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이후 철강시장을 짚어본다③

하반기 이후 철강시장을 짚어본다③

  • 기획특집
  • 승인 2014.07.02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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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방정환 jhbang@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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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과잉 기조 여전...중국산 시장 잠식 해결해야"

‘안전 이슈’ 부각으로 불량강재 사용 근절
철강 무역규제 급증…업계ㆍ정부 공동대응 ‘절실’

-----「하반기 이후 철강시장을 짚어본다②」에서 이어집니다 -----

 △ 사회 : 하반기 철강경기는 어떻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하는가?
 
 △ 문정업 대신경제연구소 대표 : 4월까지 세계 조강생산 추이를 보면 전년대비 2.5% 증가했다. 1월부터 전년대비 증가세 보이고 있다. 이는 세계 철강 소비도 그만큼 이뤄졌다는 얘기다. 세계 철강업계 가동률이 78.8%까지 올랐는데 지난해 4월 이후로 가장 높은 상황이다. 글로벌 철강경기가 나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세계철강협회 철강소비 전망치를 보면 지난해 10월 3.7% 증가로 예상했지만 지난 4월 수정전망에서는 3.1% 증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철강 소비 중심인 중국이 상황이 나쁘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현재 중국에서 밀어내기 수출을 하고 있어서 지난 4월에 중국산 수입이 사상 최악의 수준이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수요는 연말까지 늘어난다 하더라도 공급과잉 기조는 피하기 어렵다. 철강 가격도 하반기로 가면서 돌아서는 모습을 보이겠지만 강보합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한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원료가격 안정화로 2~3분기로 갈수록 저가원료 투입으로 인한 수익성이 개선될 수 있다는 점이다.
 
 △ 함영철 현대제철 상무 : 환율이 떨어지고 원료가격도 하향안정화 되어 좋지만 원료가격이 떨어지는 것에 비해 제품가격 떨어지는 것이 훨씬 빠르기 때문에 철강업체들이 감당하기 힘들다. 중국은 생각보다 더 심각해서 경기부양책이 전혀 먹혀들지 않고 있다. 조강생산은 중국이 1분기에만 4.3% 증가했다. 늘어나는 생산량을 소화하지 못하면서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올해 월 생산량은 이미 7천만톤을 돌파했다. 지난해에는 월생산량이 7천만톤을 넘은 적이 없었다. 최근 허베이성에서 구조조정을 발표했지만 실제 집행이 되지 않는 것 같다.
 
 △ 민동준 대한금속재료학회 부회장 : 가격도 중요하지만 가장 두려운 것은 우리나라 건설사, 조선사들이 중국 철강 소재에 적응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지만 중국 철강산업도 국내 수요에 적응하기 시작했고 우리나라 수요도 중국 철강에 적응하기 시작했다. 적응하기 시작하면서 우리가 잡고 있는 것이 풀려가는 느낌이다. 과거 중국산 철강재에 대한 불신감이 있었지만 지속적으로 사용이 늘면서 해소되고 있다. 이런 부분에 대한 주의가 더 필요하다.
 
 △ 함영철 상무 : 철근은 과거 아파트 공사에 중국산을 쓰고 나서 주민들의 항의를 받은 사례가 있어서 대규모 민간 아파트에는 중국산을 거의 쓰지 않고 소규모 공사에만 쓰이고 있다. 하지만 H형강은 중국산이 거의 판세를 잡아가고 있다. 정품으로 수입되어 정당하게 경쟁하면 좋겠지만 실제로는 무분별하게 들어오고 있다. 대형 건설업체들은 아직 중국산 H형강을 쓰지 않지만 소규모 공사의 경우에는 수요의 절반 정도를 중국산이 차지하고 있다. 제대로 된 제품이 수입돼 들어오면 문제가 되지 않지만 불량제품 수입이 너무 많다는 것이 문제다.
 
 △ 사회 : 그런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일본은 좋은 모델이 아닐까 싶다. 일본의 수입기준이 상당히 높고 산업계 협력체제가 잘 갖춰져 있어서 수입 비중이 10%를 넘은 적이 없다. 반면에 우리는 모든 것을 다 풀어놓고 자생력으로만 버텨야 하는데 이는 무리라고 생각한다. 산업구조 등 우리나라와 많이 다른 것은 사실이지만 좋은 모델이 있는 만큼 따라갈 점은 따라가야 한다. 국내 철강경기에 대해 각 업체별 이야기를 들어보자.
 
