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바이든 정부, 인프라·제조업 분야 2조2,000억 달러 투자 계획 공개
美 바이든 정부, 인프라·제조업 분야 2조2,000억 달러 투자 계획 공개
  • 엄재성 기자
  • 승인 2021.04.08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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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철강협회·알루미늄협회 “인프라 투자, 미국 경제 부흥 및 일자리 창출 도움”

지난 3월 31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8년간 2조2,000억 달러를 투입하는 경제재건 계획을 발표했다. ‘미국 일자리 계획(The American Jobs Plan)’으로 명명된 이번 정책 제안에는 ▲공공 인프라 투자 ▲제조업 육성 ▲연구개발(R&D) 지원 ▲기후변화 대응 등 항목별 세부 지출계획이 포함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피츠버그에서 실시한 연설에서 “미국의 최대 당면 과제인 기후변화와 중국의 도전에 맞서 과감한 정부 투자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피츠버그(Pittsburgh)에서 실시한 연설에서 조 바이든(Joe Biden) 미국 대통령은 ‘미국 일자리 계획(The American Jobs Plan)'을 발표하고, 인프라·제조업 분야에 2조2,00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사진=steelguru)
피츠버그(Pittsburgh)에서 실시한 연설에서 조 바이든(Joe Biden) 미국 대통령은 ‘미국 일자리 계획(The American Jobs Plan)'을 발표하고, 인프라·제조업 분야에 2조2,00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사진=steelguru)

이번 정책제안에는 인프라 계획에서 최대 쟁점이 돼온 재원 마련 방안이 포함돼 주목됐다. 2017년 트럼프 정부 당시 세제 개혁법으로 대폭 인하된 법인세 등을 재인상함으로써 15년 이내 2조 달러 비용을 상쇄할 예정이다.

백악관은 이번 공개된 계획에 이어 4월 중 2차 경제재건 계획을 추가 발표하겠다고 예고했는데, 여기에는 영유아 보육, 공공보험, 무상교육 관련 정책 등이 중점적으로 제안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행정부가 발표한 ‘미국 일자리 계획’의 지출계획 항목별 세부 내용은 다음과 같다.

우선 도로·교통 인프라 재건 및 전기차 도입 등에 6,210억 달러를 배정했다. 세부적으로 도로·교각 건설(1,150억 달러), 교통 안전시설(200억 달러), 대중교통 현대화(850억 달러), 철도 보수(800억 달러), 전기차 충전소(1,740억 달러), 공항시설 정비(250억 달러), 내륙 및 연근해 수로·항만 개보수(170억 달러) 등이 제안됐다.

또한, 주택 공급, 재개발, 소외지역 지원 등 주거환경 투자에 총 6,500억 달러를 계획했다. 여기에는 200만 호 신규·재개발 주택 공급(2,130억 달러), 저소득용 공공주택 보수(400억 달러), 소외지역 브로드밴드 구축, 상하수도 정비(1,110억 달러), 공공교육시설 개선(1,000억 달러), 광산지역 정비(160억 달러), 공공병원 확충(180억 달러) 등이 포함됐다.

백악관은 ‘돌봄 경제’(Care Economy)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고령자 및 장애인 등 요양 복지제도 개선에 약 4,0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공공 요양시설을 확충하고 자택 주거형 요양 프로그램에 공공 의료보험 적용을 확대하고 복지사와 요양업종 관련 근로자 등의 처우 개선을 약속했다.

무엇보다 바이든 행정부는 R&D, 제조업 육성, 직업교육 등에 총 58,00억 달러 투자를 제안하면서 정부 주도형 경제산업 정책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특히 친환경 기술 포함 첨단기술 R&D 투자(1,800억 달러), 반도체 생산 및 개발 지원(500억 달러), 제조업 리쇼어링 인센티브, 과학·기술 인력육성 등에 대규모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다.

백악관은 기업 대상 세제 개혁을 통해 투자재원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진보성향 의원들이 주장했던 고소득자(연소득 40만 달러 이상) 개인소득 세율인상, 부유세(Wealth Tax) 등은 이번 계획에서 제외됐다. 이는 천문학적 규모의 재정투입을 앞두고 국민적 지지를 얻어야 하는 백악관의 고민의 결과로 보인다.

