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회장, 원칙이 정답이다

포스코 회장, 원칙이 정답이다

  • 철강
  • 승인 2013.09.09 06:50
  • 댓글 0
기자명 에스앤앰미디어 hyjung@snmnews.com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올해 초 새 정부가 들어선 이후 정치권과 재계 안팎에서는 포스코 회장의 거취에 대한 소문이 무성했다. 정권과 함께 포스코 회장이 바뀌는 일이 반복되다 보니 비슷한 일이 일어날 것이라는 이야기였다.
그런데 지난 6일 아침에 모 종합 일간지가 정준양 회장이 청와대에 자진 사퇴의 뜻을 전했다는 기사를 보도했다. 정 회장이 지난달 청와대로부터 조기 사퇴 요청을 받고 고심하다 3일 국세청의 세무조사 등 압박이 심해지자 자진 사퇴를 택했다고 전했다.

  물론 곧바로 포스코 측은 사실이 아니라고 입장을 밝혔다. 포스코 홍보실은 “금일 보도된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최근 중국에서 경제사절단 초청만찬과 청와대 10대 그룹 만찬, 베트남 경제사절단에서 빠진 것, 국세청 세무조사 등과 관련해 각종 소문이 확대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현재로서는 일간지 보도가 잘못됐고 또 너무 앞서나간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만일 사실이라면 원론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 반복되고 있음이다.   

  사실 지금까지 포스코 회장은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면 바뀌는 자리가 되고 말았다. 특히 민영화 된 이후에도 유상부 회장, 이구택 회장이 정권 교체 이후 모두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 하차했다. 이번에 정준양 회장까지 비슷한 길을 걷게 된다면 포스코와 국내 철강업계의 불행이요, 한국 경제에 대한 부정적 시각과 영향을 피할 방법이 없는 일임이 분명하다.

  대한민국 철강산업의 리더이자 경쟁력 세계 1위 철강사인 포스코에 대한 관심은 국내외 안팎에서 지대하다. 특히 외국인 지분이 절반을 넘어 51.8%에 달하는 반면 정부 지분은 하나도 없는 포스코가 정권에 의해 회장이 바뀌는 등 외압에 시달린다는 사실은 원칙을 벗어난 극히 부정적인 일이다. 또 그로 인해 안정적인 경영이 불가능하다면 회사 자체에 대한 판단마저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민간 기업에 대한, 특히 전문경영인에 대한 평가는 최종적으로 경영실적과 비전에 대해 주주들이 판가름하는 것이 자본주의 시장의 근본 원리다. 그것이 뿌리 채 흔들리는 모습은 포스코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기업환경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될 것이 분명하다. 

  전임 이구택 회장은 지난 2009년 2월 퇴임의 변으로 “6년의 재임 기간 중 가장 힘든 일이 전문경영인, 사외이사제에 대한 사회적 불신이었다. 대주주가 없는 회사에서 전문경영인 체제에도 불구하고 불신임으로 내몰리게 하는 우리 사회의 불신임이 본인을 가장 괴롭혀 왔다“고 말했다. 더불어 ”한국에서도 포스코의 전문경영인 제도가 모델로서 발전해야 하며 최고경영자는 임기에 연연하지 않아야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다“고 소회를 밝힌 바 있다.

  지금 포스코를 비롯한 철강업계는 공급과잉과 경쟁심화라는 위기 국면을 극복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다. 이런 마당에 업계 리더 포스코를 흔드는 것은 그야말로 찬물을 끼얹는 일이다. 안정된 조직 아래서 장기적이고 글로벌한 전략 수립과 체계적인 추진이 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정치권의 할 일이다.

  포스코 회장 자리는 ‘정권의 몫’ 아니면 적어도 ‘권력의 측근’이 앉는 자리라고 인식하고 있는 이가 있다면 지금이라도 빨리 떨쳐내야 할 생각이다. 원칙에 어긋난 일의 시작은 잘못된 결과를 가져올 뿐이다. 원칙을 지키면서 자중자애(自重自愛)하는 것이 때론 권력의 최선임을 지나온 역사는 충분히 입증하고 있다
저작권자 © 철강금속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