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합 조사 후 과징금 부과 시 공장 폐쇄 등 불가피
업계, 건자회 모임 눈감으면서 제강사만 의심 불만
철근을 주로 생산하는 국내 전기로 제강업계가 공정거래위원회의 과징금 공포에 휘말려 노심초사하고 있다. 만약 과징금 부과가 현실화 되면 업계 존폐 와 구조조정 상황까지 이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공정위는 지난 2016년 12월부로 현대제철, 동국제강, 대한제강, 한국철강, YK스틸, 한국제강, 환영철강공업 등 7대 제강사에 대해 지난 2011~2016년간 철근가격 담합 행위 여부를 조사하기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1년 6개월째 조사를 지속하고 있다.
국내 전기로 제강사 관계자들은 공정위가 ▲ 2015~2016년 철근가격 담합 조사 과정에서 2011년까지 무리하게 소급 적용시킨 점 ▲ 철근가격은 원자재가격이 51% 수준이고 생산설비의 차이는 있겠지만 동일한 압연비에 동일한 제품을 생산해서 판매하고 있다는 점 ▲ 철근은 단순 제조공정에 의해 생산되는 제품으로 경쟁사별 별도의 가격 차이를 내기 어려운 점을 이해하지 못하는 점 등에 대해 불만을 가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국내 전기로 제강사의 한 관계자는 “철근은 판매 구조가 통상 일물일가(一物一價)의 법칙에 따른다며 일물일가란 동일한 제품은 그 가격이 어떤 통화 단위로든 동일하거나 비슷한 가격수준에 판매해야 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내수시장의 단일 시장을 두고 다른 경쟁사들보다 높은 가격에 제품을 판매하면 판매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현실을 공정위가 그냥 무시해 버리고 가격 담합으로 치부해 높은 과징금을 부과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또한 “철근 실수요업체인 건설사들은 대한건설자재직협의회(건자회) 이름으로 건설자재 구매단가를 임의로 산정해 가격을 결정하고 각 납품업체에 이를 따르라고 하는데 왜 조사 조차도 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철근 가격 담합과 관련해 공정위는 제강사만 현재 조사 중이다. 국내 7대 전기로 제강사 영업 담당자들이 모여 가격담합을 논의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하지만 건설사 철근구매 담당자 모임인 건자회에 대해서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다라서 이는 형평성에 맞지 않다는 것이 제강사 관계자들의 일관된 주장이다.
공정위 김상조 위원장이 부임하던 초기 ‘친(親) 김상조’를 외치던 각 기업 노동조합들도 이러한 공정위의 조사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한 노조 관계자는 “지금 공정위는 민수 철근에 이어 철스크랩 구매, 관수철근 등 다방면에 걸쳐 동시다발적인 가격담합 조사가 이뤄지는데 대해 직원들이 통상 업무를 제대로 할 수가 없을 정도”라고 불만을 털어놓고 있다.
그는 “만약 공정위의 과징금 부과가 상식을 벗어나는 선에서 무리하게 부과된되면 주요 제강사들이 공장 문을 닫거나 인력 조정 등 구조조정이 불가피함에 따라 더이상 이를 가만 두고만 보지 않겠다”고 전했다.
한편 제강사와 건설사간의 철근가격 협상은 지난 2011년 하반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제강사의 철근가격 인상에 건설사들의 반발이 이어졌으며 수개월째 계산서 발행을 거부한 바 있다. 이에 제강사는 출하 중단이라는 사상초유의 결단을 내렸다.
급기야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와 국토해양부의 중재로 3개월간 미뤄진 철근가격이 결정된 바 있다. 이후 철근가격은 제강사와 건설사가 협상을 통해 결정하는 구조가 됐다.
제강업계의 한 관계자는 “공정위가 가격담합을 인정하고 과징금을 부과하면 과거의 예로 봤을때 개별 기업별로 최대 수천억원에 달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내수경기 부진에 따른 수요감소에다 최저 임금 인상과 주 52시간 근무제한 등 경영 외적인 불안감 등으로 어려운 여건에 처한 제강업계에 더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항상 건설사 편에 편중하는 듯 한 공정위의 자세는 형평성에도 맞지 않은 만큼 이번에 꼭 짚고 넘어가갸할 사항”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