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동부제철, '영업이익과 따로 노는 당기순손실'

(분석) 동부제철, '영업이익과 따로 노는 당기순손실'

  • 철강
  • 승인 2017.02.23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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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문수호 shmoon@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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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자산 처분 아냐, 지급이자 및 환손실 영향
지급이자 여전히 문제, 영업益으론 금융비용 감당 못해

  동부제철이 지난해 사상 최대의 영업이익을 낼 만큼 호성적을 거뒀지만 정작 당기순손실은 큰 폭의 적자를 본 것으로 나타나 관계자들을 당혹케 하고 있다.

  동부제철은 지난해 연결 기준(2월 8일 공시) 1,436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동부제철이 1,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냈고 동부인천스틸도 400억원 정도의 영업이익을 내며 역대급 성적을 올렸음에도 당기순손실은 무려 727억 적자에 달해 많은 이들의 궁금증을 더하고 있다.

  실제 동부제철은 2015년 매출액 2조3,207억, 영업이익 786억, 당기순손실 481억원 수준의 경영실적을 기록했었는데 2016년에는 매출액 2조3,266억, 영업이익 1,436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0.2%, 82.7% 증가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당기순손실은 481억원에서 246억원이 증가한 727억원으로 전년 대비 51.3%나 적자폭이 커져 영업이익과는 거꾸로 가는 양상을 보였다.

동부제철 2016년 경영실적  
구분 2015 2016 증감률
매출액 2,320,792 2,326,577 0.2
영업이익 78,585 143,590 82.7
당기순손실 48,833 63,777 51.3
*자료 전자공시(잠정) 단위:백만원,%

  동부제철 측에서도 올해는 당기순이익에서도 적자를 보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할 만큼 경영실적에 자신감을 갖고 있었지만 실제 회계상 장부에는 727억 적자로 공시됐다.

  상당한 영업이익에도 불구하고 당기순이익에서 적자를 보는 것은 크게 두 가지 경우가 있는데 부실자산을 갖고 있다가 손실 처리하며 털어내는 것과 환차손으로 인한 손해를 보는 것이다. 그렇다면 동부제철의 경우 어느 경우에 해당하는 것일까?


▲ 열연 설비, 부실자산 처분?…‘No’
  동부제철의 대표적인 부실자산은 열연 설비다. 현재 해외매각을 추진 중에 있는데 가격 등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어 쉽사리 처분이 되지 않고 있다.

  동부제철이 열연 설비를 부실자산으로 처분했다면 흑자가 나와야 하는 당기순이익이 700억 이상의 적자로 탈바꿈하는 것도 가능한 상황이다. 

  하지만 열연 설비의 부실자산 처분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동부제철의 자본총계/자본금 비율을 보면 2015년 2.2%에 불과하던 것이 2016년 69.8%로 급증했다. 열연 설비를 자산에서 뺀다면 자본금이 줄어들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지만 2016년 자본금은 2015년에 비해 오히려 200억 이상 증가했기 때문에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실제 동부제철 측에서도 열연 설비는 이미 부실자산 처리가 끝난 상태라고 밝혀 열연 설비 등 기존 부실자산을 이번에 회계 처리한 것은 아닐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오히려 이미 부실자산으로 처리된 열연 설비가 매각될 경우 앞으로 당기순이익이 크게 개선될 일만 남았다고 볼 수 있다.


▲ 환손실과 지급이자, 정답은? 
  동부제철 측의 공시를 따르면 업황 개선으로 영업이익은 증가했지만 이자 비용과 환손실로 인해 당기순손실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 있다. 

  그렇다면 어느 영향이 더 큰 것일까? 동일 업종의 다른 업체들의 경우를 감안하면 환손실이 동부제철에 미친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동부제철이 냉연도금재를 미국에 상당량 수출하고 있었음을 감안할 때 반덤핑 관세율 30% 이상을 받은 만큼 충당금이 상당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역시 금융비용에 따른 지급이자로 추정된다. 기업이 자율협약이나 워크아웃 등 회생절차에 들어갈 경우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지급이자를 3% 내외로 줄여주는 것이 일반적이다. 

  실제 자율협약과 워크아웃 기간 동안에는 계약된 이행 조건만 충족하면 탕감해준 낮은 지급이자만 내면 되기 때문에 기업들에게는 상당한 도움이 된다.

  그러나 동부제철과 같이 금융비용이 수조원에 이르는 경우 조금 다를 수도 있다. 지급이자를 탕감해주는 방식이 아닌 유예해주는 방식으로 계약을 맺을 수도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즉 동부제철이 2014년과 2015년 맺은 자율협약과 워크아웃 규정에 따라 지급이자를 대폭 줄여주되 수익을 낼 경우 일정부분 돌려주는 계약을 맺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동부제철 측에서는 회계법상 지급이자에 대한 회계처리 기준이 있어 회계상으로만 적자가 났을 뿐 실제 현금흐름상으로는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채권단과 동부제철이 자율협약과 워크아웃을 어떠한 조건으로 계약을 맺었는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분명한 것은 동부제철이 지난해 영업이익 면에서는 사상 최대의 실적을 낸 만큼 채권단 입장에서는 당장 동부제철에 대한 근심은 크지 않다는 점이다. 동부제철의 실적이 정상화되려면 워크아웃을 졸업하는 2018년이 지나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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