 가격결정 방식이 생겨났고 오랜 시간 계속되고 있다. 판매 또는 매입 중지와 같은 파행이 반복되고 있지만, 여전히 제대로 된 대화와 협상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후판 시장은 오랜 기간 공급부족의 어려움을 겪었던 수요가인 조선사들이 이제는 갑의 횡포를 거듭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후판 공급과잉 속에 걸핏하면 중국산 등 수입을 이유로 가격 인하를 종용하고 또 실제로 수입도 상당량 계속되고 있다.

  유통시장에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철강의 속성 중 하나인 거래 쌍방 간의 신뢰와 협력을 바탕으로 한 장기 거래는 말 그대로 사라지고 있다. 오직 가격이 구매 의사 결정의 핵심이 되면서 심지어는 파는 유통가공 업체나 사는 수요업체 모두 불안하고 불만족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또 철강 제조업체 사이에도 대화와 협력이 사라지고 있다. 그 극단이 이번 공정위의 냉연판재류 가격담합 조사 과정에서 일어난 리니언시(Leniency)라고 볼 수 있다. 또 수입재에 대한 엄연한 시각 차이와 오월동주(吳越同舟)식 대응 또한 비슷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는 일이다.

  결국, 시장 내에 엄연히 존재하게 된 이러한 불신과 대화 부재가 시장의 혼란을 고착화하는 요인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경기가 호전된다고 해서 그것이 시장의 안정으로 이어질 것으로는 보기 어렵다. 무엇보다 철강 제조 및 유통가공업계, 그리고 수요업계와의 대화와 신뢰 회복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시장의 파행과 불신, 그로 인한 혼란과 어려움은 해소될 수 없을 것이다.

  극심한 시장 상황 변화를 경험하고 장기간의 불황과 침체에서 벗어나려고 하는 올해가 진정한 신뢰회복·상호협력 원년이 될 수 있는 적기(適期)일 것이다. 그것을 위한 준비와 노력을 서둘러야 할 시점이다.
저작권자 © 철강금속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