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게임을 끝낼 수 있을까?
치킨 게임을 끝낼 수 있을까?
  • 이형원 기자
  • 승인 2019.11.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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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 게임(chicken game). 어떠한 문제를 둘러싸고 대립하는 양측이 양보하지 않을 경우 모두가 극한으로 치닫는 상황을 말한다. 해당 용어는 20세기 미국과 소련의 군비 경쟁 등 냉전 시기를 설명하기도 하며, 최근 다국적 기업 간 무한경쟁을 지칭할 때도 사용된다.  
최근 국내 철강 업계 역시 치킨 게임의 양상을 일부 나타내는 것으로 보인다. 업종과 품목의 일부 차이는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다수의 현장에서 치킨 게임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최근 국내 철강 시장에서 일부 품목의 유통가격이 급격하게 하락한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해당 품목을 생산하는 기업들은 특정 가격을 고시해 팔고 있으나, 실제 시장에서 타사와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자사 대리점의 저가 판매를 일부 묵인하고 있다. 

결국 이와 같은 행동은 전체 시장 가격을 끌어내리는 효과를 가져왔으며, 실제 수익성 악화에 일정 부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다른 철강 제품 또한 비슷한 상황을 보이고 있다. 해당 제품은 제조업체 주도의 강력한 가격 방침을 통해 줄곧 높은 가격을 유지했다. 그러나 최근 국내 철강 시황이 전반적으로 불황을 나타내자, 제조업체의 가격 방침은 유명무실해지고 있으며 역시 저가 판매를 용인하고 있다. 

결국 철강 업계의 이와 같은 치킨 게임은 터지기 직전인 시한폭탄을 돌리는 것에 불과하다. 현재 실적과 판매 목표를 채우기 위해 뒤를 생각하기보단 현재의 위기를 피하자는 것이다. 

기자가 만나본 대부분의 업계 관계자들은 무분별한 저가 판매 등 치킨 게임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들은 철강 업계의 치킨 게임은 지속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대로라면 모두가 공멸할 것이지만, 치킨 게임은 계속될 것이다”며 “대부분 종사자들은 가족과 같이 포기할 수 없는 것들이 많아, 단순히 현재의 위기를 피하기 위해 어느 누구 하나 나서서 이러한 현실을 깨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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