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철강업계, 위기 돌파 위해 ‘맞손’

[이슈] 철강업계, 위기 돌파 위해 ‘맞손’

  • 철강
  • 승인 2015.03.30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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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이진욱 jwlee@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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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소 철강기업 간 협업 성공 사례 두드러져
전략적 협력 통해 수익 극대화…상생 확대 움직임

  철강업종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글로벌 수요 둔화의 영향을 벗어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글로벌 공급과잉 지속에 따라 연간 평균 가격이 하락하고, 중국의 철강재 수요증가율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1% 이내에 그칠 것으로 보여 수출전선도 흐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수요산업 역시 침체 상황을 쉽사리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철강관련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 어렵긴 마찬가지다.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최근 철강업계에는 상생을 위한 움직임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포스코를 비롯한 철강 대기업들이 중견, 중소업체들과의 협업을 늘리면서 수익 확보에 나서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철강업계에 불고 있는 대표적인 협업 사례를 품목별로 살펴봤다. <편집자 주>

  <후판> 포스코-신진에스엠 합작사, 국산 금형용 표준 플레이트 양산

  포스코(회장 권오준)와 후판 고객사 신진에스엠(대표 오문식)이 지난해 합작 설립한 신진에스코가 고급 금형용 플레이트를 양산한다. 금형용 플레이트는 금속재료의 제품형상을 만드는 성형용 틀을 제작할 때 쓰이는 평판소재를 일컬으며, 주로 후판제품을 가공해 제작한다.

  포스코와 신진에스엠은 자동차 및 기계산업 발전과 더불어 정밀 절단·우수 가공기술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고품질 기계구조용 강재 및 관련기술이 필요해짐에 따라, 각각 지분을 투자해 201410월 신진에스코를 합작 설립했다.

  이에 앞선 지난해 7, 포스코와 신진에스엠은 고속절단 가공기술 실용화에 성공한 바 있다. 새로 개발한 원형톱날 고속절단기를 이용하면 기존 산소절단 가공에 비해 풀림, 연마 등 2차 가공 과정을 생락할 수 있다. 가공비가 줄어들면서 생산성도 높아진다.

  신진에스코는 이 기술을 토대로 고속절단기를 활용한 금형용 플레이트 가공사업에 진출했으며, 본격적인 제품 양산에 들어간다. 생산된 제품은 포스코와 공동으로 마케팅한다.

  국내 금형용 플레이트에 쓰이는 후판제품 수요는 연간 약 50만톤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지만 90% 이상을 중국산 저가 수입재에 의존해왔다.

  신진에스코의 고급 금형용 플레이트 제품은 기술 개발 단계에서부터 상업투자 및 생산제품의 마케팅 등을 아우르는 포스코 솔루션마케팅을 통해 저가 수입재와 차별화되는 경쟁력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봉형강> 가공업 진출·사업제휴 등 동반성장 노력

  국내 봉형강 제조업체가 중소기업 간 사업 제휴 및 상생협력을 통해 동반성장에 힘쓰고 있다.

  국내 3위의 철근 제조업체 대한제강(대표 오치훈)2010년 철근 가공사업에 진출했다.

  대한제강은 경기도 평택시 국가산업단지에 단일 철근가공 공장으로는 세계 최대인 월 생산 3만톤 규모의 공장을 설립해 가동 중에 있다. 공장 가동과 함께 철근 가공 원스톱 솔루션 브랜드인 스타즈’(프레임웍스) 도 출범했다.

  당시 스타즈시스템은 대한제강이 건설사로부터 도면 설계를 넘겨받아 시공상세도는 물론 철근 생산·가공을 원스톱으로 처리해 곧바로 현장으로 보내는 획기적인 방식이었다. 회사 측은 여러 단계가 줄어드는 만큼 총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철근 가공업체 관계자는 제강사가 철근 가공업에 진출하면서 전국적인 영업망을 통한 물량 확대가 이뤄져 철근 가공업체들의 가동률을 상당 부분 높일 수 있었다고 이점을 설명했다.

  특히 건설사의 자체 공사에 대한 철근 가공업 진출은 가공 물량을 뺏기는 상황이 발생하지만 제강사의 경우는 기존에 없던 시장을 넓히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기존에 중소 철근 가공업체들에 가공을 꺼렸던 소규모 공사 현장에서도 대기업인 제강사를 통한 수주에는 호의적일 수 있어 제강사들이 시장 규모를 넓혀 준 효과도 있다는 설명이다.

  <형강> 포스코, 중소 형강업체와 협업체제 구축

  포스코(회장 권오준)가 부산에 소재한 대성철강(대표 박상현)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조선용 중소형 형강시장에 공동대응한다.

  대형 형강 제조업체인 화인베스틸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있는 포스코는 지난해 소형 형강 제조업체인 대성스틸과 협력체제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 신주인수를 통한 지분투자를 단행했다.

  대성철강은 지난해 3월에 광양시 태인동 명당2지구에 연산 30만톤 규모의 형강공장 건설을 시작했다. 포스코는 슬래브 고객사인 대성철강의 형강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일정 지분을 투자하고 슬래브 장기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대성철강은 포스코의 투자로 소재인 슬래브 안정 조달과 함께 포스코의 패키지 영업 등으로 시장공략에 힘을 얻게 될 것으로 보인다.

  양사는 16개월의 준비기간을 거쳐 포스코가 대성철강에 지분을 투자하고 대성철강은 형강 소재인 슬래브를 포스코로부터 장기구매하는 방식으로 전략적 제휴관계를 맺었다.

