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사 직수입, 수입대응 명분 잃어

제조사 직수입, 수입대응 명분 잃어

  • 철강
  • 승인 2013.12.16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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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차종혁 jhcha@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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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종혁 기자
  최근 국내 철강 제조사들이 적극적으로 수입 대응 정책을 펼치고 있다. 저가의 수입산 철강재가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국내에서 점유율을 점차 높여가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시장에서 수입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면서 국내 철강 제조사의 위기의식은 고조되고 있다.

  업계 분석에 따르면 수입 대응은 단기 효과는 크지만 장기적인 효과는 미흡하다. 수입 대응의 핵심이 저가 대응에 맞춰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수입 대응을 위한 지속적인 저가 판매는 제조사의 수익성 악화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이 점에서 수입 대응은 빠른 효과를 얻기 위한 과감한 결단과 함께 신중한 판단이 요구된다.

  이에 앞서 더욱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게 있다. 제조사들이 수입 대응에 대한 명분을 잃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그러나 철강업체의 수입 대응 정책을 보면 일부의 경우 이미 명분을 잃은 것으로 보인다.

  일부 철강 제조사의 경우 수입 대응을 목적으로 동일한 품목을 수입해서 판매하고 있다. 저가의 수입산에 대응하기 위해선 저가의 수입산으로 막을 수밖에 없다는 게 직수입의 이유다. 저가 수입산으로 인해 내수기반이 약해지는 것을 그냥 내버려둘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고심 끝에 내린 결정으로 보인다. 일부에서는 국내 경쟁사의 내수 점유율 확대를 막기 위한 방편의 하나로 해석하기도 한다.

  그러나 국내 철강 제조사가 생산 및 판매하고 있는 제품을 수입업체도 아닌 제조사가 직접 수입해 판매하는 행위는 설득력이 떨어진다.

  제조사가 동일 품목을 직수입해 판매하는 한 저가 수입산의 과다 유입에 따른 피해를 운운하며 수입 대응에 나서기엔 명분이 떨어진다.

  당장은 단기 수입 대응 효과를 볼 수 있겠지만 국내 제조사의 수입 대응 명분을 잃게 된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는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더 많을 수도 있다. 제조사의 직수입은 국내 제조사의 내수기반을 지키기 위한 노력과 명분을 힘없이 무너뜨리는 또 하나의 요인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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