 △ 오인환 포스코 전무 : 수요산업부터 보면 철강이라는 게 워낙 무거워서 경기 좋아진다고 확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환율이 아무리 평가절상이 되도 공장을 돌려야 하니 한계원가 나오면 무조건 돌린다. 자동차 같은 경우도 마진 줄어들어도 생산을 안 할 수 없다. 자동차는 지난해보다 조금 낫지만 결코 수요가 좋아져서 그런 것은 아니다. 가전은 유럽, 일본 등을 위주로 조금 나아지고 있고 건설도 조금 나아진다고 한다. 조선은 작년에 수주는 급하게 채워놨는데 저가로 수주해서 1분기에 적자가 났다. 수주는 문제없지만 중국산이 대거 점령을 하니까 문제다. 조선에서 가격인하 압력이 크지만 철강가격은 더 내려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수입 철강재 문제에 대해 많이 얘기했는데 우리는 철강이 경쟁력 있다고 생각하고 1990년 초반부터 관세를 없앴다. 철강 관련 관세가 없는 나라는 우리나라와 일본 정도다. 하지만 일본과는 문화적 차이가 있다. 일본은 집단문화가 있어서 돌파가 어렵지만 돌파하고 나면 오히려 쉬운 부분이 있다.
 국내에서 수입에 대한 정책을 세우자면 규제가 아닌 안전 쪽으로 해야 된다. 국민의 안전을 지키겠다는 취지로 정책을 세우면 불량 수입 철강재를 막을 수 있을 것이다.
 
 △ 함영철 상무 : 현재 조선사들은 수익이 나지 않는다는 이유로 철강가격 인하압박이 상당하다. 자동차와 관련된 냉연만 수급측면에서 가격인하 요인이 없어 당분간 괜찮지 않을까 싶다. 원료 측면에서는 철광석, 원료가격이 떨어지면 가격인하 요청이 있을 수 있지만 수급 측면에서는 인하 요인이 없다. 하지만 나머지 품목은 좋을 것이 하나도 없다. 건설에서는 가장 중요한 주택건설이 사라졌다. 전년 기저효과로 올해 수주액이 조금 늘었다고 하지만 매년 120조원 정도였던 수주액이 지난해 91조원에 불과했고 올해 수주전망은 95조원으로 발표됐지만 실제로는 90조원을 넘기 힘들 것 같다. 이처럼 국내 시장 안 좋고 해외 시장도 안 좋지만 결국 수출을 할 수 밖에 없다. 수출이 늘 수밖에 없지만 환율 하락 등으로 손익 측면에서는 마이너스다. 통상문제도 심각하다. 예를 들어 지난해 캐나다로 철근을 6만톤 수출했고 올해에 1만톤을 수출했는데 캐나다에서 최근 반덤핑을 걸었다. 변호사를 선입하면 최소한 3~4억원 들어가는데 대응을 안 하자니 수출이 완전히 막힐 것 같다. 지금 반덤핑 제소건이 14개국에서 51건에 이른다. 철근뿐 아니라 모든 제품에서 통상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해외시장을 어렵게 돌파하고 있다.
 
 △ 사회 : 판재류와 봉형강류 모두 쉽지 않아 보인다. 특수강은 하반기를 어떻게 전망하는지?
 
 △ 윤기수 세아베스틸 부사장 : 국내 특수강 수요는 지난 2011년 최정점에 이르렀다가 2012년에 7%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지난해 다시 1% 성장했고 올해의 경우에는 지난 4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4.7% 성장했다. 중장비 외 건설이나 가전산업은 특수강 수요에 큰 영향이 없고 자동차가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나마 자동차가 괜찮다보니 올해 특수강 수요는 지난해에 비해 5% 성장할 것으로 본다.
 제일 걱정스러운 것은 중국산 수입이다. 특수강 시장은 예전에 진입장벽이 있었지만 이제는 중국에서 소재를 쓰면 국내에서도 그냥 쓴다. 오히려 고객사에서 값싼 중국 소재를 안 쓰면 원청업체에서 왜 안 쓰냐고 압박을 한다. 자동차에는 아직 중국산에 대한 진입장벽이 있지만 나머지 시장은 중국으로 상당부분 넘어갔다.
 다른 한편으로 볼 때 조강에서 차지하는 고급강 비중의 경우 일본은 20% 정도 되는데 우리나라는 13~14% 수준이다. 일본처럼 고급강 비중이 올라가면 철강수요 성장이 둔화되고 있어도 특수강에서는 수요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
 
 △ 민동준 부회장 : 일본이 내수시장을 지켜내는 이유 중 하나로 행정지도를 들 수 있다. 관료들이 산업군에 직접 관계 할 수 없어서 행정지도가 생겨났고 이를 통해 무언의 압박을 주는 것이다. 반면에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WTO 룰처럼 자율에 손을 들어주고 정부에서 손을 빨리 놨다. 일본의 경우처럼 규제나 통제는 할 수 없으니 행정지도 방향으로 가는 것이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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