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금속·뿌리업계, 폴란드 해상풍력 시장 유망

철강금속·뿌리업계, 폴란드 해상풍력 시장 유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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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8.10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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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엄재성 기자 jseom@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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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트해에 28GW 규모 해상풍력 발전설비 구축 가능, 기본 인프라 구축 및 송전망 확충 필요
산업계, 철강·비철금속·송배전설비·주단조·선박 등 수출 확대 및 EU 공급망 참여해야

팬데믹 이후 재생 에너지 보급이 급속도로 확산되는 가운데 해상풍력 발전사업은 탄소중립의 핵심산업이며, 철강업계의 신수요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다. 국내 철강금속업계와 뿌리업계에서도 해상풍력 관련 소재 및 부품, 기자재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가운데 폴란드의 해상풍력 시장이 유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폴란드의 영해인 발트해는 해상풍력에 최적의 조건을 갖춘 북해와 견주어볼 만한 곳이다. 발트해의 잠재 해상풍력 전기 설비용량은 약 93GW로 추정되며 이 중 폴란드 해역에서만 전체의 약 1/3 정도인 28GW 정도의 설비용량이 예상된다. 비교를 위해 유럽 최대 석탄 화력 발전소인 폴란드 베우하투프(Bechatow) 발전소를 살펴보자면, 이곳의 설비 용량은 5.1GW이고 폴란드 전체 전력 생산의 18%를 담당하고 있다. 발트해의 폴란드 배타적 경계수역 면적은 약 2만2,500평방킬로미터 정도이지만, 2021년 6월 채택된 폴란드 해역 개발 계획에 따르면 해상풍력발전에 할당된 면적은 이것의 1/10에 불과한 2,000평방킬로미터로 앞으로도 offshore 사업 확장의 여지가 많이 있다.

2040년까지 11GW의 해상풍력 조성 계획, 약 39조 원의 투자 필요, 국내외 기업 관심 증가

폴란드 해상풍력 발전단지는 폴란드 북쪽 해안 중앙에 위치한 그단스크 서쪽 구역인 와비차 스웁스카(Lawica Siupska), 와비차 시로드코바(Lawica Srodkowa), 와비차 오드자나(Lawica Odrzana)의 배타적 경제수역 안에 위치하게 된다. 해상풍력단지는 해안에서 최소 십수 킬로미터 이상 떨어져 건설돼 해안에서는 보이지 않는 곳에 위치하게 된다.

폴란드 해상풍력 발전단지 1·2차 입지. (출처=www.wysokienapiecie.pl)
폴란드 해상풍력 발전단지 1·2차 입지. (출처=www.wysokienapiecie.pl)

2020년도 12월 통과된 ‘해상풍력발전촉진법’과 폴란드 ‘에너지 정책 2040(PEP 2040, 2023년 하반기 개정 예정)’에 따르면 폴란드는 2030년까지 해상풍력 5.9GW, 2040년까지는 11GW의 해상풍력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 발틱 풍력 발전단지에서는 2026/2027년도부터 전기가 생산될 예정이다. 한편 폴란드 해상풍력 발전단지 조성에는 약 1,300억 즈워티(약 39조 원)의 투자가 필요한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폴란드 정부는 해상풍력 단지를 모두 17개 구역으로 구분해 지난 2022년 5월부터 순차적으로 사업자를 발표, 올해 5월 말까지 16개 구역의 사업자 선정을 완료했다.

폴란드 해상풍력단지 사업에는 해외 기업들의 관심도 높았는데, 특히 2차 사업자 선정에는 약 130건의 신청이 접수돼 폴란드 국내외 사업자들의 폴란드 발트해 Offshore 사업에 대한 높은 관심이 확인됐다.

폴란드 해상풍력발전 최초의 입지 허가가 2012년도에 결정됐음에도 불구하고 10여 년이 지난 이제야 사업이 진척되고 있다. 그 이유는 해상풍력 발전사업에 여러 가지 걸림돌이 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인프라, 송전망, 자재 조달과 같은 문제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폴란드 해상풍력발전, 인프라·송전망·자재 조달 문제로 입지 허가 후 10여 년 후에야 진척

우선 해상풍력발전 배후 항만 시설 조성이 필요하다. 해상풍력터빈은 최근 점차 대형화되고 있어 타워의 길이가 200여m를, 블레이드는 100m를 상회하는 터빈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렇게 특수한 구조의 해상풍력터빈을 설치하기 위해서는 Offshore 건설에 특화된 선박과 항만이 필요하다. 계획에 따르면 폴란드에는 2개의 배후 항만을 시비노우이시치에(Swinoujscie) 및 그단스크(Gdansk)에 건설할 예정이다. 시비노우이시치에 건설될 배후 항만은 이전 조선소 그리피아(Gryfia)를 항만으로 개조하는 것으로 올해 1월부터 건설이 시작돼 2024/2025년도에 완공될 예정이다. 그단스크 항만의 경우는 해당 지역의 토지 용도 변경의 문제로 올해 9월에 토지 임대 사업자가 결정될 예정이다. 해상풍력 터빈과 풍력단지의 유지·보수를 위한 지원 항만의 경우 PGE사는 우스트카(Ustka) 지역에, Orlen과 Equinor사는 웨바(Leba) 지역에 조성할 예정이다.

둘째, 육상 송전망 연결 문제이다. 폴란드 기후환경부의 차관 이레네우스 지스카(Ireneusz Zyska)의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 따르면 첫 번째 풍력발전 단지는 2025년 말에 국내 육지 송전망에 연결돼 2026년부터는 전력을 생산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해상풍력 발전단지의 건설과 더불어 폴란드 육상 송·배전망에 대한 시설의 현대화와 확충이 필요하지만 최근 코로나19 및 러-우 사태로 인한 우크라이나 건설 인력의 공백으로 계획된 투자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못해 대형 재생에너지 발전 전력의 폴란드 송전망 연결신청 거부 건수가 증가하고 있다.

