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급과 상관없는 상승
분위기는 그대로인데 가격은 움직였다. 특히, 아연 상승 폭이 눈에 띈다. 일단 전일 상승 이유는 펀더멘탈 때문은 아닌 것 같다. 시장에서는 최근 아연과 알루미늄의 상승 추세를 펀더멘탈과 상관없는 투기로 보았다.
실제로 모멘텀에 기반을 둔 투기 세력과 컴퓨터를 활용한 시스템 트레이딩 운영 펀드의 매수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루미늄은 18개월래 최고, 아연은 4주래 최고를 기록했다. 문제는 재고다. 재고가 빠지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또한 재고 감소 속도도 느린 편이다.
특히, 우려되는 건 아연이다. 재고가 시장의 예상과 다르게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일부 아연 광산 폐쇄로 공급 부족에 따른 가격 상승을 전망했다.
하지만 실제 LME 아연 재고는 꾸준히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알루미늄에 대한 생각도 비슷한 것 같다. 수요 회복에 따른 공급 부족 가능성이 긍정적으로 작용해 상승했지만, 예상보다 더 많이 올랐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시장이 실질적인 수급에 영향받아 상승했다기보다는 글로벌 경제 성장 기대와 연동해 계속 가격을 끌어올렸다는 것이다.
이미 답은 나와 있다. 상승보다는 하락이다. 좀 더 상승할 수 있지만, 계속 상승할 수는 없다고 본다. 상승 이유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도 지금의 상승이 펀더멘탈과 상관없이 움직였기 때문에 다시 빠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 유가와 비교해 보더라도 그렇다. 글로벌 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투기적 세력의 영향을 많이 받는 유가는 최근 계속 빠지고 있다. 이는 펀더멘탈 때문이다. 공급 대비 수요가 살아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공급은 안정적인데 수요는 줄어들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유로존과 중국에 대한 우려가 유가 하락에 크게 작용하고 있다.
-전기동 예상 레인지: $6,890~7,144
귀금속
귀금속은 기술적 매도로 급락했다. 미국 달러 강세와 기술적 매도세, 그리고 원유 가격 급락으로 압박받으며 2개월 반래 최저 수준을 보였다.
금이 이날 온스당 1,275달러와 8월 21일 저점인 1,273.06달러에 자리잡고 있는 기술적 지지선 아래로 떨어진 뒤 미국 동부 시간 오전 6시 30분에서 6시 40분까지 10분간 금의 하락세는 눈덩이처럼 확대됐다.
이번 주 유럽중앙은행(ECB) 정책회의에서 추가 경기 부양책이 결정될 수 있다는 전망이 미국의 강력한 제조업 및 건설 지출 데이터와 맞물리면서 미국 달러는 유로에 1년 최고 수준으로 전진했다. 우크라이나와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우려가 금을 지지했지만 달러 강세에다 중국과 인도의 약한 물리적 수요로 상쇄됐다.
금 중개 회사 샤프스 픽슬리는 "미국 달러가 강세를 보일 때 금은 타격을 받게 된다. 지금은 분명 그 같은 시기에 속한다"고 언급했다. 지정학적으로 또 경제적으로 많은 불안 요인들이 있지만 사람들은 악재에 적응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이들 요인은 더 이상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뉴욕 거래 후반 금 현물은 1.7% 내린 온스당 1,265.46달러에 거래됐다. 앞서 금은 6월 중순 이후 최저가인 1,262.42달러까지 하락한 뒤 낙폭을 약간 감소시켰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의 금 선물 12월물은 22.4달러 떨어진 1,265.0달러에 마감됐다. 로이터 잠정 집계에 따르면 거래량은 30일 평균보다 약 50%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