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용원전에 쓰이는 인코넬690 응력부식균열 예측기술 세계 최초 개발
상용원전에 쓰이는 인코넬690 응력부식균열 예측기술 세계 최초 개발
  • 엄재성 기자
  • 승인 2019.07.04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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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동 원전 및 수출형 원전의 안전성 향상 기대

국내 연구진이 원자력발전소에서 사용하는 인코넬 부품의 안전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집에서 쓰는 수도꼭지는 금이 가서 물이 새면 바꾸지만, 원전에 사용하는 노즐은 그럴 수 없다. 원전을 안전하게 운영하기 위해서는 부품이 언제 부식되고 언제 균열이 생길지 예측해서 미리 적절하게 교환해야 한다. 원자력 안전 연구에서 예측기술이 매우 중요한 이유다.

김성우 박사 연구팀이 실증장비로 부식균열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사진=원자력연구원)
김성우 박사 연구팀이 실증장비로 부식균열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사진=원자력연구원)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박원석)은 우리나라 원전에서 최근 사용 중인 소재, 인코넬690의 부식균열을 예측하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7월 2일 밝혔다.

인코넬(inconel)은 니켈에 크롬, 철, 티탄 등을 첨가해서 만드는 합금 소재로, 600℃에서도 신장, 인장강도 등 대부분의 특성이 변하지 않을 만큼 내열성이 뛰어나 원전, 원유 채굴장비, 해상장비 등 다양한 분야의 배관, 밸브 등에 사용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개발한 한국형원전 OPR1000에서는 초기에 원자로 출력제어봉의 관통관 노즐에 인코넬600을 사용했다. 이후 안전성을 강화하기 위해 인코넬600보다 크롬 함량이 2배 높아 더욱 안전한 인코넬690으로 소재를 바꿨으며, OPR1000을 개량해 신고리 3, 4호기에 적용하고 UAE에도 수출한 APR1400에서도 인코넬690을 사용하고 있다.

원전에서는 정기적인 초음파 검사 중 관통관 노즐에서 균열 신호를 발견하면 정밀 검사를 통해 균열의 깊이를 측정하고, 균열의 추이를 예측하는 부식균열 예측식 등을 이용해 기기 건전성을 평가하고 정비 여부를 결정한다.

인코넬690은 앞서 사용하던 인코넬600에 비해 부식균열 저항성이 우수하지만, 부식균열의 추이를 예측하는 수식은 따로 개발하지 않아, 기존 인코넬600의 예측식을 그대로 사용해왔다. 이 때문에 미국 등 각국에서는 경쟁적으로 인코넬690에 맞는 예측식 개발을 서두르던 참이었다.

원자로 출력제어봉 관통관 노즐 부분. (사진=원자력연구원)
원자로 출력제어봉 관통관 노즐 부분. (사진=원자력연구원)

원자력연구원 김성우 박사 연구팀은 이번 예측식 개발을 위해 300℃ 이상, 압력 150기압 이상의 원전 내부 환경에서 수 마이크론(머리카락 굵기의 1/100 수준)의 균열까지 실시간으로 측정할 수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실증장비를 앞서 개발했다.

이 실증장비를 이용해 모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실제 원전 가동 환경에서 인코넬690의 응력부식균열 속도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예측식을 세계 최초로 만들어내는데 성공했다. 이에 따라, 출력제어봉의 관통관 노즐 건전성에 대한 정확한 예측이 가능해져, 국내 가동원전 뿐 아니라 수출형 원전의 안전성을 크게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연구팀은 예측 정밀도를 높이기 위해 실제 사용된 자재를 대상으로 신뢰성을 검증하는 한편, 현장 적용을 위해 전력산업기술기준(KEPIC) 등 기술 표준화에 노력하고 있다. 이번 성과는 한국원자력학회 원자력학회지(Nuclear Engineering and Technology) 7월호에 게재됐다.

연구원 박원석 원장은 “원자력연구원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내 가동 원전의 안전성 향상을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다”며 “이번 성과가 해양, 우주, 국방 등 다른 사업 분야에도 적용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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