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은 (주)서광열처리 대표 "열처리산업, 설비·인력 지원 절실"

백종은 (주)서광열처리 대표 "열처리산업, 설비·인력 지원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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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3.14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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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엄재성 기자 jseom@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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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노동시간 단축, 기업 규모·업종 특성 고려한 정책 펼쳐야"

국내 열처리업체들은 다른 뿌리산업과 마찬가지로 자동차산업이 최종 수요처인 경우가 많다. 자동차산업이 국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도 하지만 '열처리산업은 자동차산업과 같은 수준으로 발전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자동차산업의 업황과 트렌드에 희비가 엇갈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최근 열처리업계의 고민은 자동차산업의 불황과 전기자동차 시대의 도래이다. 자동차산업의 불황은 경기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고, 전기자동차의 경우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와 비교하여 열처리부품이 크게 줄어들어 산업의 위축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백종은 (주)서광열처리 대표이사. (사진=뿌리뉴스)

뿌리업계 전체가 어려운 상황이기는 하지만 힘든 상황을 이겨내고,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다시 일어선 기업도 있다. 한 차례 부도를 겪은 뒤 임직원들의 의기투합으로 다시 일어선 (주)서광열처리(대표이사 백종은)가 그 주인공이다.

자동차부품과 건설자재, 전기전자부품 열처리를 주력으로 하고 있는 (주)서광열처리는 지난 2009년 부산의 녹산공단에서 현재의 경남 김해시 상동면으로 이전한 후 부도를 겪었다. 당시 무리한 사세확장으로 인해 금융권 부채가 급격히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대표이사가 물러난 이후 2013년 직원들이 회사를 인수했다. 백종은 대표는 당시부터 (주)서광열처리 대표이사를 맡아 현재까지 회사를 이끌어 왔다.

백종은 대표는 "처음에 부채가 많아 직원들 모두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전사적인 원가 절감 노력과 기술개발 노력, 거래선 다양화 등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부채도 대부분 갚았고, 안정적인 매출을 유지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현재 (주)서광열처리는 자동차부품이 70%, 건설자재와 전기전자부품이 30% 가량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자동차산업이 불황을 맞이하여 지난해와 올해 초 다소 어려운 상황이기는 하지만 그동안 50여 개의 고객사를 확보하여 하반기 이후부터는 실적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대다수 중소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최저임금 인상과 노동시간 단축으로 인해 경영환경이 악화된 것에 대해서는 우려를 나타냈다.

지난해 새 정부 출범 이후 뜨거운 감자가 된 최저임금 인상과 노동시간 단축에 대해 백종은 대표는 "대중소기업 간 격차 해소와 국내 청년인력의 뿌리산업 유입을 위해 필요한 조치이기는 하지만 다소 서두르는 감이 있다"고 지적했다.

(주)서광열처리의 생산라인. (사진=뿌리뉴스)

열처리산업의 경우 열처리로를 24시간 가동해야 하는 관계로 공장을 멈출 수가 없기 때문이다. 노동시간을 단축하기 위해서는 인력을 더 선발해야 하지만 지방에 위치한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이마저도 쉽지 않다. 대기업과의 임금 및 복지 격차, 주거여건의 열악함 등으로 인해 청년층이 지방 소재 중소기업을 외면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저임금 인상까지 겹쳐 기업들의 부담은 훨씬 커진 상황이다.

백종은 대표는 "정부의 노동정책은 취지는 좋지만 중소기업들이 감당하기가 쉽지 않다"며 "기업의 규모와 함께 산업별 특성도 고려한 종합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제조원가의 상승은 지속되는 반면 납품단가는 10년 전과 비슷한 수준인 것도 열처리업계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백 대표에 따르면 국내 열처리업체들은 대부분 수요기업의 3차 및 4차 벤더인데 최근 불공정거래는 크게 개선되었으나 업계 내의 과당경쟁으로 인해 단가를 올리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백 대표는 "현재 국내 열처리시장은 사실상 포화상황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열처리조합 내의 업체가 대략 100여개사인데 국내 열처리기업을 모두 합하면 1,000개사가 넘는다는 말이 있어요. 우리보다 경제 규모가 훨씬 큰 일본과 비슷한 숫자이지요.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신규 창업도 어렵고, 단가를 올리는 것도 불가능한 상황입니다"라며 과당경쟁의 실태를 설명했다.

지난해부터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 제기된 뿌리산업계의 M&A와 관련해서는 "현재 국내 뿌리업계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좋은 해법"이라며 "단일 업종 간 M&A를 통한 대형화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고, 이업종 간 M&A를 통해 주단조와 금형, 표면처리와 열처리를 한 번에 묶어 종합적 부품업체를 육성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실현 가능성에 대해서는 "통합 공정기술을 확보하는 것이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동일업종 내 인수합병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소 부정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정부가 실시하는 뿌리산업 진흥정책과 관련하여 백종은 대표는 "열처리산업은 라인 하나를 설치하는데 5~10억원이 필요한 장치산업입니다. 당사의 경우 QT연속로 3대와 오스템퍼링로 2대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 장비들만 해도 17억원 가량 됩니다. 게다가 각종 부자재 관련 설비까지 포함하면 설비비용이 굉장히 큽니다. 게다가 3D업종이다 보니 인력 구하는 것도 힘들고, 연구개발을 하는 것도 쉽지가 않습니다. 열처리산업의 경우에는 설비와 인력 지원이 가장 필요한 정책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주)서광열처리 엔지니어가 열처리가 끝난 제품의 검사를 하고 있다. (사진=뿌리뉴스)

현재 국내 뿌리업계는 불황에 대한 해법으로 신사업을 추진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주)서광열처리는 기존 사업의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춘다는 입장이다.

백종은 대표는 "기존에는 자동차 안전벨트와 시트밸브, 안전고리 등을 현대기아차그룹 1차 벤더인 삼송이나 일본 다카다 등에 납품했고, 건설업체에는 와셔류 등을 납품해 왔습니다. 자동차 분야의 비중이 크긴 한데 저희 회사가 주력하는 제품은 전기차로 전환되어도 수요가 유지되는 제품들이에요. 건설이나 전기전자 분야도 꾸준한 수요가 있구요. 무리한 신사업보다는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초점을 맞출 것입니다"라고 설명했다.

임직원 15명의 작은 규모인데다 한 차례 부도까지 겪는 등 온갖 풍파를 거친 (주)서광열처리의 백종은 대표는 국내 열처리업계의 미래와 관련하여 결국 자구노력을 통해 미래형 기술개발을 선도하고, 자동화와 첨단화를 통해 생산성을 높인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정부의 노동정책이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요인인 것은 맞지만 대처할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주)서광열처리에서도 로봇 설비를 이용한 자동화와 함께 지속적인 기술개발을 통한 원가 절감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결국 열처리업계도 새로운 시대에 맞춰서 혁신에 성공하는 기업들이 승자로 남을 것입니다"라고 말한 백종은 대표는 "어려운 상황이기는 하지만 더 큰 위기도 헤쳐 나온 만큼 앞으로도 지속적인 기술개발과 혁신활동을 통해 열처리분야의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는 각오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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