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이운형 회장, 우리는 당신을 기억합니다

故 이운형 회장, 우리는 당신을 기억합니다

  • 철강
  • 승인 2013.03.13 06:50
  • 댓글 0
기자명 에스앤앰미디어 hyjung@snmnews.com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철강업계의 진정한 신사(紳士) 이운형 세아그룹 회장이 지난 10일 갑자기 우리의 곁을 떠났다.

  40년 철강 외길로 죽는 날까지 철강업만 하면서 살겠다던 이회장이 여전히 왕성한 경영활동을 하던 중 66세의 길지 않은 삶을 갑자기 마무리했다.

  우리 철강인들은 이운형 회장에 대해 겸손하고 온화하면서도 합리성을 겸비한 전형적인 외유내강(外柔內剛)의 진정한 철강인으로 기억하고 있다. 또한 그의 경영 철학 역시 창업자인 선대로부터 면면히 이어진 인간존중을 바탕으로 한 투명하면서도 내실 있는 경영을 꼽고 있다.

  이런 경영 철학과 이 회장의 리더십을 바탕으로 전 임직원이 하나가 돼 세아그룹은 결코 티 내지 않고 조용하면서도 꾸준한 성장을 계속해 자산규모 50위의 국내 유수그룹으로 성장해왔다. 세아그룹의 모태이자 국내 1위 강관사로 우뚝 선 세아제강은 물론 2003년 법정관리 중이던 기아특수강을 인수해 오늘날 연매출 2조5천억원 규모의 최대 특수강 회사인 세아베스틸로 성장시켰다. 이 외에도 한국번디, 세아특수강, 세아에삽, 세아메탈에 이르기까지 창립과 인수를 통해 철강 각 분야로 사업을 확장해 왔다.

  철강업계는 물론 재계에서도 이 회장과 세아그룹에 대해 본받을 것이 많다는 칭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성공적인 형제경영과 CEO 책임경영 체제를 근간으로 겸손과 합리성을 바탕으로 묵묵히 기회를 기다리다 결정적인 순간에 과감한 투자를 실행하는 외유내강과 끈기, 그리고 결정적인 과감성이 오늘의 세아그룹 성장의 열쇠라고 판단하고 있다.

  실제로 기아특수강 인수 당시, 경제 상황이나 여러 여건 등이 좋지 않아 당시 임직원 거의 모두가 이를 반대했으나 이 회장과 이승휘 부회장만이 자동차산업의 성장을 예견하고 인수를 추진해 오늘날의 세아베스틸로 성장시킬 수 있었다고 전해진다. 조용하지만 필요할 때는 명확한 판단력과 과감성을 발휘했기에 가능했던 일임이 틀림없다.

  한편 이 회장은 활발한 문화예술 활동과 장학 기부를 통해 ‘가치 있는 세상 만들기’에 앞장서 왔다. 특히 오페라에 대한 열정이 커 국립오페라단 이사장직을 오랜 기간 맡았으며 현재도 후원회장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었다. 세아해암 학술장학재단을 통해 장학금, 학술연구비, 교육기관 지원 사업을 활발히 펼치고 있으며 메세나 활동과 더불어 1억원 이상 기부자 모임인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이기도 했다.

  회사 직원들에 따르면 이 회장이 어떤 상황에서도 화를 내는 적을 본 적이 없다는 이야기처럼, 항상 어느 자리에서든 온화한 미소로 마주해주던 그였기에 그를 잃은 철강인들과 관계자들의 슬픔과 안타까움이 더욱 큰 이유다.  

  외유내강의 진정한 철강인, 이운형 회장이 우리 곁을 떠났다. 우리 철강산업을 위해 조금 더 큰 애정과 활동을 보여주지 못한 그가 못내 아쉽고 안타깝다. 이제 우리 철강인들은 옷깃을 여미고 그의 합리성과 부드러움 속에 강인함의 가치를 되새겨 급변하는 철강산업의 미래를 위해 다시금 마음을 다잡아야 할 것이다.

  우리는 당신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저작권자 © 철강금속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