폴란드 전력송전공사(PSE, Polskie Sieci Elektroenergetyczne)는 2021년도에 책정된 예산 15억3,180만 즈워티(약 4,595억 원) 중 63%인 9억6,503만 즈워티(약 2,894억 원)을 집행했다. 다음 해인 2022년도에도 약 20억360만 즈워티(약 6,011억 원) 예산의 63%인 12억6,223만 즈워티(약 3,787억 원)가 집행됐다. 송전망 투자의 지연은 대규모 재생에너지 설비의 송전망 연결에 장애가 되고 있다. 실제로 송전망 연결 거부 건수는 2019~2020년 1,209건에서 2021~2022년에는 거의 9배가 증가한 1만775건으로 집계됐다. 특히나 폴란드 풍력 발전단지 개발사업 모델은 사업자가 해상 변전소와 육상 송전망 간 연결 의무를 부담하게 돼 있어 송전시스템의 확충은 폴란드 해상풍력발전단지 건설 사업에 있어 매우 중요한 이슈이다.

셋째, 해상풍력터빈 설치 선박 용선과 철강 자재 공급이 다소 부족하다. 해상풍력터빈은 그 특수한 사이즈로 인해 설치에 특수 설비가 필요하다. 그중 하나가 바로 설치선박이다. 2022년 8월 폴란드를 포함 발트해 8개국은 현재 발트해 해상풍력 설비용량을 2.8GW에서 2030년까지 현재의 7배 규모인 20GW까지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발트해에서 운용 가능한 설치 선박의 공급부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있다. 또한 공급 부족은 용선료의 인상을 촉발해 사업비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Offshore 사업에는 철강 소비가 많은데, 현재 EU 세이프가드는 산업계의 조기 종결 요구와는 달리 예정대로 2024년 6월 30일에 종료된다. 분기별 쿼터를 맞추어야 하는 EU 세이프가드의 특성상 해상풍력단지 건설이 본격화될 시점에서 철강의 원활한 조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해상풍력 사업에서는 타워나 하부구조물 제작에 일반 압연강판보다 더 두꺼운 후판을 사용한다. 글로벌 풍력에너지위원회(Global Wind Energy Council)는 따르면 유럽에서 사용되는 철강의 약 15~20%가 해상풍력 터빈 생산에 들어가는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 여전히 인플레이션 압력이 존재하는 현 상황에서 가격에 민감한 철강 수급의 불균형은 사업에 장애로 작용할 수 있다.

폴란드, 해상풍력 터빈 공장 건설 등 공급망 구축, 선박·철강·인프라 등 다양한 사업 기회
철강금속·뿌리업계, 특수강·주단조·강관 분야 유망, EU 공급 부족에 수출 확대 기회

해상풍력 발전단지 건설은 폴란드 국내 해상풍력 터빈 공급망을 구축하고 있다. 폴란드 산업개발청(ARP)에 따르면 스페인 투자기관 GRI Renewable Industries S.L.은 발틱 타워(Baltic Tower) 공장을 그단스크에 설립할 예정이며, 여기에서는 풍력터빈의 타워를 생산할 예정이다. 또한 슈체친-시비노우이시치에(Szczecin-Swinoujscie)에는 풍력터빈 공장을 Vestas사가 설립해 육상용·해상용 터빈을 모두 생산하게 된다. 한편 슈체친 인근의 골레니우프(Goleniow) 지역에서는 이미 육상·해상용 터빈 블레이드 공장이 운영되고 있다.

폴란드가 해상풍력을 확대하면서 국내 철강금속 및 뿌리업계, 조선업계의 수출 확대가 기대된다. 사진은 대우조선해양이 모나코 선사인 에네티(Eneti)로부터 수주한 해상풍력발전기 설치선 조감도. (사진=두산)
폴란드가 해상풍력을 확대하면서 국내 철강금속 및 뿌리업계, 조선업계의 수출 확대가 기대된다. 사진은 대우조선해양이 모나코 선사인 에네티(Eneti)로부터 수주한 해상풍력발전기 설치선 조감도. (사진=두산)

올해 2분기 이후 폴란드 해상풍력단지 건설 허가가 나오기 시작하고 있다. 본격적으로 단지 조성이 시작되면 이 분야의 설치 선박, 철강 등의 자재, 배후 항만 건설 등 다양한 분야의 사업 분야에서 진출 기회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폴란드는 해상풍력 발전단지 조성 경험의 부족으로 현지 기업의 참여를 의미하는 현지 조달률뿐만 아니라 해외 기업의 적극적 참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해상풍력 발전설비에는 터빈 및 기어박스용 특수강, 구조물용 주강품과 단조품, 하부구조물용 강관 등 철강금속 소재와 주단조 부품 수요가 매우 크다. 특히, 폴란드를 포함한 EU는 현재 에너지 대란에 따른 철강금속 소재와 주단조 부품이 모두 공급 부족 상태이기 때문에 국내 산업계의 수출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국내 철강금속업계와 뿌리업계는 폴란드의 해상풍력 발전단지 건설 동향을 모니터링하고 고기술 제품의 직접 수출에 주력해야 한다. 또한 폴란드 뿐만 아니라 EU 국가들 대다수가 해상풍력 부문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으므로, 현지 기업들과의 협력을 통해 폴란드를 시작으로 EU 해상풍력 공급망에 참가할 기회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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