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후판 생산 집중, 스피드경영으로 경쟁력 높일 것"

"고급 후판 생산 집중, 스피드경영으로 경쟁력 높일 것"

  • 철강
  • 승인 2014.07.07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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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충남 당진=방정환 jhbang@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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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윤영 동국제강 사장, 창립 60주년 맞아 당진공장서 기자간담회
"브라질 프로젝트 성공 시 각종 비용 감안해도 경쟁력 충분"

  동국제강(회장 장세주)는 7일 창립 60주년을 맞아 당진공장으로 기자들을 초청해 회사 현황과 비전에 대해 간담회를 가졌다.

  간담회에 참석한 남윤영 대표이사 사장은 "올해로 창립 60주년을 맞았지만 지난 2004년에 장세주 회장이 '제2의 창업'을 선포한 것을 감안하면 새로운 창업 10주년을 맞은 것"이라면서 "항상 청년의 자세와 마음가짐으로 창조적인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남 사장은 최근 회사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현재 건설 중인 브라질 CSP제철소를 통해 후판사업에서 재도약 할 수 있는 계기를 충분히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다음은 간담회에서 나누었던 내용이다.

  - 어려운 상황에서도 60돌 맞은 것 축하하다. 오일메이저사에 벤더 등록한게 작년에는 엑손모빌 하나였는데 오늘 자료 보니 17곳으로 늘었더라. 고급강재, 에너지강재 쪽 후판 등 올 들어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 늘고 있는지 실제 숫자로 알려달라.  

  후판은 공급 과잉 품목이다. 우리나라에서 동국제강과 포스코, 현대제철 3사가 생산하고 있다. 그 외에 중국이 우리나라 공략하고 있고 일본도 우리나라 조선시장을 공략 중이다. 국내 설비능력만 보면 수요, 공급이 맞지만 중국, 일본에서 무차별적 공세를 펼치고 있는 상황이다.

  동국제강은 과거와 같이 ‘일반강, 보통강 위주의 제품만 생산해서는 차별화되지 않겠다’는 전략을 갖고 생산하기 어렵지만 좀 더 고급강, 특수강 후판 생산을 늘리자는 전략을 세웠다. 실제로 해양플랜트 쪽에 고급강재가 많이 투입되다보니 타사 대비 한 발 앞서 벤더 등록을 추진했다. 지난해 엑손모빌을 시작으로 7개 고객사에서 제너럴 벤더로 등록했고, 17개 프로젝트에서 개별적으로 벤더로 등록을 완료했다. 이러한 해양플랜트용 후판 공급량은 금년 말까지 13만톤 정도가 될 것이다. 

  일부에서는 해양플랜트가 조선회사 입장에서 강재 수요가 많지 않고, 수익적 차원에서 큰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이것을 다시 상선 쪽으로 방향을 튼다는 기사도 있었지만 저희가 볼 때는 석유 등이 고갈될 것을 대비해 깊은 곳에 대한 탐사가 계속 이뤄질 것이라 믿기 때문에 해양플랜트용 후판을 계속 개발할 예정이다.

  이러한 후판시장 변화에 대비하기 위해 과거에는 소재인 슬래브를 수입해 사용했지만 아시는 바와 같이 브라질에 투자를 해 내년 12월에 고로제철소를 화입할 예정이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슬래브의 70~80%는 고급강, 특수강재 용도로 들여올 예정이다.

  앞으로 동국제강은 이러한 특수강, 전문강에 고급화, 특수화된 회사로 성장할 것이다. 스웨덴 ‘SSAB’, 독일의 ‘딜링거’는 특수강 후판을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회사인데 아무리 불황이 와도 회사가 흔들리지 않기로 유명하다. 동국제강도 그런 회사를 목표로 하고 있다.

  - 현재 재무상황이 안좋은 상황으로 알려졌다. 향후 재무구조 개선 방향은 어떠한가?

  동국제강이 갖고 있는 현금성 자산은 1조원이 넘고, 연말까지 운영할 자금도 확보가 돼있는 상태다. 9월 돌아오는 사채가 3,000억원 정도 있는데 이는 보유자금으로 상환할 예정이다. 장단기 차입금 중장기는 차환으로 대응, 단기는 보유자금으로 갚을 계획이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전혀 문제가 없다.

  - 브라질 제철소 사업으로 재무구조 악화되고 있다. 어떤 면에서 제철소 사업으로 재무구조 개선이 이루어 질 것인지?

  동국제강은 봉강, 형강, 후판으로 특화되어 있다. 봉강, 형강분야는 이미 전 세계 톱클래스의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자신한다. 하지만 후판분야에 있어서 동국제강은 단압업체다. 후판의 소재인 슬래브를 국내 조달 또는 수입하여 압연해 외판하는 구조이다.

