쎄느강(江)은 좌우를 나누고,
성서로(路)는 조합을 가른다*

쎄느강(江)은 좌우를 나누고,
성서로(路)는 조합을 가른다*

  • 뿌리산업
  • 승인 2016.12.14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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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정수남 기자 snjung@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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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성서공단에 표면처리 두집살림 ‘눈총’
영남도금조합·신라도금조합 50m 거리에

#.
전북 부안군 동진면 하장리 오중부락. 쌀 농사가 주력으로 논으로 둘러쌓인 한적한 시골 마을이다. 다만, 다른 동네와 다른 점이 있다면 교단이 다른 두 교회가 2000년대 중반 통합해 새로 출범한 것.
종전에는 30 가구 정도가 있는 동네에 교단이 다른 교회가 각각 존재했다. 60여년 전에 각각 건립된 이들 교회는 동네 중앙 자리잡은 감리교인 안교회와 대로변에 있는 장로교인 바깥교회로 불렸다.
이들 교회 신자 대부분은 같은 동네 사람이거나 이웃 동네 사람들. 이들은 동네 애경사에서는 서로 협력을 잘 하면서도 교회를 매개로 한 일에는 서로 대립하기가 일쑤였다. 교회로 동네가 분열되는 것이다.
이로 인해 동네 사람들은 교회 통합의 필요성을 느꼈지만, 교파가 달라 통합이 쉽지 않았다. 그러다 2005년 전향적인 통합이 이뤄졌다. 교단이 없는 중도를 선언하고 두 교회가 통합 출범했다.
이후 신자와 함께 지방자치단체 지원도 늘었다. 교회로 인한 동네 주민들의 갈등도 자연스레 사라졌다.

대구성서공단에 50여미터 거리를 두고 위치한 영남도금조합과 신라도금조합. 정수남기자

대구 성서공단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어 본지 카메라에 13일 포착됐다.

한국도금공업협동조합의 대구경북지역협의회인 영남도금사업협동조합(이사장 하순맹)과 대구성서공단신라도금공업협동소조합(이사장 김명석)이 일차선 도로를 사이에 두고 50여미터 거리를 두고 각각 위치하고 있다.

30여년 전인 1985년 경 출범한 두 조합은 당시 오염 물질 배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인근 표면처리 업체들이 모여 만들었다.

현재 영납조합에는 6개 업체가, 신라조합에는 5개 업체가 회원사로 있으며, 두 조합은 한국도금공업협동조합(이사장 신정기) 조합원사이기도 하다.

두 조합 사이 갈등은 없지만, 주변 시선은 곱지 않다.

같은 공단에 입주해 있는 한 정밀가공 업체 관계자는 “한곳에 두 개의 같은 업종의 조합이 있는 게 남북으로 갈라진 우리나라의 현재와 국내 정치판을 보는 것 같아 항상 씁쓸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신라도금조합의 박희동 상무는 “표면처리 업종이 유해물질 다배출 사업이다 보니 뜻이 맞는 사업자들끼리 공동으로 대응하기 위해 자연스레 뭉치게 됐다”면서 “종전 1차 성서산업단지에 입주해 있을 당시에는 두 조합의 통합이 추진되기고 했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는 두 조합이 조합원사의 오폐수를 공동 수거해 처리하는 등 업무을 별도로 진행한다고 박 상무는 덧붙였다.

한편, 국내 뿌리업계에도 같으면서도 다른 조합이 많다.

서울에 한국금형공업협동조합(박순황 이사장)과 광주광역시에 한국금형산업진흥회(김성봉 회장)가 있다. 용접부문에는 한국용접공업협동조합(최기갑 이사장)과 대한용접협회(민영철 회장)가 서울시 금천구에 각각 둥지를 틀고있다.

한국도금공업협동조합(신정기 이사장)이 인천에, 한국용융아연도금협회(지광해 회장)도 부산에서 조합원사의 이익을 대변하고 있으며, 각 지방에도 별도의 6대 뿌리산업 단체가 별도로 활동하고 있다.

*1999년의 한겨레 출판사가 발행한 홍세화 씨의 ‘쎄느강은 좌우를 나누고 한강은 남북을 가른다’에서 차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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