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 철 이야기> 파리의 이단아 건축물 퐁피두센터

<생활 속 철 이야기> 파리의 이단아 건축물 퐁피두센터

  • 철강
  • 승인 2016.05.27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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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방정환 jhbang@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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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러스 철골의 과감한 노출로 예술적 가치 뽐내

 트러스(truss)는 여러 개의 직선 부재를 한 개 또는 그 이상의 삼각형 형태로 배열하고 각 부재를 접점에서 연결해 구성한 뼈대 구조를 뜻한다. 효과적으로 힘을 분산할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보통 교량이나 지붕 등을 지탱하는 데 사용된다.

 이런 철골 트러스 구조를 직접적으로 노출시켜 철강의 예술적 가치를 보여주는 건축물을 뽑으라고 한다면 많은 건축물이 있겠지만, 파리에 있는 퐁피두센터를 대표 건축물로 꼽을 것이다. 퐁피두센터의 정식 명칭은 ‘국립 조르주 퐁피두 예술문화센터(Centre National d’Art et de Culture Georges-Pompidou)‘로 파리 보부르에 위치하고 있어 ’보부르 센터‘라고 불리기도 한다.

▲ 프랑스 파리의 대표적인 현대 건축물로 꼽히는 퐁피두센터의 모습

 국립근대미술관을 비롯해 도서관(BPI), 현대음악연구소(IRCAM) 등이 자리 잡은 종합문화공간인 퐁피두센터는 1969년 당시 프랑스 대통령이던 조르주 퐁피두가 구상한 파리 중심부 재개발의 일환으로 건립을 계획해 그의 이름을 따서 건축명을 지었으며 1977년 완공되었다. 설계는 49개국에서 681점이 출품된 국제 설계 공모전에서 1971년 뽑힌, 당시에는 무명이던 이탈리아 건축가 렌초 피아노와 영국의 리처드 로저스의 작품을 근간으로 했다.

 고전적인 분위기의 파리 시내에서 무언가에 반항하는 이단아와 같은 느낌으로 만들어졌던 지하 1층, 지상 6층의 퐁피두센터는 마치 공사용 가설물이 철거되기 전의 모습처럼 의도적으로 모든 것을 외벽으로 돌출한 상태로 지어졌다.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는 빨간색으로, 수도 파이프는 초록색으로, 환기배관은 파란색으로, 전기배관은 노란색으로 해서 건물 뒷면이 온통 원색의 배관에 싸여 있고, 건물의 앞도 속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유리로 설계되었다. 건축물을 지탱하는 트러스 구조에는 1만5,000톤의 강철이 사용됐다.

 설계자들의 의도는 건물 내부에 들어가야 할 설비를 바깥으로 빼내어 건물의 내부 면적을 넓게 해서 문화공간으로의 효용을 극대화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기존 미술관만을 생각하던 방문객에게는 놀라움 그 자체였다. 퐁피두센터는 다양한 원색의 파이프, 도관 및 철 구조가 밖으로 그대로 드러나 있다는 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다른 현대식 고층 건물과 현격한 차이가 난다.

 이러한 이유로 1977년 건립 당시에는 마치 버려진 공장 같은 형상이라는 이유로 많은 이에게 비난을 받기도 했다. 그렇지만 현대 산업시대의 문화적인 특징을 독특하게 표현한 퐁피두의 독특한 외관은 많은 파리지앵을 유혹하였다.

    퐁피두센터는 원래 하루 관람객 5,000명 수준으로 설계되었으나 연간 관람객 수 800만 명을 넘어서는 등 수용 능력을 초과한 관계로 1997년 말 대대적인 수리 후 2000년에 다시 오픈 한 바 있다. 지금은 파리의 미술·문화의 중추로 자리 잡아 개관 이후 1억 5000만 명 이상의 사람이 방문한 파리 대표 명물로 부상했다.

 포스코경영연구소 이종민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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