  가장 큰 문제는 슬래브 국제가격이 단기간 변동성이 크다는 것이다. 그동안 고심을 많이 해왔다. 국제가격 변동성을 어떻게 궁극적으로 해결해 나갈 것이냐는 문제와 치열해지는 경쟁 상태에서 어떻게든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을 생산해낼 것이냐 고민해왔다. 1993년부터 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국내는 땅값도 비싸고 토지도 제한되어있고 에너지비용도 고비용, 노조문제까지 걸려있었어 고민하게 됐다. 검토 결과 외국에 공장을 건설하는게 훨씬 더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브라질이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한 이후 10년간 브라질에 회장을 필두로 엄청난 공을 들였다. 현재 브라질 프로젝트는 브라질 내에서도 공장설립에 있어 여러 가지 혜택을 많이 받고 있다. 예를 들면 브라질 내에 외국인이 공장을 짓고 설비를 들여올 때 정부가 지원하기로 한 최초이자 유일한 프로젝트가 CSP다. 브라질 주정부가 모든 설비의 허가문제를 해결해주고 철도, 부두 심지어 부두에서 공장까지의 컨베이어벨트까지 비용을 내주기로 했다. 또 브라질 발레사가 철광석 공급을 약속했다. 철광석 공급에 관해 안심하고 고품질의 합리적인 가격을 보장받았다. 여기에 포스코가 설비 운영에 대한 책임을 맡아 공장이 효율적으로 최신의 기술로 운영되리라 믿는다.

  CSP에서 슬래브 품질자체가 보통강 수준이 아니라 어렵고 고품질, 그러나 부가가치는 매우 높은 슬래브 위주로 생산 할 계획이다. 이러한 3박자가 잘 맞아 떨어지면 성공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철강부분이 리먼 사태 후 5년간 불황이 계속되고 있지만, 싸이클을 봤을 때 공장 건설이 완료되는 내년엔 호황기가 오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감도 갖고 있다.

  철강업은 막대한 투자비가 드는 장치 산업. 다연히 재무구조가 일시적으로 악화되고 부채비율도 늘어나는 단점도 있지만 이러한 최신설비가 풀가동 되었을 때는 달리질 수 있다. 브라질 제철소는 동국제강이 다시금 도약하는 발판이 될 것이다.

  - 브라질 제철소 어느정도 수익을 낼 것인지 세부상황 알려달라.

  구체적 내용은 합작사간 합의 내용이라 밝히기 어렵다. 하지만 하나는 확실히 말씀 드릴 수 있다. 2016년 이후 나오는 초기 슬래브부터 저희가 투자한 감가상각비, 이자를 감안하더라도 현재 국재 시장에서 팔리는 슬라브보다 저렴하다라는 것만 말씀 드리겠다. 저희가 슬래브를 사올 때 보통강 슬래브를 기준으로 특수강에는 엑스트라 차지가 붙는다. 사실은 엑스트라가 저희에게는 힘든 부분이었다. 저희가 자체적으로 생산하면 이러한 엑스트라가 없어져 많은 부분에서 플러스가 될 것이다.

  -  철강이 전 세계적으로 공급과잉 상황인데, 싸게 들여오는 것도 좋지만 수요처가 늘어나지 않는 상황에서는 당장 도움이 되지도 않을 것이란 지적. 어떻게 생각하시는가?

  수요가 있는 곳에 공급이 있고 공급이 있는 곳에 수요가 있지만 지적한 바와 같이 전 세계적으로 철강업은 공급과잉 상황이다. 아시다시피 철강공급과잉은 중국의 급속한 설비증설로 초래된 상황이다. 중국은 내수가 부진한 상태. 내수에서 남은 제품들이 저렴하게 해외로 팔리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포스코도 현대제철도 저희도 생존하기 위한 전략을 짜고 운영하고 있다.

  이런 공급과잉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지금으로부터 15,16년 전에 전 세계적으로 세계철강협회를 중심으로 각 나라별로 철강설비 폐기 할당량을 정해 검토시킨 적이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이렇게 전 세계적으로 각 국가, 기업별로 설비를 폐기시킨다는 아이디어 자체는 좋았지만 현실로 실행하기는 이해관계상 이행이 불가능했다.

