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 철 이야기>세계시장을 누비는 우리의 손톱깎이

<생활 속 철 이야기>세계시장을 누비는 우리의 손톱깎이

  • 철강
  • 승인 2016.09.12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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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방정환 jhbang@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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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조사 세계시장 석권한 '히트 아이템'

  지금은 당연한 듯이 사용하는 제품이지만 인류 역사적으로는 근래에 사용하기 시작한 제품이 생각 외로 많은데 그 중 하나가 손톱깎이가 아닐까 한다.

  손톱깎이는 1896년 미국의 채플 카터(Chapel Carter)에 의해 발명되고 1905년이 되어서야 미국 특허 승인이 이루어졌다. 하지만 손톱깎이를 대중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윌리엄 바셋트(William Basset)가 Trim(트림)社를 창업하고 1947년부터 본격적으로 손톱깎이를 생산하고부터다.

  우리나라에서 손톱깎이가 대중적으로 사용하게 된 계기는 한국전쟁 직후 국내에 주둔한 미군 부대의 매점을 통해 유통되면서였고 국산화는 1954년에 이루어졌다. 당시 국산 제품은 드럼통을 재활용해서 만들어졌는데 품질이 매우 낮아서 손톱을 뜯는 수준이었다. 물론 손톱깎이가 대중화 되기 전에는 손톱을 칼이나 가위 등으로 잘랐다고 한다.

  그래서 1970년대 전후로 태어나신 분들까지는 손톱깎이 원조 메이커인 트림社 제품을 써 본 경험이 있을 것 같은데 1990년대까지만 해도 세계 손톱깍이 시장은 원조 기업인 트림, 미국의 레브론, 베이트 및 일본의 카이 등이 점유하는 시장이었다.

  하지만 1990년대 들어 손톱깎이 공급자 시장에 변화가 일어나는데, 소위 히든 챔피언이라 불릴 수 있는 777(쓰리세븐), 벨공업 등 국내 메이커들이 약진한 것이다. 국내 손톱깎이 업체들은 내구성, 절삭력 둥 품질이 우수한 제품을 다양하게 개발하는 한편, 손톱깎이 외 손톱 손질에 필요한 족집게, 버퍼 등 매니큐어 기구들을 5~8개의 품목으로 세트로 만들어 상품을 구성하여 세계 시장 점유율을 80% 이상까지 확대했다.

 

  특히 지난 1997년에는 당시 중국의 주룽지 부총리가 산업시찰을 하다가 우리나라 제품을 손에 들고 “외국제품은 이렇게 품질이 우수한데 우리는 왜 안 되는 겁니까” 라고 말하는 장면이 중국 관영 CCTV의 한 프로그램에 반영되어 화제가 됐으며 2002년에는 산업자원부가 선정한 세계 일류화 제품의 하나로 손톱깎이가 선정되기도 하였다.

  손톱깎이의 크기는 작지만 금형, 열처리, 도금 연마 같은 30~40여 가지 공정을 거쳐야만 좋은 제품으로 탄생할 수 있다. 아래 위 두 부분으로 이루어진 몸통이 수만 번의 동작에도 탄성을 잃지 않아야 하고 날은 닳지 않고 정확이 물려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소위 말해 자동차나 항공기 부품을 제작할 때 응용되는 정밀 금속가공 기술이 사용되는데 주재료는 철에 니켈, 주석 등이 들어간 강철합금을 사용하고 녹이 슬지 않도록 도금처리를 하는데 최근에는 다양한 스테인리스 스틸을 활용한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의 저가제품들이 품질 개선을 하여 세계 시장에서 우리 제품들의 점유율이 낮아지기는 하였지만 고급화 전략 등을 표방하면서 시장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제품이 품질이 좋으면 한번 사면 오래 쓸 수 밖에 없는 문제가 있지만 한국의 히든 챔피언 등이 세계 1위의 지위를 영속적으로 유지하기를 기원해 본다.


포스코경영연구원 이종민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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