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부터 산업용 전기요금 4.4% 인상...2천억원 추가 부담 우려
합금철, 전기로제강, 특수강 업체 타격 클 듯...원가상승분 반영도 쉽지 않아 '고민'
14일부터 산업용 전기요금이 4.4% 인상됨에 따라 에너지 다소비 업종인 철강업계의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지난 2011년부터 이번까지 모두 4차례나 전기요금이 인상되면서 철강업계는 모두 9,300억원의 추가 부담을 안은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번 인상만으로도 총 2,000억원 전후의 원가 부담이 늘어날 전망이다.
철강업계 가운데 가장 부담이 큰 업종은 합금철과 전기로 제강사, 특수강 제조업체들이 꼽히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매출원가에서 차지하는 전력비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업종이다.
특히 합금철 업체들은 전력비 비중이 가장 높은 업종으로, 매출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30% 가까이에 이른다. 단순계산만으로도 이번 전기요금 인상에 따라 매출원가가 1.3% 상승할 전망이다.
실제로 포스코와 동부메탈이 합작설립한 합금철 업체인 포스하이메탈은 지난 2011년 487억원의 매출원가 가운데 전력비가 109억원에 달해 22.4%의 높은 비중을 기록했다. 다른 철강 제조업체들에 외형은 작지만 전력비중이 높아 이번 전기요금 인상에 적잖은 타격이 예상된다.
전력 소비량이 가장 많은 전기로 제강사와 특수강 제조업체들도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우선 포스코는 부생가스를 이용한 자가발전 때문에 전력비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1.7% 정도지만 연간 4,000억원 정도를 전기요금으로 지출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요금 인상으로 200억원 가량 추가 부담이 예상된다.
국내에서 삼성전자 다음으로 가장 많은 전기요금을 내고 있는 현대제철은 지난해 약 8,000억원을 전기요금을 지출했다. 이번 4.4% 인상으로 약 350억원의 추가 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보여 철강업계 가운데 가장 큰 부담을 안게 될 전망이다.
동국제강은 지난해 약 2,000억원의 전기요금을 냈는데, 이번 인상으로 인해 약 90억원의 추가 지출이 예상된다. 지난해 약 1,300억원의 전기요금을 지불한 동부제철과 세아베스틸은 약 50억원의 요금 부담을 더 안게 될 전망이다. 이들 외 다른 주요 제조업체들도 수억에서 수십억원에 이르는 전기요금 부담을 안게 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러한 외부적 요인으로 인한 원가 상승분을 제품가격 인상으로 연결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철강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철강업계가 정부 시책대로 절전활동을 모범적으로 시행했지만 결국 전기요금 인상을 피할 수는 없었다"면서 "현재 철강업계 대부분이 극한적인 원가절감에 나서고 있지만 이번 요금 인상으로 원가 상승 부담이 커져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