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물가상승률 0.7%, 장기적 저물가 기조
'D의 공포'... 소비심리 살아나야
"우리 경제 괜찮다"라는 말은 "지갑을 여세요"라는 경고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7%를 기록했다. 1965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낮은 수치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 아래로 떨어진 것은 IMF위기를 겪던 1999년(0.8%) 이후 두 번째이다.
물가안정목표(2.5~3.5%)와 비교하거나 2000년부터 2014년까지의 평균 등락률이 2.9%였던 것을 감안해 보면 ‘D의 공포’가 스멀스멀 다가온다.
경제가 정상적으로 성장할 경우 저물가 현상은 생산성이 증가할 때 나타난다. 기업들이 R&D나 비용절감 등으로 생산비용을 낮추면 소비자 가격도 따라 낮아진다. 이렇게 형성된 저물가는 소비 증대, 기업 생산·고용·투자 증가의 선순환을 만든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의 저물가 기조는 생산성 증가에 따른 것이 아니다. 가계부채, 고용절벽 등이 소비력 감소를 일으키고 미래에 대한 불안을 조장해 소비를 줄여버리면서 생겨난 것이다.
우리나라는 다른 신흥국들과 달리 외부 충격에 견딜 수 있는 건강한 펀더멘털을 가지고 있다. 지금 문제가 되는 것은 ‘소비심리 위축’이다. 디플레이션 함정에 빠지기 전에 지갑을 열어야 한다.
“우리 경제 괜찮습니다”라는 말은 ‘낙관론’이 아니라 “지갑을 여세요”라는 뜻의 경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