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다 더 새롭고 빠른 뉴스와 정보에만 집중하던 미국의 인터넷 뉴스 업계에 새로운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는 소식이다.
10건 안팎의 정제(精製)된 뉴스를 하루 한 번 또는 오전, 오후로 나눠 제공하는 뉴스앱의 등장이 바로 그것이다. 온종일 물 흐르듯(Streaming) 시시각각 변하는 뉴스를 제공하는 지금까지의 인터넷 뉴스 제공 방식(Trend)에 역행하는 움직임이 아닐 수 없다.
야후(Yahoo)가 지난 1월 미국 내 이용자에게 시작한 ‘뉴스 다이제스트’는 오전과 오후 각각 10건 미만의 기사를 골라 요약본과 관련 동영상, 이미지, 용어 해설을 함께 내보낸다. 꼭 알아야 할 뉴스를 조·석간 신문 발행처럼 모아서 제공한다는 의미다. 뉴욕타임스가 이달 초 내놓은 ‘뉴욕타임스 나우(Now)’ 앱도 분야별로 중요 뉴스를 모아서 제공하는 비슷한 방식이다.
전통 언론은 아니지만 새로운 ‘24시간 뉴스’의 대표 격인 페이스북도 지난 2월 이용자가 주요 뉴스, 기업, 지구, 가정 등 10개 주제를 정하면 편집자들이 주제에 맞춰 하루 한 번씩 관련 뉴스를 골라 보내주는 앱을 출시했다. 이 앱의 이름은 ‘더 페이퍼(The Paper)’다.
새로운 트렌드는 지금까지와 달리 “뉴스를 모아서 읽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뉴스, 정보의 홍수로 인해 인터넷 상에서 개별 뉴스의 생존 주기는 그만큼 짧아지고 있다. 중요한 뉴스가 물 흐르듯 흐르는(Streaming) 새로운 뉴스로 인해 충분히 노출되지 못하고 사라지기 일쑤다. 많이 본 뉴스, 인기 검색어와 같은 방식으로 일정기간 최대 클릭 수를 기록한 뉴스를 별도로 표시하지만 이것 또한 일과성, 단순성을 벗어나기 어렵다. 특히 화제성 선별이 대부분이다.
모아서 읽는다는 의미는 결국 ‘편집’을 의미한다. 이는 곧 신문(Newspaper)의 독특한 기능과 일치한다. 그날의 뉴스다운 뉴스(중요 뉴스)는 다 읽고 싶다는 정보 욕구 충족에 아주 유효하다. 결국 전문가(편집자)들의 선별과 편집에 의한 정제된 뉴스를 종합해서 보겠다는 의미가 된다.
결국 그저 빠르고 새로운 뉴스에만 집착하던 뉴스 수요가들이 기존의 인터넷 뉴스 방식에 식상하게 됐고 그 단점을 깨닫게 됐다고 판단된다. 실제로 뉴스 사이트는 아니지만 철강비철금속 관련 블로그나 카페에서 오래된 정보가 마치 새로운 뉴스처럼 게재되면 이를 즉각적으로, 제대로 구분할 수 있는 관계자들은 별로 많지 않다는 기억이다. 따라서 독자들은 이제 그야말로 빠른 뉴스와 정보 홍수 속에 가치와 중요도에 따른 선별을 전문가들에게 의존하는 것이 옳다는 판단을 하게 된 것으로 이해된다. 신문(Newspaper)의 부활까지는 아니더라도 그 고유한 기능을 다수의 독자가 원하고 있다고 판단된다.
물론 과제는 남는다. 인터넷 상에서 어떻게 효과적으로 종이신문과 같은 편집 기능을 제대로 살리고 표현할 것인가의 문제다. 그러나 반드시 극복하고 해내야 할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