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美 이란 핵협정 탈퇴 소식에 되레 하락

국제유가, 美 이란 핵협정 탈퇴 소식에 되레 하락

  • 환율 · 유가
  • 승인 2018.05.09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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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방정환 기자 jhbang@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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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급등 전망에 오히려 반전…8일 WTI 2.4%, 브렌트유 0.6% 하락
핵협정 탈퇴 여파, 유가에 이미 '선반영' 탓…향후 상승 가능성도 충분

미국의 이란 핵협정 탈퇴에 대한 우려로 급등하던 국제유가가 오히려 미국의 공식 발표 이후 안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 행정부가 신속하게 제재 조치를 가할 것이라는 우려가 다소 줄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현지시간 8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미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가격은 전일대비 배럴당 1.67달러(2.4%) 떨어진 69.06 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하루 전에 2014년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70달러 선을 돌파했던 WTI 가격이 하락한 것이다. 또한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브렌트유 선물가격은 배럴당 0.47달러(0.6%) 떨어진 75.71 달러를 기록했다.

이미지 출처 : Pixabay
(이미지 출처 : Pixabay)

이날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통해 이란 핵협정(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탈퇴를 전격 선언하고 이란에 대한 제재를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최고 수준의 제재를 도입할 것"이라며 "이란이 핵무기를 추구하는 것을 돕는 국가는 미국의 강력한 제재를 받을 수 있다"고 공언했다.

이날 예상대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핵협정에서의 탈퇴를 공식선언하고 이란에 대한 고강도의 경제제재를 실시하겠다고 했지만 국제유가의 움직임은 예상과 달리 움직였다.

이는 미국의 핵협정 탈퇴는 공식발표 이전부터 이미 확실시되어 유가에 이미 상당부분 선반영되었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트럼프의 공식발표를 앞두고 유가상승 부분에 대한 차익 실현에 나서면서 가격 하락으로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가 핵협정 이전만큼 강력하게 실시되기 힘들 것이란 전망도 유가 하락에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는 90~180일이란 유예기간 이후에 진행되는데, 고강도라고 발표는 됐지만 경제제재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발표되지 않아 제재의 수준에 아직 의문이 남아 있기도 하다. 

이와 함께 이란은 미국이 탈퇴하더라도 프랑스,독일을 포함한 다른 국가들과는 협정을 이행한다고 발표하여 미국 단독으로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를 실시한 가능성도 적지 않은 상황도 반영됐다.

하지만 미국의 이러한 조치는 향후 글로벌 원유공급의 감소로 이어지면서 국제유가에 상승압력을 가할 것은 분명해 보인다. 지난 몇 년간 유가를 짓누르던 공급과잉 문제도 OPEC을 중심으로 감산이 이뤄지며 해소 기미를 보이면서 당분간 국제 유가의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이란 원유 수출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제재가 하루 50만배럴의 원유가 사라지게 하는 효과를 낼 것으로 전망했다. 이로 인해 한 연구기관에서는 미국의 제재로 글로벌 원유공급이 차질을 빚으면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까지 오를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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