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제철기업 하이신(海鑫)철강이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했다.
하이신철강은 14일 만기도래한 은행대출 상환에 실패해 지난 7일 태양광 업체인 상하이 차오르 솔라에 이어 2번째 디폴트 기업이 됐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중국 정부가 태양광 업체에 이어 철강회사도 부도처리, 중복과잉 투자가 심각한 부실업종에 대한 본격적 정리에 나섰음을 분명히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중국 경제 의존도가 절대적인 우리나라를 포함해 세계경제에 큰 충격이 예상된다.
이번 하이신의 디폴트는 중국내 철광석 현물 가격이 10% 이상 급락하면서 시장이 부진을 겪은 것이 요인으로 풀이된다. 또한 투자해왔던 진샹투자보증이라는 신용보증사가 최근 경영난을 겪은 것도 타격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하이신철강은 산시성의 2대 철강기업이며 산시성 민간 최대 규모다. 이로 인해 상호채무가 많은 석탄업체 등 다른 거래 기업들이 지역 전체에서 연쇄 디폴트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편 차오르 솔라 이후 두 번째 디폴트가 발생한 것은 중국 정부의 정책 변화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앞서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폐막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이제 기업이나 금융상품의 디폴트가 불가피하다”고 경고했다.
리 총리는 ‘모럴 해저드’ 문제를 시정하기 위해 정부가 개입해 기업 부도를 막았던 기존 관행을 바꿔 몇몇 민간 기업의 디폴트를 막지 않기로 했다고 FT는 전했다. 결국 중국 정부가 그동안 부실기업이 쓰러져도 지방정부가 떠맡는 방식으로 부도를 내지 않아왔으나, 그 결과 지방 정부가 파산할 지경으로 부채가 급증하면서 불가피하게 기업 파산을 허용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하이신의 경우 중국 철강업계 30위 안에도 못 드는 비교적 작은 업체여서 문을 닫아도 시스템 차원의 위기 가능성은 없을 것으로 당국은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