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시장 고객사도 확보했는데…

일본 시장 고객사도 확보했는데…

  • 철강
  • 승인 2015.11.23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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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에스앤앰미디어 hyjung@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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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7일 포스코센터에서는 이채로운 기념행사가 열렸다. 포스코와 일본의 대표 강관사인 마루이치강관(丸一鋼管)이 누적거래 800만톤 달성에 서로 감사하는 자리였다.

  포스코는 1980년부터 35년간 거래 관계를 유지해 왔으며 처음 미미했던 거래량은 꾸준히 증가해 최근에는 연간 15만톤 내외에 이르고 있다. 연간 15만톤이면 포스코로서도 상당히 큰 규모의 고객이다.

  누적 거래량 기념식은 일관제철소와 고객사 사이에 통상적으로 일어나는 행사 다. 그러나 이날 포스코와 마루이치강관과의 감사패 증정식은 업계 생태를 아는 이라면 상당히 기념비적인 일이라고 판단할 수 있다.

  첫 번째 해외 고객과의 거래관계가 35년을 지속해 왔음은 물론 그 거래량이 800만톤에 달했다는 사실 자체다. 장기간 상당량의 고정 거래는 말 그대로 양사의 깊은 신뢰와 돈독한 동반자 관계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일이다.

  두 번째 그 고객이 바로 일본 철강사라는 점이다. 잘 알다시피 일본 철강시장은 말 그대로 폐쇄적 시장이다. 2014년 기준 일본 내수는 6,770만톤인데 수입은 670만톤에 불과했다. 우리나라가 내수 대비 수입량이 40% 내외인 점을 고려하면 10%는 그야말로 낮은 수준이다.

  특히 지난해부터 일본 내 철강 가격이 세계 최고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여전히 수입은 제한적이다. 저가(低價)를 무기로 물량공세 중인 중국산조차도 지리멸렬이다. 오죽하면 포스코경영연구원(POSRI)이 최근 ‘중국산 철강제품이 힘 못 쓰는 일본 철강시장의 특성과 시사점’이라는 연구보고서까지 발표했다.

  한마디로 일본 철강시장 폐쇄성의 근간은 유통계열화다. 법적 제도적 장벽보다는 장기간 형성된 공급사슬의 폐쇄적 관행들이 높은 진입장벽을 구축했다. 생산에서 판매까지 일관 관리체제 및 상사(商社, 히모쯔끼) 시스템에 의한 시장 지배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는 탓이다. 여기에 고원가·고품질로 대변되는 완벽한 품질과 거래의 지속성·안정성을 중시하는 시장 분위기가 높은 진입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대일본 철강재 수출은 지난해 390만톤이었다. 일본 수입량의 약 60%가 한국산이라는 이야기다. 또 그 상당 부분이 포스코 제품이다. 

  결론적으로 일본 시장의 높은 진입 장벽에도 불구하고 포스코는 장기간 꾸준하고 치밀한 노력으로 일본 내 유수 고객사를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마루이치강관 외에도 일본 도요타 자동차의 1차 협력사 모임인 협풍회(協豊會)에 외국 철강사로는 처음으로 지난 2012년 가입한 바 있다.

  지금 세계 철강업계는 공급 과잉과 판매경쟁으로 치열한 생존의 갈림길에 서 있다. 그 생존을 가늠할 가장 중요한 요건이 경쟁력과 판매력이다. 내부적으로는 구조조정과 저원가 조업시스템 구축 등으로 경쟁력를 더욱 강화해 나가야 한다. 더불어 국내외 거래선 유지 및 확보를 위한 치밀하고 꾸준한 마케팅 전략과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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