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요금 인상의 불편한 진실

전기요금 인상의 불편한 진실

  • 철강
  • 승인 2013.01.14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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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박기락 krpark@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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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기락 기자
  한국전력공사가 14일부터 산업용 전기요금을 평균 4.4% 인상한다. 한전의 전기요금 인상은 1년 5개월 동안 4차례로, 총 누적 전기요금은 18%  이상 오른 수치다.

  업계 안팎으로 정부가 ‘당분간 전기요금 인상은 없다’는 말을 뒤집고 한전의 인상안을 인가한 것에 대해 적절치 못했다는 지적이 많다.

  특히 철강 업계는 이번 전기요금 인상으로 말미암은 수익성이 크게 저하될 것으로 우려한다. 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 1년 반 동안 전기요금 인상으로 철강업계가 부담해야 할 비용이 1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반면 전기요금 인상이 발표된 다음날인 10일 한국전력의 주가는 급등했다. 증권가에서는 전기요금 인상으로 한전의 실적이 대폭 개선될 것이라면서 일제히 목표가를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한전은 전기요금을 꾸준히 인상한 지난 1년 반 동안 한 번도 분기 흑자를 실현해 내지 못했다. 이와 관련해 한전 측은 “전기요금 인상률이 예상보다 낮아 실적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 탓”이라고 해명했지만, 지난해 말 직원들에 대한 성과급 지급 내용을 보면 적자를 이어가는 회사 실적을 무색하게 하고 있다.}

  2011년까지 한전의 적자액은 82조원으로 해마다 느는 추세다. 하지만, 지난해 들어서만 자체성과급 제도까지 도입해 직원들에게 3,000여 억원을 지급했다.

  특히 자체성과급은 공기업 의무사항이 아닌 것으로 해마다 부는 적자액을 상기할 때 성과급 지급이 타당했는지 따져볼 일이다. 해마다 불어나는 적자액이 증명하는 한전은 분명히 경영난에 처해 있다. 하지만, 성과급 지급과 같은 사안으로 국민과 업계의 비난 어린 눈총을 받는 한전이 전기요금 인상으로 경영난을 타개하겠다는 의도를 내비치는 것은 부적절하게 보일 수밖에 없다.

  한전이 요청하고 정부가 승인한 이번 전기요금 인상은 깊은 고민을 통해 스스로 혁신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는 가운데 가장 빠르고 편리한 방법을 선택하고자 국민의 삶 전반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마저 간과해버린 결정으로 보여 안타까움을 더한다.

  한편, 일각에서 가정용 전기소비량이 선진국들과 대비해 적고, 산업용이 전체 소비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이 월등히 많아서 산업용 전기요금만을 올려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전기 등 에너지를 비롯해 철강 역시 원자재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가정용과 산업용을 구분할 것 없이 인상분에 대한 궁극적인 부담을 국민이 떠안게 된다는 점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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