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점검) 철강·비철금속·뿌리업계 “최저임금 인상·노동시간 단축 등 노동정책 재검토해야”
(이슈점검) 철강·비철금속·뿌리업계 “최저임금 인상·노동시간 단축 등 노동정책 재검토해야”
  • 엄재성 기자
  • 승인 2019.01.0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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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연속 두 자리 수 인상에 대기업도 ‘한계’, 뿌리 등 중소기업계는 폐업까지 고려

새 정부 출범 이후 철강업계와 비철금속업계, 뿌리업계의 최대 이슈가 된 것은 다름 아닌 노동문제이다.

대선 전부터 ‘최저임금 1만원 시대’를 내건 문재인 정부는 출범 이후 유례 없는 최저임금 대폭 인상과 급격한 노동시간 단축,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통상임금 제도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현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정책의 방향성에는 공감을 표하면서도 지나치게 급진적인 정책 추진에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특히,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에 대해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각 산업의 특성을 고려하지도 않았을 뿐더러 국내외 경제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지나친 인건비 상승으로 인해 경영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뿌리업계와 중소 규모의 철강 유통 및 가공업계에서는 노동정책으로 인해 폐업까지 고려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회에서 상여금과 복리후생비 일부를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포함되도록 법률을 개정했지만, 재계에서는 선진국에 거의 없는 주휴수당 등 임금체계의 개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결국 정부는 최저임금법 시행령에 대한 개정안을 마련했다. 하지만 이를 두고도 비판이 불거져 나왔다.

철강협회 등 17개 경제단체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하고, 임금체계 개편해야”

한국철강협회를 비롯한 17개 경제단체는 성명서를 내고, 정부의 ‘최저임금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이 기업의 부담을 가중시킬 뿐만 아니라 법적으로도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경영계에 따르면 금번 시행령 개정안은 분모인 근로시간에 ‘소정근로시간 외에 유급처리 된 시간’을 추가로 포함시켜 정부의 가공적 잣대로 기업들의 시간당 최저임금 수준을 20%~40% 정도 낮게 평가해 단속함으로써 기업의 인건비 부담을 더욱 가중시키게 하는 내용이다.

경영계에서는 최저임금 인상과 노동시간 단축의 부작용을 막기 위해 임금체계 개편과 정책의 속도 조절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사진은 중소기업중앙회가 주관한 ‘고용노동부 장관 초청 중소기업인 간담회’. (사진=중소기업중앙회)
경영계에서는 최저임금 인상과 노동시간 단축의 부작용을 막기 위해 임금체계 개편과 정책의 속도 조절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사진은 중소기업중앙회가 주관한 ‘고용노동부 장관 초청 중소기업인 간담회’. (사진=중소기업중앙회)

그간 정부는 행정지침을 통해 주·월급을 ‘소정근로시간에 유급처리 된 시간을 합산한 시간’으로 나누어 최저임금 위반 여부를 감독해 왔으나, 최저임금의 지속적 인상으로 부담이 커진 기업들이 제기한 소송에서 대법원은 일관되게 유급처리 된 시간을 제외하고 ‘소정근로시간’만으로 나누어(분모) 위반 여부를 판단하라며 기업의 손을 들어주고 정부의 무리한 산정방식을 무효화시켰다.

경영계에서는 “최저임금 산정기준의 변경은 법 위반 시 징역 또는 벌금이 부과되는 형사법적 문제이기 때문에 분자인 최저임금 산입범위가 입법으로 다루어진 것처럼 분모인 산정시간 수도 입법으로 다루어야 할 사항임이 너무나 명백하다”며 “그럼에도 정부가 산정시간 수를 시행령으로 처리하려는 것은 편법적인 접근이며, 경제 주체의 정당한 법적 권리를 인정하지 않는 조치로 행정의 정당성, 신뢰성을 스스로 훼손하는 것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은 국회에서 입법으로 다루어져야 한다”며 “어려운 경제 현실과 불합리한 임금체계 및 최저임금 산정방식, 세계 최상위권의 최저임금 상대적 수준, 한계선상에 있는 기업의 부담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하여 정부가 경영계의 입장을 수용해 달라”고 간곡히 호소했다.