  광양공장에서는 기존에 생산하던 일반형강 외에 조선 및 플랜트에 사용되는 앵글, 부등변앵글, 채널 등의 중소형 형강제품(생산규격 최대 150사이즈)을 생산할 예정이다.

  연산 30만톤 규모의 광양 형강공장은 기존 부산공장에서 생산하던 일반형강 외에 조선 및 플랜트에 사용되는 앵글, 부등변앵글, 채널 등의 중소형 형강제품(생산규격 최대 150사이즈)을 생산할 예정이다.

  현재 압연기와 가열로 설치가 대부분 마무리 되어 4월 중순에 무부하실험(Cold-run Test)을 거쳐 5월부터 부하실험(Hot-run Test)을 시작해 시압연이 진행될 예정이다. 대성철강은 제품 생산 안정화 단계에 들어서면 가을께 공식 준공식 개최를 계획하고 있다.

  광양공장에서는 형강 소재로 빌릿 대신에 포스코에서 생산되는 슬래브를 절단하여 사용하게 된다. 슬래브 절단은 기존의 산소절단기 대신에 포스코와 신진에스엠이 공동개발한 고강도 톱절단기를 통해 이뤄질 예정이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또 다른 협력사례를 선보이고 있다.

  <강관> 포스코와 강관업체간 협력활동 가장 활발

  강관업계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협력 대표적인 성공사례로는 포스코와 한진철관공업을 들 수 있다.

  포스코는 지난해 상반기 한진철관공업을 강건재 우수 협력업체로 선정하고 이 회사에게 인증마크제도를 실시했다. 이는 협력업체가 포스코 브랜드를 활용함으로써 경쟁력 제고를 돕기 위한 차원에서 진행된 것이다.

  한진철관공업은 이전에도 포스코의 고객가치 극대화 활동에 적극 가담해 공장환경과 영업시스템도 개선한 바 있다. 이 회사는 포스코산 사용비율, 연간 구매량, 품질인증 보유 등에서 우수한 점수를 받아 강건재 우수 고객사 1호로 선정됐다. 또한 생산하는 제품에 'Made of OSCO HR‘이라는 브랜드 마킹을 통해 자사 제품에 포스코산 원자재가 사용됐음을 알리고 고품질 이미지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그 성과는 2014년 하반기부터 조금씩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간 구조용강관에 품질 문제가 발생할 경우 중국산 원자재를 사용했다는 의구심을 받았다. 그러나 한진철관은 100% 포스코산 원자재를 구매했다는 것을 알리면서 품질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졌다. 포스코산 원자재는 재질이 안정돼 있고 두께 편차가 적기 때문이다. 원자력 발전소 불량 부품 사용 사고 이후 품질 및 규격 정밀도에 대한 자료 요구가 빈발하고 있지만 포스코산 원자재를 사용해 이 우려감이 불식된 효과도 있었다.

  한진철관은 이 같은 분위기를 활용해 품질관련부서인 QC, QA 품질부서를 만들었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낸 것이다. 이 부서는 제품 전반에 대한 품질 안정뿐만 아니라 클레임이 발생할 경우 일주일안으로 답변서를 보내 고객의 요구에 대응하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사례로는 포스맥강관 판매량 증대를 위해 포스코와 강관업체간 윈윈활동을 벌이고 있는 것을 들 수 있다.

  <선재> 포스코,-선재가공, 글로벌 시장 확대

  포스코 선매판매그룹이 내년부터 국내 선재 1, 2차 가공업체들과 협업을 통한 글로벌 연계 판매를 대폭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연계판매란 포스코가 글로벌 최종 수요가에 직접 수주하고 1, 2차 가공업체가 납품하는 판매 방식이다. 포스코는 현재 세아특수강, 동부특수강, 대호피앤씨 등과 함께 연계판매를 실시하고 있으며 닛산, 토요타 등 일본계 자동차사와 셰플러, NSK 등의 베어링사에 적용중이다.

  일본, 유럽의 글로벌 자동차사, 부품사, 베어링사들은 중앙집중구매제도를 통해 소재를 구입하고 있다. 이는 소재 구매 시 선재가 아닌 신선 와이어나 압연 봉강에 대해 밀이 직접 품질, 가격, 납기 보증을 해야 하는 구매 시스템이다. 이 때문에 1, 2차 가공업체들은 포스코와의 협업 없이 수주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또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국내 선재가공업체들이 글로벌 자동차 부품사들과 접촉하기도 어려운 실정인데 반해 글로벌 인지도가 확고한 포스코가 수주에 나선다면 거래를 트는데 훨씬 더 수월한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연계판매는 포스코와 선재 가공업체들의 해외 판매량을 확대시킬 수 있는 확실한 대안으로 꼽히고 있다. 연계판매를 통해 포스코는 가공업체들의 기술을, 가공업체들은 포스코의 글로벌 인지도를 얻을 수 있어 모범적 윈윈효과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포스코 선재판매그룹 관계자는 현재까지 연계판매 물량을 12만톤 수준 확보한 상태다. 선재인 점을 감안하면 결코 적지 않은 양이다“2015년은 글로벌 연계판매의 원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종수요처와 연계 파트너업체를 점차 늘려 제조-가공업체 간 상생의 모범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보다 더 자세한 내용은 스틸마켓 4월호 스페셜이디션2에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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