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탈재팬과 이치님마에, 메에와쿠, 혼네와 다테마에

메탈재팬과 이치님마에, 메에와쿠, 혼네와 다테마에

  • 철강
  • 승인 2015.04.15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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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에스앤앰미디어 hyjung@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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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4월 8일부터 일본 도쿄 최대 전시장인 빅사이트에서 금속소재 전시회가 개최됐다.
일본 최대 규모 전시장이지만 전체 규모는 우리의 KINTEX에 비해 조금 작다. 또 전시장이 양쪽으로 위치하고 있어 1개 홀의 규모는 KINTEX에 훨씬 미치지 못했다.

  이번에 개최된 메탈재팬(도쿄)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비록 전시 규모 면에서는 30%가량 커졌지만 우리의 국제 철강 및 비철금속 산업전(KISNON)에 비해서는 훨씬 작은 규모였다.

  참여업체 수도 조금 적지만 회사별 부스가 커야 10개 부스 이내로 우리의 대기업들이 대규모로 참가하는 것과는 차이가 났다. 이번에 신닛데츠스미킨(NSSMC), 고베제강 등 대형 철강사들이 처음 참가했지만 규모는 6~10부스에 불과했다.

  전시 내용이 회사 전반에 걸친 것이 아니라 제품 위주기 때문이다. NSSMC만 하더라도 자동차용강재, 타이타늄합금, 고기능 봉선재(SteeLinC)가 전시됐고 고베제강은 동 및 알루미늄 합금강판 위주로 전시장을 꾸몄다.

  특히 해당 제품을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담당자를 제품별로 배치함으로써 관람객에게 가장 효과적인 설명이 가능하도록 하는 등 여러 가지 세심한 준비가 눈에 들어왔다.

  하지만 무엇보다 큰 특징은 전시회 전반의 분위기였다. 우리 전시회는 다분히 축제적인 성격이 포함돼 많은 기념품을 나눠주고 적지 않은 이벤트 등이 벌어져 다소 시끌벅적한 분위기가 연출되곤 한다.

  그러나 이들의 전시회는 그야말로 지식과 정보의 장임을 극단적으로 보여주었다. 오전 10시 전시장 개관시간에 맞춰 입장을 위해 늘어선 줄이 눈에 띄었고 대부분 관람객들은 정장 차림이었다. 시간을 지키고 예의를 먼저 갖추는 모습이었다. 마지막 날인 10일 오후 5시 폐관시간까지 이런 원칙은 그대로 이어졌다.
또 기조강연에서도 이들의 진지함은 그대로 드러났다. 500여 명 정도가 들어갈 수 있는 큰 세미나실은 완전히 꽉 들어찼다.

  사전에 예약을 한 사람만 출입이 가능했다. 세 명의 강연자가 발표를 끝낼 때까지 자리를 빠져나가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우리와는 사뭇 다른 그들의 전시회 모습과 분위기는 바로 원칙을 지키고 남을 배려하고 예의를 지키는 일본의 국민성이 그대로 나타난 것이라 판단된다.

  우리가 일본 사회를 이야기 할 때, ‘이치님마에(一人前)’라는 말을 자주 하게 된다. 일본 사회에서 어른 또는 어른과 같은 자격 능력을 인정받는다는 뜻이다. 또 사람이 제 구실을 할 수 있게 되었음을 의미하는 좋은 말이다.

  그러나 이를 다시 생각해 보면 ‘이치님마에’가 되지 않는 사람은 결국 사람대접을 받지 못한다는 말과 통하게 된다.
이는 일본 사회에서 금과옥조와 같은 “폐(迷惑, 메에와쿠)를 끼치지 말라”는 말과 상통하게 된다. 다시 말해 자기 몫을 다하지 못하면 주변 사람들에게 ‘메에와쿠(폐)’를 끼치게 된다는 말이다. 

  아무튼 이런 일본인들의 문화와 사회 분위기의 근간으로부터 일본의 전시 문화는 원칙과 성실함을 그대로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였다. 이것이 그들의 저력으로 이어지게 되지 않았나 하는 판단도 들었다.

  자신의 본심을 그냥 드러내는 것은 위험하다거나 성숙하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일본인들의 속성(혼네와 다테마에, 本音- 建前), 여기에 한 사람 몫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애쓰는 습관이 예의를 지키고 원칙에 충실하고 항상 최선을 다하는 성실함으로 이어진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좋은 점은 배우고 나쁜 점은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야 한다. 한일 관계가 악화된 가운데 맞은 ‘가깝고도 먼 이웃’의 메탈재팬, 전시회를 통해 느낀 일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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