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업종별 한-중-일 경쟁력 설문 결과
한국 기업들이 기술력 우위인 일본과 가격경쟁력 우위인 중국 사이에 끼어서 기를 펴지 못하는 샌드위치 신세에서, 나아가 이들 양국 사이에서 기술력과 가격경쟁력 모든 분야로 난타당하는 샌드백 신세가 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가 최근 국내 주요 업종별 단체 및 협회 30곳을 대상으로 한-중-일 경쟁력 현황 비교를 조사한 결과다.
전경련 조사에서 중국에 가격경쟁력이 밀린다고 응답한 단체는 21곳이었다. 특히, 기술에서도 이미 중국에 추월당했거나 3년 이내에 기술을 추월당할 것이라고 응답한 단체도 19곳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경쟁 일본 기업에 기술적으로 뒤처질(13곳) 뿐만 아니라, 가격 경쟁력마저 일본에 비해 유사하거나 열세에 있다고 응답한 단체도 14곳이나 됐다.
전경련은 “이는 국내 산업이 과거 ‘중국에는 기술 우위, 일본에는 가격 우위’라는 공식이 깨지고, 중국의 가격경쟁력과 일본의 기술력 사이에 낀 ‘샌드위치’ 신세에서 기술과 가격 경쟁력을 모두 잃어가는 ‘샌드백’ 신세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고 전했다.
앞으로 경쟁력 전망에 대해서도 응답 단체 24곳 중 22곳이 중국과의 경쟁에 부정적 전망을 했고, 일본과의 경쟁력 전망에서도 응답 단체 20곳 중 13곳이 악화를 예상했다. 중-일에 기술과 가격 경쟁력 모두에서 위기감이 높다는 뜻이다.
한편, 현재 경제 상황에 대해 30개 중 20개의 업종별 단체가 ‘매우 심각하며 장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진단하고 있으며, ‘다소 심각하나 단기간 내 회복 가능하다’고 응답한 단체는 7곳으로 조사됐다. 반면에 ‘위기 수준이 아니다’와 ‘다른 나라에 비해 좋은 상황’이라고 응답한 곳은 3곳에 불과했다. 더불어 2008년 금융위기와 비교했을 때 체감하는 수준이 ‘더 크다’는 답변이 7개, ‘비슷하다’는 답변이 15개로, 현재 경제 상황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