고용노동부, 약정휴일수당과 관련하여 ‘최저임금법 개정 시행령안’ 의결

재계의 반발에 결국 고용노동부는 12월 24일 약정휴일수당과 관련하여 수정안을 포함한 ‘최저임금법 개정 시행령안’을 재입법 예고했다.

고용노동부는 시행령을 개정하여 산업현장에서 적용되어 온 방식대로 ‘소정근로시간’ 외에 ‘주휴시간이 포함된 유급으로 처리되는 시간 수’를 포함하도록 하였다. 그리고 약정휴일수당과 시간을 소정근로의 대가와 시간으로 인정하지 않은 지난해 10월 판시된 대법원 판례를 추가 반영하여 약정휴일에 대하여는 최저임금 시급 산정 방식에서 모두 제외하는 것으로 시행령·시행규칙안을 개정하기로 하였다.

고용노동부는 “토요일을 약정휴일로 유급 처리하는 일부 기업의 경우 시간급 환산 시 적용하는 시간이 243시간이나 되는데 이러한 일부 기업의 관행이 저임금 근로자의 생계보장을 위한 최저임금제도 자체에 대한 논란으로 번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약정휴일과 관련해서는 최저임금 시급 산정을 위한 시간과 임금에서 모두 제외하기로 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고액연봉임에도 최저임금을 위반하게 되는 사례에 대해서는 임금체계를 개편할 수 있도록 2019년 한 해 동안 자율시정기간을 운영키로 했다.

2019년 고용노동부 3대 핵심과제. (출처=고용노동부)
2019년 고용노동부 3대 핵심과제. (출처=고용노동부)

노동시간 단축 관련 계도기간 연장

고용노동부는 최저임금과 함께 노동정책의 핵심이 되는 노동시간 단축과 관련해서도 일부 보완책을 마련했다.

고용노동부는 노동시간 단축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의 사정과 최근 시작된 탄력적 근로시간제의 개선 논의상황 등을 고려하여, 계도기간을 2019년 3월 31일까지 연장했다.

계도기간 연장의 대상이 되는 기업은 ▲사업의 성격상 업무량의 변동이 커서 특정시기에 집중근로가 불가피하나, 현행 탄력적 근로시간제의 단위기간이 짧아 어려움을 겪는 기업과 ▲현재 근로시간 단축 노력 중이나 준비기간이 부족한 기업들이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통상임금 제도화 등을 둘러싸고 노사대립 ‘격화’

한편 정부가 마련한 대책을 두고, 경영계와 노동계의 반응은 크게 엇갈린다. 경제전문가들과 노동문제 전문가들은 정부의 이번 대책이 경영계와 노동계의 주장을 절충한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노동계에서는 “정부의 최저임금법 개정안은 사실상 재계의 손을 들어준 개악”이라며 “상여금과 복리후생비가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포함된 상황에서 주휴수당의 폐지 등이 실시된다면 실질임금은 오히려 감소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현 정부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을 약속했지만 아직도 많은 노동자들이 불안한 비정규직 신분에 고통받고 있다. 게다가 통상임금 또한 당초 취지와 달리 재계 편향적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향후 노동계에서는 정부가 자신들의 주장을 수용치 않을 경우 총파업을 불사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반해 재계에서는 정부의 대책이 너무나 미흡하다는 입장이다.

경영계는 “최저임금이 2년 동안 30% 가까이 급속하게 고강도로 인상되면서 1인당 국민소득 대비 최저임금이 OECD국가 중 최고 수준에 다다름에 따라 영세․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뿐만 아니라 중견기업, 대기업까지도 최저임금을 감당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며 “주휴수당 폐지 등 과감한 임금체계 개편과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 사업별 구분적용 등을 조기에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동시간 단축과 관련해서는 “기업은 1년 단위로 사업·인력운영·투자계획을 수립해 국제 경쟁에 대응하기 때문에 탄력적 근로시간제 또한 국제 기준에 맞춰 1년 단위로 주어져야 한다”며 “특히 탄력적 근로시간 등 유연한 근로시간제도 도입에 ‘근로자 대표(노조)’ 동의를 필수 요건으로 유지한다면, 사실상 이러한 제도들의 현장 도입이나 효과적 활용이 담보되지 못하고 기업은 노조의 또 다른 요구들을 수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근로자 개인별 동의와 관련 부서 대표의 협의’로 운용이 가능토록 개선돼야만 제도 개선의 의미를 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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