백악관은 2017년 세제 개혁에 따라 21%로 인하됐던 법인세율을 28%로 인상하고 다국적기업의 해외소득에 대한 최소세율을 10.5%에서 21%로 상향조정하는 안을 제시했다. 또한, 화석에너지 기업 대상 세제 혜택을 중단하고 대기업의 조세 회피 행위(생산시설 타국 이전, 지재권 해외이전 등을 통한)에 철저한 추적 과세를 예고했다.

대규모 인프라 투자정책 가시권 돌입, 미국 내 인프라 특수로 철강 등 수요 증가 기대

이번 바이든 행정부의 제안이 현실화될 경우 건설 서비스 외에도 ▲철강 ▲수송기계 및 부품 ▲중장비 ▲건축자재 ▲전선 등 관련 제품의 미국 내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든 정부의 이번 계획에 대해 미국 철강업계와 알루미늄업계는 환영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케빈 뎀프시(Kevin Dempsey) 미국철강협회(AISI) 회장은 “AISI는 미국의 도로, 다리, 수로, 철도, 전력망 및 기타 중요한 기반시설을 건설하고 해당 프로젝트에 미국산 철강재를 사용하겠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약속을 매우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철강산업은 세계에서 가장 친환경적이며, 지속가능한 인프라 건설과 질 좋은 일자리 제공에 필수적인 산업이다. 인프라 분야에 10억 달러를 투자하면 약 5만 톤의 철강재가 필요하다. 인프라 투자는 향후 10년간 우리 경제에 1,100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대통령이 발표한 이번 계획으로 미국의 시민들이 납부한 세금이 연방정부 예산 기반 인프라 프로젝트에 사용할 미국산 철강재 및 기타 미국산 제품 구매에 사용될 것이라는 데 매우 기쁘다”고 밝혔다.톰 도빈스(Tom Dobbins) 알루미늄협회 회장은 “바이든 정부와 의회가 인프라 투자에 집중하는 것을 국가적 우선순위로 설정해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알루미늄은 전력망, 태양전지, 전기차 충전소 및 모든 종류의 건축물에서 널리 사용되는 미국의 인프라 재건에 필수적인 요소이다. 대규모 인프라 투자는 국내 알루미늄 공급망을 강화하고 제조 자급률을 높이는 데 필수적인 미국의 재활용 인프라를 현대화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알루미늄협회는 미국의 알루미늄 제조 기반을 강화하기 위한 투자에 대해 행정부 및 의회와 협력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美 공급망 다각화 시 국내 배터리·반도체·전기차부품 산업 분야 산업협력 강화 기대

한편 바이든 행정부는 인프라 구축사업에서 ‘바이 아메리칸’ 제도를 통해 재정투입 효과가 온전히 국내에서 보존되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미국은 WTO 정부조달협정(GPA), 자유무역협정을 통해 우리나라를 포함한 국제사회와 조달시장을 개방 중인 상황으로, 많은 전문가들은 바이든 행정부가 주요 동맹국과 맺은 국제협정을 위반(또는 탈퇴)하면서까지 바이 아메리칸을 밀어붙이기 어려울 수 있다고 전망한다.

실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미국의 경기부양법 ‘미국 재건과 재투자법’(ARRA) 추진 당시에도 지금과 같이 강력한 바이 아메리칸 적용에 대한 요구가 높았으나 국내 및 국제법 위배 및 가격 교란 소지 등을 이유로 미국 정부는 결국 협정 체결국에 시장을 개방하게 된 사례가 있었다.

미국이 중국산 의존을 낮추고 동맹국과 공급망 다각화 전략을 중시할 경우 우리 반도체, 배터리, 의료제약 등 대미 협력 기회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반면, 제조업 리쇼어링 인센티브 등을 통해 첨단산업 자립정책을 우선시할 경우 우리 기업 대미 진출에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전미반도체협회 등 첨단기술 관련 단체들은 중국과의 기술 경쟁에 돌입한 미국이 단기간 독자적인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한국 등 주요 동맹국과의 협력만이 해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미국 정부는 기후변화 대응을 단순 환경정책이 아닌 국제경쟁에서 자국 우위를 재확인하기 위한 경제안보 전략으로 인식하고 있다. 친환경 에너지, 에너지저장장치, 전기차 부품 등 우리가 강점을 지닌 분야에서 향후 양국 간 산업협력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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