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용 전기강판, 공급대란 ‘조기 경보‘

EV용 전기강판, 공급대란 ‘조기 경보‘

  • 철강
  • 승인 2022.01.31 06:00
  • 댓글 0
기자명 손유진 기자 yjson@snmnews.com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25년부터 가속화 전망 … 전기차 판매 급증 원인
무방향성 전기강판 제조사 세계 14곳뿐 불 보듯

   전기차(EV) 등의 모터에 사용하는 전기강판 공급이 2025년 이후 부족해질 가능성이 있어 완성차 산업이 향후 공급 대란에 빠질 수 있다는 전망이 제시되고 있다.

 현재 자동차 산업은 친환경 점유비가 올해 12%에서 2030년에는 43%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강화되는 환경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내연기관에서 친환경차로 산업구조 개편이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EU와 북미의 전기차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EU의 전기차 수요는 2030년 신차 판매의 50%에 달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으며, 미국 정부는 2030년까지 전기차 판매 비중을 50%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수립한 바가 있다.
 
 전 세계 전기차 열풍이 부는 가운데 전기차 주행거리 향상은 업계의 핵심 이슈로 떠오르고 있어 전기차 구동계 부품 효율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전기강판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연강에 규소(Si)를 첨가한 전기강판은 우수한 자기 특성이 있어 EV모터의 철심(코어) 역할을 하는 핵심부품으로 적용되고 있다. 영국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용 전기강판의 세계 수요는 2020년에 32톤이었지만, 전기차 판매가 급증하면서 2027년에는 250만톤, 2033년에는 400만톤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강판은 방향성과 무방향성으로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 이 중 자동차 업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무방향성 전기강판(NO)이다. 무방향성 전기강판은 모든 방향으로 우수한 자기 특성을 갖고 있어 주로 자동차용 모터에 적용된다. 철강 제조사마다 무방향성 전기강판의 증산을 계획하고 있지만, 계획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메탈스 테크놀로지 데이터에 따르면 오는 2025년부터 무방향성 전기강판 공급량이 부족해지기 시작해 2027년에는 35만톤 이상, 2030년 90만톤 이상 수요와 공급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는 EV에 적용 가능한 고품질 무방향성 전기강판을 제조할 수 있는 철강사가 전 세계적으로 14개사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글로벌 전기강판 생산량의 88%는 한국, 중국, 일본 등에 편중되어 생산되고 있다. 해당 국가의 대형 철강사 중에서도 소수 한정된 철강사의 생산량으로는 글로벌 전기강판 수요를 따라잡을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또한 전기강판의 경우 타 강종보다 기술적 난이도와 특허 장벽이 높아 신규 참가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허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기업으로는 일본제철, JFE 스틸, 포스코, 바오산 강철 등이 있다. 
 
 한편 전기강판을 적층해 모터 코어를 제조하는 업체가 제한된 것도 공급 부족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자동차 회사가 요구하는 품질에 대응할 수 있는 업체는 전 세계에 20곳 정도로 알려져있으며, 기업 규모가 작아 빠른 증산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향후 전기강판을 생산하는 소수 철강사들은 교섭력에서 우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며, 안정적인 전기강판 공급망 구축을 위해 완성차 업계와 철강사의 직접적인 제휴가 점차 증가될 것으로 전망된다. 
 

저작권자 © 철강금속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