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의 ‘연대임금제’와 한국의 ‘최저임금’
스웨덴의 ‘연대임금제’와 한국의 ‘최저임금’
  • 엄재성 기자
  • 승인 2018.05.16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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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부터 뿌리업계 관계자들의 가장 큰 고민은 최저임금의 대폭 인상으로 인한 인건비 부담이었다. 지난해 출범한 새 정부가 대선공약으로 내세운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을 지키겠다며 무려 16.4%에 달하는 최저임금 인상을 실시했기 때문이다.

뿌리업계에서는 대응책을 마련하는데 정신이 없는 상황이다. 주물조합과 단조조합의 경우에는 수요대기업들을 상대로 납품단가 인상을 강력히 요구하였고, 특히 주물조합은 생산중단까지 거론하며 ‘벼랑 끝 전술’을 들고 나오기도 했다.

다행히 수요대기업들이 납품단가 인상을 수용하여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되고 있지만 올해 다시 최저임금이 대폭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뿌리업계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최저임금과 관련한 내용을 취재하면서 한 가지 떠오른 것이 있다. 대학 때 관심을 갖고 공부했던 스웨덴 사회민주주의 정당의 경제노동정책인 ‘연대임금제’였다.

스웨덴 사민당의 핵심 정책 중 하나인 ‘연대임금제’는 동일업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에게 기업의 규모나 이익률 등과 관계 없이 동일한 임금을 지급하는 제도이다. 이는 ‘노동자들 간의 사회적 연대를 강화하여 안정적인 복지국가 모델을 완성한다’는 이상적인 목표를 내세운 정책이기도 하다.

그런데 정말 ‘연대임금제’는 노동자들의 인권을 위해 만들어진 ‘이상적인 제도’였을까? 스웨덴의 경제모델을 연구한 국내외 진보경제학자들에 의하면 ‘전혀 그렇지 않다’이다.

동일업종 내에서 기업 규모와 영업이익 등을 고려하지 않고 모든 노동자들에게 동일임금을 지급한다면 어떤 일이 발생하겠는가? 실적이 부진한 업체들은 문을 닫을 수 밖에 없다. 결국 일정기간이 지난 후에는 ‘지불능력을 갖춘 소수의 경쟁력이 강한 기업만 살아남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국내외의 많은 진보경제학자들은 스웨덴의 ‘연대임금제’가 ‘노동자들의 연대’라는 이상을 앞세웠지만 실상은 경쟁력이 떨어지는 업체들을 정리하기 위한 ‘구조조정 정책’이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뿌리업계에서도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이 결국 구조조정을 위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소위 ‘잘 나가는 일부 상위업체’만 끌고 가려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이후 중소기업 중심의 경제로 우리경제의 체질을 개선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그런데 현재의 노동정책은 영세기업이 다수인 국내의 상황에는 부적합한 측면이 크다. 정부와 여당이 진정 ‘중소기업 중심의 경제’를 만들고 싶다면 최저임금 정책에 대해 진지한 재검토를 실시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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