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공장 그리워지는 시끄러움

조용한 공장 그리워지는 시끄러움

  • 철강
  • 승인 2022.08.22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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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윤철주 기자 cjyoon@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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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뽑는 것 사실상 포기했어요, 너무 만성적 인력 부족이라 차라리 설비 도입하는 쪽으로 방향 잡고 있습니다.” 이 말은 수도권에서 소규모 스테인리스 강재 유통·절단 사업을 벌이고 있는 한 젊은 대표가 최근 기자에게 해준 얘기다. 

지난 수년간 중소 철강업계의 인력 부족 이야기는 인사·총무팀 직원이나 업체 대표들로부터 숱하게 들어왔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 그 말을 전달하는 분위기와 말 속에서 느껴지는 위기의식은 사뭇 다르게 느껴졌다. 

실제 많은 중소 업체들이 인력 채용을 반(半) 포기한 상태로 현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영업과 사무직 인력은 그럭저럭 인력을 채우고 있지만, 생산직은 구인 문의마저 받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중소 철강업계 공장은 엄격해진 방역 절차와 여전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그 많던 외국인 근로자도 찾아보기가 힘들어졌다. 수도권 중소 업체만 가더라도 수소의 근로자만이 분주하게 기계를 돌리고 있는 경우가 대다수다. 이러한 현장을 바라보면 불과 3~4년 전 방문한 업체인데도 북적북적함이 사라져 낯설다는 느낌을 받는다.

여유가 있는 업체들은 자동화 설비 도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정부가 이런저런 고용지원책을 내놓아도 중소 철강업계를 찾는 젊은 청년층이 없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내국인 채용이 어렵다보고 큰 맘먹고 여유자금이나 대출을 통해 대당 억 단위에 이르는 자동화 설비를 도입하는 것이다.

그러나 자금 여유가 없는 대다수 중소 철강업체들은 자동화 설비 도입과 같은 대안을 마련하긴 어려운 일이다. 일부 소규모 업체에서는 못 맞출 납기에 고객과의 신뢰가 손상되지 않게 정중히 주문을 거절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이런 류의 이야기를 전해주는 업계 관계자들 표정은 한숨과 씁쓸함이 가득 묻어 있다. 

이는 정부가 나서 철강업계를 비롯한 중소 제조업계의 고용지원책을 한층 더 강화해줘야 해결의 실마리라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소 철강업계도 손 놓고 있을 것이 아니라 복지 개선과 안정 대책 강화, 근로조건 향상 등으로 젊은 층이 철강업을 매력적 일자리로 인식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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