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산업이 역대 최악의 불황을 겪으면서 특수강업계의 생산물량도 급감하고 있다. 게다가 수입재도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향후 가격 유지도 어려워질 것이라는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특수강업계의 최대 수요처인 자동차산업의 경우 국내 최대 완성차업체인 현대자동차는 지난 5월 국내 7만810대, 해외 14만6700대 등 전 세계 시장에서 총 21만7510대를 판매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국내 판매는 4.5% 증가, 해외 판매는 49.6% 감소한 수치다. 같은 그룹의 기아자동차는 5월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5만1181대, 해외 10만9732대 등 전년 동기 대비 32.7% 감소한 16만913대를 판매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국내는 19.0% 증가, 해외는 44.0% 감소한 수치다.
자동차 외에 또 다른 수요처인 중장비와 기계산업, 부품산업 또한 심각한 불황을 맞고 있다. 한국기계산업진흥회에 따르면 5월 건설광산기계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44.0% 감소한 2억7,795만9,000달러를 기록했다. 공작기계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27.6% 감소한 1억8,711만2,000달러, 금형 및 주형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0.2% 감소한 1억2,664만4,000달러, 베어링, 기어 및 동력전달장치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39.7% 감소한 1억1,247만5,000달러, 금속단조 및 압형제품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48.3% 감소한 1,185만8,000달러를 기록했다.
이처럼 수요산업이 모두 최악의 불황을 맞은 상황에서 수입재는 오히려 증가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5월 특수강봉강 수입물량은 총 64,065톤으로 전월 대비 18.6% 증가했다. 그동안 증가세를 보이던 아세안으로부터의 수입물량은 무려 77.8%나 감소했지만 타 지역으로부터의 수입물량은 증가했다. 일본산 수입물량은 총 12,278톤으로 전월 대비 무려 137.6%나 증가했으며, 중국산 수입물량도 49,190톤으로 전월 대비 6.6% 증가했다. 상대적 고부가가치 제품인 유럽산 수입물량도 928톤으로 전월 대비 54.2%나 증가했다.
수요 감소와 수입재 증가라는 이중고로 인해 특수강업계는 생산물량을 감축하고 있다. 세아베스틸은 이미 6월 1주차에 일부 전기로를 가동 중지하는 등 탄력 생산에 돌입했으며, 광진실업과 동일철강 등 중소업체들 또한 주3일 근무제 등을 통해 탄력 생산을 실시하고 있다.
문제는 현재와 같은 상황이 하반기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산업연구원 등에 따르면 하반기에도 자동차 생산은 2.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조선 생산 또한 0.7%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계산업과 중장비산업의 수출은 다소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증가 폭은 크지 않다.
특수강업계에서는 현재와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제품 가격 유지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수요가 큰 폭으로 감소하고 수입재까지 증가하는 상황에서 탄소강 등 제품 가격을 인하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중소업체들이 수익성 악화와 유동성 부족으로 인해 구조조정을 당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