  오늘날에도 공급과잉이 있는데 똑같은 아이디어를 추진하진 않을 것이라 생각하고. 동국제강만이 생산해낼 수 있는 제품을 얼마나 남보다 저렴하게 고급화 시켜 고객들이 우리 회사를 방문하는데 있다고 본다. 고품질, 저비용의 제품을 생산하는데 주력할 것이고 저희 회사 철학이 이러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그치지 않고 회사를 이끌어 갈 인재를 찾는데 주력 중이다. 회장님도 자기 후계자를 키우지 않는 사람은 승진시키지 않겠다는 철학을 갖고 있다.
 
  - 고품질, 프리미엄 후판 생산은 동국제강만 하는 일이 아니다. 포스코도 벤더 등록도 마찬가지고 같은 목표를 두고 있는데 포스코를 경쟁상대로 본다면 차별화된 기술이 어떤 것인지? 또 재무구조 개선 약정과 관련해 어떤 자구책을 마련했나?

  UFC를 보면 헤비급 선수와 라이트급 선수가 있다. 라이트급 선수는 빠르다는 게 장점이다. 아무리 덩치가 큰사람이 주먹을 휘둘러도 피하면 이길 수 있다. 저희 회사의 장점은 ‘스피드 경영’이다. 저희는 의사결정 단계가 간단하고 빠르다. 토의는 강하게 하지만 여러 가지 이견이 많지가 않다. 저희가 포스코나 현대제철처럼 규모가 크진 않을지라도 저희가 갖고 있는 소프트웨어(스피드경영)을 100% 활용한다면 이기지 못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

  몇년 전 SSS에서 AM의 미탈 회장은 규모를 키우는 것이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라 했다. 그래서 AM이 M&A를 통해 몸집을 불려왔던 것이다. 그런데 미탈 회장의 스피치 내용이 3년 전 쯤 확연히 변했다. 그는 “규모를 키우는 것이 회사를 키우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잘못 생각한 것 같다.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회사를 키우는 유일한 방법이다”라고 말했다. 저희는 어떤 불황이 오더라도 저희회사가 지속성장 발전해 나갈 수 있는 경쟁력, 체질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한다.

  재무개선과 관련해서는 비밀 유지 협약이 있기 때문에 세부적으로 말씀 드리기 어렵다. 단 신문기사로 내용이 많이 나왔던 페럼타워 매각건과 관련해 말씀드리겠다. 재무구조약정에 따르면 여러 가지 이행해야할 항목들이 있다. 페럼타워 매각 건은 절대 우선순위가 아니다. 여러 가지 경영노력을 한다면 아예 매각할 것도 없고, 그래도 안된다면 마지막 수단으로 매각할 수도 있다는 것이지 매각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을 한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 앞뒤가 바뀐 기사라 생각한다.

  - 고부가가치 제품. 특히 고품질 후판에 집중하시기로 했고 브라질 사업은 그 첨병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현재 철강사업은 불황인데, 회사 입장에서 보통강, 고급강 사업 비율이 브라질 제철소를 통해 구체적으로 어떻게 변화하게 되나?

  한국이라는 시장만 놓고 보면 공급과잉이 맞다. 전 세계에서 철강소비량이 1t이 넘는 것은 한국이 유일하다. 미국은 200~300kg밖에 안된다. 국내시장만 놓고 생각하기 쉬운데, 우리나라의 장점은 조선업이 세계를 리드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조선업이 소모하는 강재가 상당히 고급화될 것이고 수요도 증가할 것이라 보고 있다.

  두 번째로 전 세계를 놓고 보면 철강에 대한 수요가 더 많아 공급이 모자라는 곳도 있다. 브라질이 그런 상태다. 저희 공장 착공식을 룰라 브라질 대통령 궁에가서 했다. 룰라 대통령은 “브라질이 세계 철광석의 절반을 수출하는데, 연간 철강제품 생산은 4,000만톤밖에 안된다. 부끄럽다”라는 연설을 했다. 브라질이라는 나라는 자동차, 조선 등 철강제품의 수요가 계속 늘어나리라 본다.

  저희들이 앞으로 브라질에서 생산하는 제품은 1단계 300만톤 슬래브에서 그치지 않는다. 2단계 600만톤까지 계획을 잡아 놨다. 현재 한 번에 다 공사가 이뤄지고 있다. 북동부 쎄아라주에 위치한 브라질 공장은 유럽과 북미시장과도 가깝다. 그야말로 글로벌 교두보로 삼아 여러 가지 제품을 개발해 글로벌한 동국제강으로 육성할 것이다.

  보통강, 특수강 비율을 얼마만큼 늘릴 것이란 비율은 정확히 갑하기 힘들지만, 작년 200만톤 후판 판매량 중 13만톤이 고급강으로 판매됐다는 점을 감안해 달라. 앞으로 비중을 더욱 늘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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